[단독]'천황폐하' 논란 이정호 센터장, 이종구 前국방장관 차남

오종탁 2016. 6. 27. 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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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호가 언급한 '동척(東拓) 임원' 조부는 故이중세..진위여부 확인 안 돼
이종구 전 국방장관(왼쪽 위)과 그의 차남 이정호 센터장

[아시아경제 오종탁 기자, 손선희 기자] '천황폐하 만세' 삼창으로 큰 논란을 빚은 이정호 한국환경정책ㆍ평가연구원(KEI) 국가기후변화적응센터장(47)이 이종구 전 국방부 장관(81)의 자녀 2남 2녀 중 차남으로 확인됐다.

평소 자신의 조부(祖父)에 대해 "할아버지가 일제시대 동양척식주식회사(이하 동척)의 마지막 사장이었다"고 주변에 언급한 내용의 진위를 확인하기 위한 아시아경제 취재와 민병두 더불어민주당 의원실 확인 과정을 통해 밝혀진 내용이다.

동척은 일제시대 식민지 당시 일본 총독부가 대영제국의 동인도회사를 본떠 만든 것으로, 우리나라를 착취하는 것이 주목적이었던 회사다. 이 센터장이 언급한 조부는 바로 이 전 장관의 아버지인 셈이다.

육군사관학교 14기 출신인 이 전 장관은 전두환ㆍ노태우 전 대통령을 필두로 한 군부 내 사조직 '하나회'의 총무를 맡았던 핵심 멤버로 알려져 있다. 육군 수도방위사령관ㆍ보안사령관ㆍ2군사령관ㆍ참모총장 등 요직을 역임해 제5공화국의 주체세력으로 꼽히는 인물이다. 현재 한국안보포럼 회장을 맡고 있다.

앞서 이 전 장관은 예비역 장성 모임인 '성우회' 제10대 회장직을 역임하기도 했다. 성우회는 지난해 말 정부의 국정교과서 추진 과정에 주도적으로 개입했다는 의혹으로 논란을 빚었던 단체다.

이 센터장의 조부, 즉 이 전 장관의 부친은 고(故) 이중세(1986년 사망)씨로 확인됐다. 그러나 이씨 행적에 대한 공식 기록은 확인되지 않고 있다. 민족문제연구소가 만든 '친일인명사전'에도 이씨는 없었다. 실제 동척에서의 근무 여부 역시 파악되지 않았다.

김삼웅 전 독립기념관장은 아시아경제와 통화에서 "동척 마지막 사장이었다는 (이 센터장의) 말은 거짓으로 보인다"며 "당시 일본 총독부는 조선인들에게 사장급 고위직을 맡기지 않았다. 높아야 조합장 정도였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만약 동척 사장으로 일했던 것이 사실이라 하더라도, 그것을 자랑스럽게 공개적으로 발언한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개탄했다.

한편 독립유공자와 유족 모임인 광복회는 지난 25일 성명서를 내고 "'천황폐하만세' 구호는 오늘날 일본인도 부르지 않는 시대착오적 용어일 뿐 아니라, 우리 민족에게는 수치와 오욕의 구호"라며 "이 센터장은 조용히 공직에서 사퇴하고, 독립운동 선열과 국민 앞에 머리 숙여 사죄하라"고 촉구했다.

세종=오종탁 기자 tak@asiae.co.kr
손선희 기자 sheeso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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