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손 내민 채권단 "한진해운 조건부지원 가능"
26일 채권단 고위 관계자는 "한진그룹이 80% 이상 유동성을 마련해 온다는 전제하에 나머지 부족 금액 지원을 검토할 뜻이 있다"고 말했다. 한진해운은 내년까지 총 1조2000억원의 자금이 부족할 것으로 분석된다. 현대상선과 같은 수준의 용선료 조정(21% 할인)이 이뤄졌을 때를 전제한 수치다.
한진이 부족 자금의 80% 선인 9600억원을 마련해 오면 나머지 20%(2400억원)가량의 필요 유동성은 채권단에서 지원해줄 수 있다는 얘기다. 해운업계에서는 이를 사실상 채권단이 나설 수 있는 마지노선으로 보고 있다.
한진해운 생사가 불투명해진 가운데 대한항공 등 모회사 재무 상태도 악화하고 있는 현실을 채권단도 일정 부분 감안한 것으로 풀이된다. (주)한진은 24일 621억원 규모 한진해운 영업권을 사주며 추가적인 유동성 지원을 사실상 시작한 상황이어서 채권단과 추가 지원에 대한 새로운 입장을 도출해낼지 주목된다.
그러나 정부는 한진그룹이 유동성 지원에 실패할 경우 법정관리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있다.
◆ 운영자금 위한 간헐적 수혈
다급해진 한진은 한진해운에 대한 간헐적 수혈에 나서기 시작했다. 한진은 24일 신세계에 서울고속버스터미널 지분 전량(16.67%)을 1659억원에 팔아 일부(621억원)를 한진해운 해외 항로 영업권을 사들이는 데 썼다. 절대액 자체가 크지는 않지만 그룹이 추가 지원에 나섰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이날 한진해운은 칭다오 다롄 상하이 등 중국 물류법인 지분을 매각해 210억원도 조달했다. 문제는 운영 자금 20% 할인과 추가 지원이 이뤄져도 나머지 자금을 조달할 수 있을지 불투명하다는 점이다. 한진은 그룹 차원에서 최대한 뽑아낼 수 있는 유동성 지원 한계를 3000억~4000억원으로 보고 있다. 한진 고위 관계자는 "이 이상 지원 규모가 넘어가면 대한항공이 위험하다"고 말했다.
◆ 한진, 해외 조달 여의치 않아
또 다른 자금줄인 해외 투자자 유치는 진척이 없는 상태다.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한진그룹은 부실자산(NPL) 전문 펀드 등과 접촉하며 투자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한진 상황에 정통한 IB업계 관계자는 "한진이 NPL 투자가 이뤄질 정도로 망가진 상황은 아니고 그렇다고 투자를 유치할 수 있는 상태도 아닌 애매한 상황"이라며 "이 때문에 협상이 진척 안 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 등 오너가가 받는 심리적 압박은 더 커졌다. 지난 23일 매일경제와 만난 조 회장은 한진해운 자금 지원 방안에 대해 "무슨 말인지 모르겠다"며 즉답을 피했다. 한진 지주사인 한진칼을 맡고 있는 조원태 대표도 뚜렷한 답변을 내놓지 못했다.
채권단 관계자는 "한진그룹이 대한항공에 무리한 부담을 줄 것으로 생각하지 않는다"며 유동성 요구 수준을 낮춰도 한진이 이를 충족할 수 있는 방안을 들고 나올지 의구심을 표했다.
[김정환 기자 / 정석우 기자 / 윤진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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