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층리포트] 소방관 탈진시키는 '소방복'..교체 또 차질

임명규 2016. 6. 25. 2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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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오늘(25일)같이 더운 날이면 특히나 더 힘든 분들이 있죠,

바로 화재현장에서 사투를 벌이는 우리 소방관들인데요,

땀 배출이 잘 안 돼 탈진까지 부른다 해서 문제가 됐던 소방복 교체가 말도 안 되는 이유로 또다시 연기됐습니다.

단돈 수천만 원을 둘러싼 예산 갈등 때문이라고 하는데요,

어찌 된 일인지 임명규 기자가 심층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주택 한 동이 시뻘건 불길에 휩싸였습니다.

<녹취> "이것 좀 열어봐~"

더위까지 겹치는 여름철엔 화재 진압 작업이 더 힘겹습니다.

<인터뷰> 조종찬(경기소방본부 소방관) : "방화복 입을 때부터 굉장히 덥고요. 무더운 날씨 속에서 무거운 장비를 착용하고 옷들을 입고 활동하다 보니까..."

소방관들의 옷을 직접 입어봤습니다.

출동 시 착용하는 기동복 위에 방화복을 입고, 산소통, 방화모 등 진압 장비까지 무게가 무려 20kg, 제대로 움직이기조차 힘듭니다.

제가 이 방화복을 입고 있는 내내 몸에서 땀이 비 오듯 합니다. 이 옷 안의 온도는 얼마나 될지 측정해 보겠습니다.

방화복을 입기 전 겉옷 온도는 26도.

방화복을 입고 30분을 지나 측정한 온도는 37도.

10도 넘게 올랐습니다.

지퍼를 열면서 식은 열을 감안하면 실제 온도는 40도가 넘습니다.

실제 화재 현장에선 진압 작전을 벌이던 30대 소방관이 탈진해 숨지는 사건이 발생하기도 했습니다.

이 때문에 소방관들의 83%는 통풍과 활동성이 좋은 기동복을 선호했지만, 지난 2012년 소방당국은 열에 좀 더 강한 기동복을 선택해 논란을 불러일으켰습니다.

<녹취> 현직 소방관(음성변조) : "통풍도 잘 안되고 굳이 그렇게 입을 필요가 없거든요. 기존에 현재 기동복 말고 활동복도 있고.."

이후 국정감사에서 지적이 이어지자 국민안전처는 올해 다시 소방복 개선에 나섰지만 문제는 또 불거졌습니다.

실태 조사를 위한 연구용역비 8천만 원을 소방공제회 예산에서 끌어다 쓰려다 들통이 나자 교체 사업 자체를 내년으로 미룬 겁니다.

<녹취> 국민안전처 관계자(음성변조) : "내년도에 본예산에 1억6천만 원을 편성했으니까 그거 가지고 진행하는 걸로요."

국민안전처의 올 한 해 예산만 3조 원.

불과 수천만 원의 예산을 편법 전용하는 꼼수를 부리면서 소방관들의 안전과 직결된 소방복 교체만 또다시 차질을 빚게 됐습니다.

KBS 뉴스 임명규입니다.

임명규기자 (thelord@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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