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쎈 테마]한화 상징이 된 퀵후크, 정말 잘못된 것일까

2016. 6. 27. 05: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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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 최다 퀵후크 승률 .351 고전  
한화 제외 9개팀 퀵후크 승률 .544

[OSEN=이상학 기자] 지난해부터 유명세를 타기 시작한 야구 용어가 있다. 퀵후크(Quick Hook). 선발투수의 조기교체를 포괄적으로 의미하는데 미국에서는 거의 사용하지 않고 있다. 3실점 이하 선발투수를 6회 끝나기 전 교체하는 것을 기준으로 하고 있다. 

'퀵후크'란 용어가 대중화된 데에는 한화의 영향력이 절대적이었다. 지난해 김성근 감독이 부임한 뒤로 선발보다 불펜 중심 야구를 펼친 한화가 퀵후크를 가장 자주 구사했다. 김 감독의 한화는 지난 26일 대전 롯데전에서 1회 3실점한 선발 송은범을 2회 시작과 함께 교체하는 퀵후크로 승부수를 던졌다. 올 시즌 39번째로 리그 최다 퀵후크 팀이 바로 한화다. 

▲ 한화, 최다 퀵후크에도 승률 .351
이날 송은범은 1회 2사 후 연속 볼넷을 허용한 뒤 박종윤에게 좌월 스리런 홈런을 맞았다. 후속 강민호를 범타 처리하며 첫 이닝을 공 20개로 마쳤지만, 2회 시작과 함께 구원 심수창으로 투수가 바뀌었다. 한화 구단은 부상이 있는 건 아니라고 밝혔다. 김성근 감독이 경기 초반부터 더 이상 점수를 내줘선 안 된다는 판단 아래 승부수를 던진 것이다. 그러나 심수창이 2회에만 5실점하면서 무너졌고, 한화는 4-12 완패를 당했다. 

이날 경기 포함 한화는 올 시즌 69경기 중 절반이 넘는 39경기에서 퀵후크를 했다. 확실한 선발투수가 없는 팀 사정상 불펜에 의존할 수밖에 없었다는 것을 감안해도 그 비율이 상당하다. 시즌 개막부터 선발 로테이션을 계속 지키고 있는 송은범이 가장 많은 10번의 퀵휘크가 있었고, 이태양(8번) 윤규진(5번) 장민재(4번) 심수창(3번) 김재영·김민우·마에스트리(이상 2번) 김용주·송신영·박정진(이상 1번)이 뒤를 따르고 있다.

기본적으로 시즌 초반부터 한화는 선발 로테이션이 제대로 완성되지 않았고, 구조적으로 퀵후크가 많을 수밖에 없다. 김성근 감독은 위기가 찾아온 뒤 해법을 찾는 것보다 위기를 예방하는 스타일이다. 선발투수가 조금이라도 흔들리면 칼같이 교체 카드를 꺼낸다. 김 감독도 "나라고 왜 선발야구를 하고 싶지 않겠는가. 투수 교체에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고 항변한다. 

안타깝게도 김 감독의 고육책 또는 승부수인 퀵후크의 결과가 좋지 않다. 선발투수를 퀵후크를 한 39경기에서 한화 성적은 13승24패2무로 승률이 3할5푼1리에 불과하다. 반면 퀵후크를 하지 않은 30경기 성적은 14승16패로 승률(0.467)이 5할에 가깝다. 6이닝 이상 확실하게 책임질 수 없는 선발의 부재가 크지만 한화로선 퀵후크 횟수를 줄이는 것이 더 높은 순위로 가까워지는 길이다. 

▲ 한화 제외 퀵후크 승률은 .544
한화를 보면 퀵후크가 마냥 잘못된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퀵후크의 좋은 예도 많다. 한화가 송은범 퀵후크로 패한 26일에는 KIA도 마산 NC전에서 퀵후크를 했다. 선발 임준혁이 1회 아웃카운트 2개를 잡는 동안 4안타를 맞고 2실점하자 KIA 김기태 감독 아예 1회부터 홍건희를 구원으로 투입했다. 홍건희가 더 이상 실점 없이 막아 위기를 끊었고, KIA는 15-4 역전승을 거둘 수 있었다. 이처럼 퀵후크는 감독의 성공적인 승부수가 될 수도 있다. 오히려 실패보다 성공할 확률이 더 높다. 

실제로 한화를 제외한 나머지 9개팀들의 퀵후크시 성적은 74승62패3무로 승률 5할4푼4리로 꽤 높은 편이다. 한화와 더불어 kt(7승16패2무, 0.304) SK(5승9패, 0.357) NC(9승10패, 0.474)까지 4개팀이 5할 미만 승률로 고전했지만 두산(8승1패, 0.889) LG(10승4패1무, 0.714) KIA(7승3패, 0.700) 롯데(11승6패, 0.647) 넥센(11승7패, 0.611) 삼성(6승6패, 0.500) 등 6개팀은 5할 이상 승률로 퀵후크를 했을 때 시즌 승률보다 더 높았다. 

퀵후크 승률이 높은 팀들을 보면 퀵후크 횟수 자체가 많지 않다는 공통점이 있다. 기본적으로 선발야구를 펼치는 팀들이라서 그렇다. 퀵후크가 많은 팀들보다 불펜의 힘이 비축돼 있기 때문에 선발 퀵후크 때 불펜 필승조 집중 투입으로 승률을 높일 수 있다. 최다 퀵후크 1~2위 한화와 kt가 퀵후크시 승률도 최저 1~2위에 위치하고 있는 것도 같은 이유. 너무 남발하지만 않으면 퀵후크도 때로는 승부수로 유용하게 쓰일 수 있다. 

다만 한화의 경우 너무 자주 퀵후크를 하는 데다 경기 초반에 집중돼 있어 부정적으로 부각되고 있는 것이다. 한화는 3실점 이하 선발투수를 2회가 마치기 전 교체한 것도 9번이다. 나머지 9개팀들의 2회 종료 전 퀵후크는 총 7번밖에 되지 않는다. /waw@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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