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원 많은 변액보험, 개선 효과 있을까

이환주 2016. 6. 24. 1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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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다수 10~20년 장기상품.. 수익률 마이너스 기록해도 중도 해지하면 원금 손실불완전 판매 민원도 많아

대다수 10~20년 장기상품.. 수익률 마이너스 기록해도 중도 해지하면 원금 손실
불완전 판매 민원도 많아


#. A씨는 4년 전 한 보험사의 '변액유니버셜 보험'에 가입했다. 장기 상품인 변액보험 특성상 중도해지로 인한 손실이 걱정됐지만 '급전이 필요하면 해지하지 않고 중도 인출이 가능하다'는 설계사의 설명을 듣고 사인했다. A씨는 매달 40만원씩 총 46개월 동안 1840만원을 넣었고, 중간에 급전이 필요해 365만원을 중도 인출했다. 최근 목돈 400만원이 필요해진 A씨는 투자원금의 20%(360만원)를 손해 보더라도 보험을 해지해야 할 지, 다시 중도인출을 해야 할지 고민이다. 현재 펀드 수익률이 마이너스 4%인데 향후 더 떨어질 수도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회원수 약 17만명을 보유한 네이버 카페 '흥부야 재테크하자'에는 A씨의 사례처럼 변액보험 해지에 대한 문의가 끊이지 않고 올라오고 있다. 변액보험은 보험사가 보험료를 받아 통상 보험료의 10%정도 사업료를 떼고, 나머지를 펀드 등에 투자해 수익률에 따라 가입자가 받는 보험금이 달라지는 상품이다. 10~20년 이상 장기 상품이 대부분으로 중도 해지 시 원금도 못 찾는 경우가 많지만 설계사 '지인'을 통해 가입하는 경우가 많아 불완전판매 민원이 끊이지 않고 있다.

■민원끊이지 않는 변액보험

보험사들이 고객 선택권 확대 차원에서 다양한 변액보험 상품을 출시했지만, 고객 만족도는 여전히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24일 금융권에 따르면 현재 변액보험은 크게 변액연금.변액종신.변액유니버셜 등 크게 3종류다. 이 중 변액유니버셜 보험은 계약을 해지하지 않아도 납입 중지 및 적립금 인출이 가능하다. 고객 상황에 따라 보험료를 내지 않거나, 중도에 일정 금액을 인출해도 계약을 유지할 수 있다.

하지만 '납입중지' '중도인출' 등은 자금유동성이 좋다는 부분을 부각해 가입을 유도하기 위한 장치로 이용되는 사례가 많다. 실제 지난 4년간 생명보험 전체 민원에서 변액보험이 차지하는 비율은 평균 20% 이상으로 높은 편이다.

현직 보험 설계사는 "특정 설계사의 경우 고객에게 손해가 된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변액유니버셜 보험 가입자에게 중도인출을 권하기도 한다"며 "변액보험 판매를 위해서는 설계사가 전문 자격증을 보유하고, 상품 설명도 해야 하지만 지인을 통해 영업이 이루어져 불완전 판매가 여전하다"고 말했다.

고객에 불리한 수수료 구조도 문제로 지적된다. 이준규 경희대 교수는 "장기저축성 보험의 경우 가입자가 중도에 원금의 대부분을 인출해도, 보험사는 초기 수수료를 그대로 받는다"며 "가령 1억원의 저축성 보험에 가입하고 9000만원을 인출해 남은 금액이 10분의 1로 줄어도 계약유지 수수료는 그대로다"고 지적했다.

■당국 개선방안 실효성 있을까

금융감독원은 지난 21일 고객의 투자성향에 따라 위험도가 높은 변액보험 가입 장벽을 높이고, 변액보험이 투자하는 펀드상품에 대한 조언을 받을 수 있는 '변액보험 펀드 주치의' 제도 도입 계획을 발표했다. 하지만 벌써부터 반쪽짜리에 그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먼저 금감원은 고객의 투자 성향, 향후 수입원 등에 대한 적합성 조사를 하고 부적합할 경우에 변액보험의 판매를 금지토록 했다. 하지만 현재 변액보험의 경우 대부분 지인을 통해 가입하고, 계약서 서명 시에 설계사에 지시에 따라 소비자들이 수동적으로 서명하는 경우가 많아 효과가 낮을 수 있다는 지적이다.

또 변액보험 펀드 주치의 제도도 변액보험을 판매한 설계사가 아닌 제3자인 전문가에 의해 설명이 이뤄지고, 펀드 수익률에 직접 불만을 느낀 가입자가 전화를 하는 콜센터 형식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가장 이상적인 경우는 설계사들이 펀드 수익률 안내와 상담을 직접하는 것이지만, 미아고객 발생(설계사 이탈)등 문제가 끊이지 않았다"며 "콜센터 형식이 아닌 보험사가 고객에게 먼저 안내를 해주는 문자나, 상담 안내의 경우도 비용과 시간의 문제가 있다"고 설명했다.

금감원에 따르면 지난 2010년부터 2014년까지 변액보험 가입자 해지율은 59.6%로, 5년 이내 해지할 경우 납입 보험료 대비 환급금은 79.3%(상위 10개사 기준)에 불과했다.

hwlee@fnnews.com 이환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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