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표前 표정관리하던 TK 뚜껑열자 "대국민 사기극"

박동민,우성덕 2016. 6. 21. 17: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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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반발 속 일부선 '다행'의견도..격앙된 대구·경북과 미묘한 온도차

◆ 영남권 신공항 김해로 ◆

영남권 신공항이 김해공항 확장으로 결론나면서 대구와 경북 부산이 반발하고 있다. 대구·경북은 '대국민 사기극'이라며 격앙된 반응이며 부산 역시 "시민을 무시한 처사"라는 입장이다. 다만 부산은 일각에서 '밀양이 아니라 그나마 다행'이라는 반응도 있어 반발의 강도가 대구보다는 다소 낮다. 권영진 대구시장은 21일 신공항 입지 발표 후 기자회견을 열고 "1300만 영남 시도민들의 오랜 염원이었던 신공항 건설을 무산시킨 정부 결정은 역사의 수레바퀴를 10년 전으로 돌려 놓은 어처구니없는 결정"이라며 "신공항 건설을 백지화한 결정에 대해 유감을 넘어 분노를 느낀다"고 반발했다. 그는 "김해공항 확장으로는 영남권 항공수요를 충족하지 못하고 늘어나는 항공물류 처리도 불가능하다는 전제에서 신공항이 추진된 것"이라며 "이런 상황에서 정부가 '김해공항 확장'을 발표한 것은 상식적으로 맞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권 시장은 이어 "이번 용역 과정과 내용을 철저히 검증하겠다"며 "영남권 시도민들의 의견을 다시 수렴하고 이제는 부산을 포함한 5개 시도가 함께 머리를 맞대 대응책을 강구해 나가겠다"고 다짐했다.

김관용 경북도지사도 "우려가 현실이 돼 참으로 유감스럽다"며 "황폐화하는 지방을 살리기 위해 신공항 건설은 반드시 필요했지만 결국 정부가 그 요구에 부응하지 못했다"고 꼬집었다. 김 지사는 "김해공항이 국가 제2 관문공항으로 역할을 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며 "그동안 수도권 중심 논리를 우려했는데 결국 현실이 됐다"고 허탈해 했다.

대구·경북 경제계도 김해공항 확장에 불만을 표했다. 해외 바이어 방문과 투자 유치 등을 위해 필요한 '관문공항'으로서 역할을 할 수 없을 것이라는 게 이들의 주장이다.

대구상공회의소 관계자는 "김해공항 확장은 국토교통부가 2014년 신공항 항공수요 용역 결과를 통해 부정적인 결과를 이미 내놓았다"며 "결국 이번 결정은 각종 후폭풍을 우려한 정치적 결정이란 눈총을 받을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대구·경북 시민사회단체로 구성된 남부권신공항추진위원회도 김해공항 확장은 '대국민 사기극'이라며 강력 반발했다. 강주열 남부권신공항추진위원회 위원장은 "한마디로 참담하다"며 "이명박정부에 이어 박근혜정부가 또다시 대국민 사기극을 벌였다"고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강 위원장은 "신공항 건설은 국가 균형 발전과 국익, 안보 측면에서 접근해야 한다"며 "김해공항 확장안은 단기 미봉책으로 수용할 수 없다"고 반발했다.

서병수 부산시장도 이날 신공항 용역 결과 발표 직후 부산시청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용역의 취지에 명백히 어긋난 이번 결정은 360만 부산시민을 무시한 처사"라며 강력 반발했다.

서 시장은 "김해공항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시작된 용역에서 어떻게 또다시 김해공항 확장 방안이 나올 수 있는지 도무지 이해하기 힘들다"며 "지난 25년간의 시민 염원을 철저하게 외면한 오로지 수도권의 편협한 논리에 의한 결정으로 깊은 유감을 표명한다"고 밝혔다.

그는 "우리나라는 결코 작은 나라가 아니기 때문에 수도권에만 국제 허브공항이 있어야 한다는 중앙 중심적 사고에서 벗어나야 한다"며 "수도권은 수도권대로, 영남권은 영남권대로 허브공항이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서 시장은 "김해공항은 확장해도 24시간 운영은 불가능하며 특히 시민이 우려하는 안전 문제를 결코 해결할 수 없다"며 "정부가 김해공항 확장 결정을 내린 것은 당장 눈앞에 닥친 지역 갈등을 피하고 보자는 미봉책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결정으로 정부는 신공항 건설의지가 없다는 것이 명백하게 드러났다"며 "부산시는 시민에게 약속한 안전하고 24시간 운영이 가능한 가덕 신공항을 만들 수 있도록 전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서 시장은 가덕신공항 유치에 실패하면 시장직을 사퇴하겠다는 약속에 대해서는 "종합적인 보고서를 받아 분석해서 용역이 공정하고 객관적으로 이뤄졌는지 따진 이후에 입장을 밝힐 것"이라고 말했다.

조성제 부산상공회의소 회장도 "김해공항은 안전에 문제가 있고 24시간 운영이 불가능해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부산이 신공항을 추진한 것인데 결국 해결된 것이 하나도 없다"며 반발했다. 조 회장은 "동북아 주요 도시들은 신규 공항 건설에 막대한 투자를 하고 있는데 이번 결정은 미래의 항공 수요를 제대로 예측하지 못하고 실기하는 것"이라며 "김해공항 확장안을 받아들일 수 없으며 이번 용역 결과와 상관 없이 독자적으로 가덕 신공항 건설을 계속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조정희 부산여성소비자연대 대표 역시 "박근혜 대통령님, 오늘 이 결과가 4년 전 360만 부산시민에게 약속한 것입니까? 대통령님은 만족하십니까?"라고 반문하며 "부산시민들은 만족하지 못한다. 승복할 수 없는 결과"라고 말했다

그러나 부산 지역 경제계, 시민단체 일각에서는 그나마 다행이라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당초 신공항 용지로 추진한 가덕도보다는 못하더라도 김해공항 확장을 통해 부산 경제 발전을 이끌어낼 수 있다는 기대도 나온다.

조현영 한국공항공사 부산지역본부장은 "김해공항 확장안은 최적의 결론"이라며 "정부와 협조해 항공수요에 충분히 대응하는 거점공항이 되는 데 부족함이 없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부산 = 박동민 기자 / 대구 = 우성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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