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회장하면 차 뽑는다던데" 학생회비 사용 잇단 시비
집행·사용권한 '학생 자치'…"회계교육 등 학교역할도 필요"
(수원=연합뉴스) 류수현 기자 = "모 단대장, 학회장 하면 새 차 하나 뽑는다던데?", "학생 여러분 어디 돈 새는 소리 안 들려요?"
지난달 수도권 소재 Y대학교 캠퍼스에는 익명의 학생들이 교내에 이런 내용의 현수막을 내걸어 학생회비 횡령 의혹을 제기했다.
Y대 재학생은 "학생회 측과 거래하는 업체들에 연락해 하나하나 따져보니 학생들에게 밝힌 학생회비 사용 내용이 상당 부분 부풀려져 있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라며 "학생들이 낸 돈을 학생회가 과연 합리적으로 쓰고 있는지 의문이다"라고 주장했다.
대학교 학생자치기구가 운용하는 학생회비를 둘러싼 투명성 시비가 끊이지 않고 있다.
결산시즌만 되면 불투명한 회계 처리를 주장하는 재학생과 이에 반박하는 학생자치기구 간 승강이가 심심찮게 불거진다.
학생회비는 학교 운영에 쓰이는 등록금과 달리 학생들 자치활동에 필요한 돈으로, 납부는 선택사항이며 집행이나 사용권한은 모두 학생에게 있다.
일부 도덕적 해이에서 비롯한 개인적 착복도 있지만, 대다수는 감사기구 등 학생회비를 관리·감독하는 시스템이 엉성해 문제가 발생하기 때문에 학교가 가이드라인을 제시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도내 K대학교도 학생회비 때문에 학교 커뮤니티와 SNS에서 한바탕 소동이 벌어졌다.
지난 며칠 사이 학교 커뮤니티와 SNS에는 기숙사 관련 학생자치기구인 '사생자치회'를 상대로 "사생회비 사용처를 상세하게 밝히라"는 학생들의 글들이 수십 건이 올라왔다.
이들은 사생자치회가 공개한 결산 보고서에서 회비 사용에 대한 의문을 제기, 철저한 회계 감사를 요구했고 사생자치회는 내달 중 회계 감사를 하겠다고 밝히며 사태 수습에 나섰다.
지난해 수도권 소재 S대학교에서도 "총학생회가 구체적 사유를 밝히지 않고 학생회비 인상을 결정했다"며 이를 비판하는 대자보가 나붙었고, 또 다른 K대학교는 총학생회가 결산한 학생회비 내용에 의문을 품은 학생이 "신빙성이 없다"면서 검찰청 온라인 민원실에 진정을 접수했다.
학생회비를 집행하는 권한은 학생에게 있지만, 액수가 크다 보니 학교 대부분은 돈을 납부받아 관리하면서 학생자치기구가 요청하면 지급하는 방식을 채택하고 있다.
학교는 학생회비가 학생들의 '자치' 영역이기 때문에 모든 사안에 일일이 간섭할 수 없다는 입장이면서도 학생회비가 관리·감독의 사각지대에 놓이지 않게 하려면 감사기구가 제 역할을 해야 하며 학교도 부분적으로 나설 필요가 있다고 강조한다.
한 대학교 학생처 관계자는 "학생자치기구와 감사기구가 서로 견제해야지 러닝메이트 개념으로 가면 안 된다"며 "간혹 학생자치기구가 감사기구 임원을 임명하는 경우가 있는데 감사기구는 반드시 독립성을 갖춰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학교도 뒷짐만 지기보다 돈을 만지는 학생들이 도덕적인 부분에 좀 더 세심한 주의를 기울일 수 있도록 캠페인을 진행하거나 명확한 회계 처리를 위한 교육을 제공하는 등 최소한의 가이드라인을 구축하는 방안을 고려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you@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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