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지키는 어버이연합?' 다른 집회 못 열게 6개월간 롯데 앞 '유령집회' 신고 의혹
[경향신문]
대한민국어버이연합(어버이연합)이 6개월 동안 롯데백화점과 롯데호텔 앞에 ‘유령집회’를 신고해 다른 집회를 열지 못하게 한 정황이 포착됐다.
더불어민주당 박주민 의원은 20일 경찰청 자료를 근거로 “어버이연합이 2012년 12월 12일부터 2013년 5월 12일까지 6개월 동안 서울 중구 소공동 롯데백화점과 명동 롯데호텔 앞에 집회신고를 냈다”며 “240차례에 걸쳐 신고를 냈으나 이 집회를 실제로 개최한 적은 단 한번도 없다”고 밝혔다.
박 의원은 또한 “경찰은 이러한 어버이연합의 집회는 단 한 차례도 금지하지 않은 반면, 같은 장소에서 개최하려던 진보단체의 집회는 ‘교통을 방해한다’며 금지시켰다”고 지적했다.
박 의원에 따르면 어버이연합은 롯데백화점 앞에서 실제로 시위를 한 적은 있지만 이는 어버이연합 명의로 신고된 집회가 아니었다. 2012년 7월말~8월초에는 어버이연합이 미리 “중소기업 지분 강탈한 매국 친일기업 롯데그룹 규탄에 전력을 다 하겠다”고 공지한 후 네 차례에 걸쳐 ‘롯데기업을 규탄한다’며 롯데백화점 앞에서 집회를 열기도 했다. 이후 이 집회는 개최되지 않았으며, 2012년 12월 12일부터 2013년 5월 12일까지 거의 매일 ‘경제민주화 무시하는 롯데기업 규탄 집회’를 집회 신고했다. 이 기간 동안 해당 집회는 실제로 개최된 적이 없다.
박 의원은 “2012년은 대통령 선거가 있던 해이고, 당시 대선의 화두는 ‘경제민주화’였다. 이에 여당의 ‘경제민주화’ 이슈 확장을 위한 지원 차원으로 어버이연합이 동원된 것이 아닌가 싶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그 이후로는 지속적인 유령집회를 통해, 롯데 앞 타 단체의 시위를 차단시켜서 롯데를 비호한 것이 아닌가 의혹이 든다”고 덧붙였다.
240차례에 걸친 유령집회는 경찰로부터 아무런 제지도 받지 않았다. 박 의원은 “이는 지난 4월 전국서비스산업노조가 롯데마트를 규탄하는 시위를 롯데백화점 앞에서 하려는 것을 두고 경찰이 ‘교통소통제한’이라며 금지한 것과 대비되는 부분”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어버이연합, 롯데, 경찰의 삼각 커넥션은 없는지, 이들의 연관성에 대해서도 검찰 수사 과정에서 샅샅이 밝혀져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서영 기자 westzer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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