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동 상점 10곳 중 9곳, 문 열고 에어컨 '씽씽'

2016. 6. 26. 1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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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일보, 216곳 확인 '개문냉방' 여전

“안 되는 건 아는데… 손님들 잡으려면 어쩔 수가 없잖아.”

26일 오후 서울 중구 명동 상가. 낮 최고기온이 30도에 달해 땀이 등줄기를 타고 흘렀지만 매장 주변에서는 더위를 느낄 수 없었다. 영업 중인 가게 대부분이 출입문을 열어 놓은 채 에어컨을 가동하는 ‘개문(開門)냉방’을 해서다. 매장 입구 쪽에 붙어 걷거나 매장을 들락거리면 시원한 바람에 땀을 식힐 수 있었다.

서울의 낮 최고기온이 30도까지 오른 26일 중구 명동의 한 가게가 문을 열고 냉방기를 켠 채 영업하고 있다.
남제현 기자
이날 취재진이 명동 일대 상점 216곳을 확인한 결과 개문냉방 중인 점포는 92%인 199곳에 달했다. 문을 닫고 영업 중인 상점은 17곳에 불과했다. 특히 개문냉방 중인 199곳 가운데 15곳은 입구부터 서늘할 만큼 냉방이 강력했다.

본격적인 더위가 시작되기도 전에 개문냉방 영업이 성행하고 있다. 상당수 가게들이 올핸 ‘기상관측 이래 가장 더운 여름’으로 기록될 만큼 불볕더위가 예상되는 데도 벌써부터 냉방기를 켠 채 문을 열고 영업하고 있는 것. 정부의 절전 캠페인이 헛구호에 그치고 있다.

에너지관리공단에 따르면 실외온도(32도)를 기준으로 실내온도를 22도로 유지할 경우 문을 닫았을 때보다 열었을 때 최대 3.4배 많은 전력이 소비된다.


이에 따라 정부는 개문냉방 영업 단속 방침을 누차 밝혀왔다. 2013년 이후 지자체는 전력 사용이 급증하는 7∼8월에 집중단속 기간을 운용했다. 1차 적발 땐 경고장, 2차 적발 땐 과태료 50만원을 물리고 이후부터는 100만원, 200만원, 300만원으로 오른다.

하지만 당국의 단속 의지가 의심스러운 수준이다. 서울 중구가 지난해 집중단속 기간(7월6일∼8월28일) 동안 명동 일대 상가에 과태료를 물린 곳은 한 곳도 없다.

김선영 기자 007@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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