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Pi의 선택은 김해공항 확장

전정홍 2016. 6. 21. 17: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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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끌어온 영남권 신공항, 밀양도 가덕도도 아니었다안전·경제성 등 입지, 2곳 모두 부적합姜국토 "모든 요소 고려한 합리적 결론"

◆ 영남권 신공항 김해로 ◆

10여 년간 지역갈등의 뇌관이었던 영남권 신공항 입지 선정이 '김해공항 확장'으로 결론났다. 그동안 밀양과 가덕도를 두고 두 동강 난 영남권이 극한 대립을 벌여왔지만 외부 전문기관을 적극 활용해 지역 이기주의를 극복할 수 있는 '제3의 합리적인 대안'이 도출됐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국토교통부는 21일 영남권 항공 수요를 해결하기 위해 경남 밀양이나 부산 가덕도에 신공항을 건립하는 대신 기존 김해공항을 확장하기로 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국토부는 신공항 선정 용역기관인 파리공항공단엔지니어링(ADPi)과 함께 진행한 '영남권 신공항 사전 타당성 검토 연구'에 대한 최종 보고를 통해 밀양과 가덕도, 김해공항 확장안을 놓고 검토를 벌인 끝에 김해공항 확장이 가장 바람직한 대안으로 꼽혔다고 설명했다.

연구용역을 맡았던 ADPi 측 연구 책임자로 이날 브리핑에 참석한 장마리 슈발리에 수석 엔지니어는 "기존에 나와 있던 옵션 2개를 비교하는 것이 아니라 완전히 '제로'에서 새로 시작하는 단계를 밟았다"고 밝혔다. ADPi는 연구에 앞서 신공항의 연간 승객 수요를 국제선 2800만명, 국내선 1200만명 등 총 4000만명으로 예상했다. 화물 수요는 연간 36만t으로 내다봤다.

슈발리에 수석 엔지니어는 "신공항이 장기적으로 수송 능력을 감당할 수 있는 국제공항이 돼야 하고 지역 내 공항의 역량을 더욱 확장하거나 보완할 수 있어야 한다고 판단했다"며 "연간 4000만명의 승객을 수용하려면 지형적 요소를 고려한 근접병행 활주로가 2개 있어야 하고 총면적이 4.4×2㎞ 직사각형 모양이 돼야 한다고 봤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당초 영남 지역 35개 후보 지역에서 출발해 지형과 도시화, 접근성 등을 고려해 평가하고 압축한 결과 밀양, 가덕, 김해공항 확장이 대안으로 꼽혔다"며 "공항 운영과 접근·경제성 등 전략적 고려, 사회·경제 영향, 환경, 비용과 리스크 등을 기준으로 평가한 결과 김해공항에 3200m급 활주로를 신설하는 방안이 최적의 대안으로 도출됐다"고 밝혔다. ADPi는 탈락한 후보지와 관련해 가덕도는 매립 등으로 인해 건설비용이 많이 들고 건설 자체가 어려운 데다 국토 남단에 치우쳤다는 문제점을 지적했다. 또한 밀양도 안전과 접근성 면에서 신공항 입지로 적합하지 않다고 판단했다.

국토부는 이번 용역 결과에는 기존 김해공항을 단순히 보강하는 차원을 넘어 활주로, 터미널 등 공항시설을 대폭 신설하고 공항으로의 접근 교통망도 함께 개선하는 방안이 담겼다고 밝혔다. 세부적으로는 김해공항의 현재 활주로에 반시계 방향으로 40도가량 기울어진 길이 3200m의 대형 활주로를 건립해 안전문제를 해소하고 수용 능력도 확대할 계획이다. 또한 연간 2800만명이 이용할 수 있는 대규모 국제선 터미널도 신설해 2023년 포화가 예상되는 김포공항 문제를 완전히 해결하겠다는 입장이다. 이를 통해 장래 영남권 항공 수요에 충분히 대응할 수 있음은 물론 영남권 전역에서 김해공항을 보다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어 김해공항이 영남권 거점공항의 역할을 수행하는 데 부족함이 없는 대안이라고 판단한다고 국토부는 설명했다.

앞서 ADPi는 작년 6월 국토부로부터 의뢰를 받아 1년여 동안 연구용역을 벌여 왔다. 국제민간항공기구(ICAO)가 제시한 항공 운영·주변 개발·대기조건·연계 교통·건설비용·환경 영향 등 9개 입지 선정 기준과 국내외 공항 건설 사례 등을 고려해 30여 개 세부 평가 기준과 가중치(배점) 등을 정하고 심사하는 과정을 거쳤다. 그동안 대구·경북, 경남, 울산은 우수한 접근성, 경제성 등을 내세워 밀양에 신공항을 건설해야 한다고 주장한 반면 부산은 24시간 운영이 가능하고 필요시 확장도 할 수 있는 가덕도에 신공항을 세워 김해공항과 함께 운영하는 편이 낫다는 논리로 맞서 왔다.

일단 입지 선정이 발표됨에 따라 국토부는 올해 안에 예비타당성 조사를 추진하고 내년 중 공항개발기본계획 수립에 착수하는 등 김해공항 확장을 위한 후속절차를 추진하기로 했다.

[전정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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