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살한 진도 경찰..2년 만에 인정된 '세월호 트라우마'

강버들 2016. 6. 25. 2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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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2년 전, 세월호 사고 현장에서 희생자 유가족을 지원하던 경찰이 진도대교에서 투신한 일이 있었습니다. 당시, 공무원 연금공단은 업무와 자살의 인과관계를 인정하지 않았고, 유족 보상도 거부했습니다. 하지만 법원은 일반적으로 겪기 힘든 정신적 스트레스와 여기서 온 우울증이 자살로 이어졌다고 판단했습니다.

강버들 기자입니다.

[기자]

전남 진도경찰서 김모 경위는 2014년 4월 16일, 세월호 사고 당일부터 현장에 투입됐습니다.

희생자 시신을 수습하고, 유품과 인상착의를 확인해 이를 유족들에게 인계하는 업무를 맡았습니다.

이 과정에서 유족의 슬픔과 상실감을 가장 가까이서 지켜볼 수 밖에 없었습니다.

실제 당시 김 경위는 부인에게 전화해 울면서 "안 쓰러워 못보겠다"거나, 동료에게 "세월호 가족에게 너무 깊숙이 빠져들었다. 나를 꺼내달라"고 호소하기도 했습니다.

결국 사고 70여일 만인 6월 26일 밤, 김 경위는 진도대교에서 바다로 몸을 던졌습니다.

가족들은 "세월호 사고를 수습하며 생긴 우울증이 자살 이유"라며 공무원연금공단에 보상금을 청구했습니다.

하지만 공단은 "김 경위가 승진 심사에서 탈락해 좌절한 상태로 술을 지나치게 마신 뒤 충동적으로 자살했다"며 보상급 지급을 거부했습니다.

가족들이 소송을 제기했고, 2년의 재판 끝에 법원은 가족의 손을 들어줬습니다.

법원은 "세월호 사고라는 대형 재난에 투입돼 수많은 죽음에 노출되며 통상적으로 겪기 어려운 정신적 스트레스를 받았다"고 판단했습니다.

공무원연금공단은 항소 여부를 검토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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