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왜" 감정폭발 김강민-류제국 '주먹다짐' 벤치클리어링
[머니투데이 이미영 기자] [5회말 LG 류제국, SK 김강민 몸쪽으로 공 던져…출루하다 감정 폭발]
SK 김강민과 LG 투수 류제국이 경기 도중 주먹다짐을 했다. 국내 경기에서는 매우 이례적인 벤치클리어링이었다.
지난 21일 인천SK행복드림구장에서 치러진 '2016 타이어뱅크 KBO리그' LG-SK전 경기에서 김강민과 류제국이 서로에게 주먹을 휘둘러 팀 선수는 물론 야구팬들을 놀라게 했다.
사건은 SK가 4-7로 뒤진 5회말 발생했다. SK 선두타자 김강민(34)이 타석에 들어섰다. LG 마운드에 있는 투수는 류제국(33)이었다. 볼카운트 1-1에서 3구째에서 류제국이 던진 공이 김강민의 몸쪽을 강타했다. 몸에 맞는 볼로 출루가 선언됐다.
상황은 이후 발생했다. 투구를 마친 류제국은 계속해서 김강민을 응시했다. 곧이어 김강민이 1루로 가던 중 류제국을 쳐다봤다. 서로 시선이 마주쳤고, 둘의 감정이 갑자기 폭발했다.
김강민이 "왜", "왜" 하면서 류제국을 향해 다가갔다. 류제국 역시 "왜", "왜요"라고 김강민을 향해 걸어왔다. 이때 김강민은 갑자기 류제국을 향해 주먹을 휘둘렀다.
갑자기 날아온 주먹에 류제국도 당황했다. 류제국 역시 오른 주먹을 김강민의 머리를 향해 휘둘렀지만 김강민이 손으로 막아냈다. 그러나 힘에 밀린 채 헬멧을 때렸다. 이어 왼손 글러브로 한차례 얼굴을 때렸다.
우리나라 야구 경기에서 매우 이례적인 '벤치클리어링'이 발생한 것이다. 통상적으로 한국에서 벤치클리어링이 발생할 경우 서로 마운드 근처에 우르르 몰려든 채 이야기를 나눈다.
신체 접촉이 있는 경우에도 말리는데 급급하고 고참 선수들이 얼른 나서 상황을 정리한 뒤 각자 더그아웃으로 되돌아가는 게 일반적이다.
사건 발생 직후 정상호와 히메네스를 비롯해 정성훈, 최승준, 박진만 코치가 차례로 뛰어나와 둘을 말렸다. 양 팀 벤치에 있던 선수들도 두 선수를 말렸다. 심판진은 김강민과 류제국에게 빈볼 시비에 따른 폭행을 적용해 동시 퇴장 명령을 내렸다. 올 시즌 들어 3번째 퇴장이었다.
KBO(한국야구위원회)는 이례적으로 폭력행위까지 발생한 이번 사태와 관련해 곧 상벌위원회를 개최할 가능성이 크다. 어느 규정을 적용하느냐에 따라 두 선수의 징계에도 큰 차이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KBO 경기 규칙에서 벌칙내규 4조에 따르면 '감독, 코치 또는 선수가 빈볼과 폭행 등의 스포츠 정신을 위배하는 행위로 퇴장을 당했을 때 유소년 야구 봉사활동, 제재금 300만원 이하, 출장정지 10경기 이하의 제재를 받게 된다'고 나와 있다.
반면 내규 2조에는 '감독, 코치 또는 선수가 상대편 선수 또는 심판위원을 구타하여 퇴장 당했을 때 유소년야구 봉사활동, 제재금 500만원 이하, 출장정지 30경기 이하의 제재'를 받는다고 명시됐다.
이미영 기자 mylee@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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