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결산] SBS 창대한 시작 아쉬운 중반, 반등이 필요해

연휘선 기자 2016. 6. 20. 1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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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브이데일리 연휘선 기자] 올해 SBS의 시작은 동시간대 1위를 점령하며 화려했으나 중반기에 접어들며 시작에 못 미친 성적들을 보여주고 있다.

◆ 팩션사극 대작 두 편, 상반된 성적표

SBS는 월화드라마 부문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령한 채 시작했다. '육룡이 나르샤'(극본 김영현·연출 신경수)가 지난해에 이어 방송됐기 때문이다. '육룡이 나르샤'는 지난해 10월 5일 첫 방송돼 올해 3월 22일 50회(마지막 회)에서 17.3%(이하 닐슨코리아, 전국기준)의 시청률로 종영하기까지 줄곧 동시간대 시청률 1위를 기록했다.

이 같은 '육룡이 나르샤' 흥행의 중심에는 흔히 알려진 조선 건국이라는 실제 역사적 사실을 무명이라는 가상의 비밀 조직이 얽힌 이야기로 짜임새 있게 풀어낸 탄탄한 대본이 있었다. 김영현과 박상연 두 작가가 '선덕여왕'과 '뿌리 깊은 나무'라는 전작들에서 이어진 민본사상과 비밀조직을 둘러싼 미스터리를 토대로 자신들만의 세계관을 구축했다. 여기에 김명민과 유아인, 천호진이 각각 정도전, 이방원, 이성계라는 실존인물을 맡아 매장면 탄탄한 연기력을 보여줬다. 또한 변요한, 신세경, 윤균상이 극중 육룡으로서 활약한 가운데 박혁권과 같은 신 스틸러까지 등장했다. 이에 대본부터 연기까지 50부작 내내 가상의 역사로 시청자를 끌어당겼다.

'대박'(극본 권순규·연출 남건)은 '육룡이 나르샤'의 뒤를 이어 다시 한 번 팩션사극으로서 시청자의 눈과 귀를 사로잡겠다고 나섰다. 드라마는 숙종과 영조까지 이어지는 치열한 왕권 다툼과 노론과 소론의 정쟁을 배경으로 삼았다. 여기에 이인좌의 난까지 조선 중기의 치열한 역사를 투전방과 도박 등을 소재로 풀어내고자 했다.

이는 분명 참신한 시도였으나 '육룡이 나르샤'의 아성을 이어가기엔 역부족이었다. 이인좌의 난이라는 실제 사건에 몰입하기엔 지나치게 허구 설정이 많아 몰입이 어려웠다. 또한 가상의 인물이나 사건들에 대해서도 연결고리가 헐거웠다. 최민수와 전광렬이 각각 숙종과 이인좌로서 연기적인 볼거리를 제공하기도 했으나 정작 주인공 백대길을 맡은 장근석이 갖은 고생담에도 감정적인 몰입을 이끌어내지 못했다. 이에 10%의 시청률로 종영하며 전작에 못 미친 성적으로 아쉬움을 남겼다.

◆ 시나리오 작가들의 도전

SBS는 수목드라마에서도 우위를 점한 채 올해의 시작을 열었다. 지난해 12월 9일 방송을 시작한 '리멤버-아들의 전쟁'(극본 윤현호·연출 이창민, 이하 '리멤버')이 '육룡이 나르샤'와 마찬가지로 동시간대 시청률 1위를 기록하고 있었다. '리멤버'는 악역 남규만(남궁민)에게 번번히 당하는 주인공 서진우(유승호)의 모습을 반복적으로 보여주며 답답한 전개로 아쉬움을 남겼으나 주인공의 반격 속에 권선징악이라는 메시지를 설득력 있게 풀어냈다.

이어서 편성된 '돌아와요 아저씨'(극본 노혜영·연출 신윤섭, 이하 '돌아저씨')는 신드롬을 일으킨 경쟁작 KBS2 수목드라마 '태양의 후예'에 밀려 16회(마지막 회)에서 2.6%의 초라한 시청률로 종영할 정도로 흥행 면에서 참패했다. 정지훈과 오연서가 각각 김인권과 김수로의 특색까지 살린 환생 연기를 매력적으로 소화했고, 역송체험이라는 제한적 환생을 활용한 소재가 참신했으나 대진운이 유독 불운했던 결과다. 이에 후반부에 현주연 기획 PD가 노혜영 작가와 함께 집필진에 합류했음에도 불구하고 시청률을 제외한 호평 받은 드라마로 남았다.

'딴따라'(극본 유영아·연출 홍성창)는 대박엔 못 미쳤지만 2회 연장된 18회로 종영하며 7.8%의 시청률을 기록, '돌아저씨'에서 이탈된 시청자들을 일정 수준 이상으로 확보했다. 특히 드라마는 지난해 MBC 연기대상을 수상한 지성과 '응답하라 1998'에서 안정적인 기량을 뽐낸 걸스데이 혜리의 캐스팅으로 시작부터 눈길을 모았다. 두 대세 배우의 만남과 더불어 씨엔블루(CNBLUE)의 강민혁이 혜리와 함께 '연기돌'로서의 기량을 뽐냈다. 여기에 밴드 음악을 매개로 인물들의 갈등과 화해가 따뜻한 감성으로 그려져 호평 받았다.

무엇보다 '리멤버'와 '돌아저씨' 그리고 '딴따라'는 모두 영화 시나리오 작가들의 드라마 작품으로 의미와 극복할 점을 동시에 시사했다. 법정 복수극을 다룬 '리멤버', 역송체험의 '돌아저씨', 밴드와 매니지먼트 환경을 다룬 '딴따라'까지 세 작품 모두 한 번쯤 돌아볼 법한 매력적인 소재를 다룬 것은 분명했다. 그러나 '리멤버'의 경우 답답한 전개로 방송 중반 '고구마 드라마'라는 혹평으로 홍역을 치렀고, '돌아저씨'는 역송 체험 과정에서 많은 등장인물이 등장해 중간 유입이 유독 어려웠다는 점에서 아쉬움을 남겼다. 2시간 가량의 영화 한 편과 1시간씩 16회 이상 전개해야 하는 드라마의 서사 구조가 확연히 달라져야 한다는 점이 증명된 셈이었다.

◆ 드라마는 교과서가 아니잖아요

주말극 부분에서 SBS는 확연한 온도 차이를 보이고 있다. 9시 대에 방송되는 '그래 그런거야'(극본 김수현·연출 손정현)와 10시대에 방송되는 '미녀 공심이'(극본 이희명·연출 백수찬)가 시청자들 사이에서 정반대의 평가를 거두고 있는 것이다.

'그래 그런거야'는 스타 작가 김수현의 새 작품으로 주목 받았다. 그러나 뚜껑을 열어본 결과 10% 안팎을 넘나드는 시청률로 스타 작가의 위상에 걸맞지 않은 성적을 거두고 있다. 할아버지, 아버지, 아들 3대가 한 집에 살며 가족의 화목함을 그린다는 김수현 작가 특유의 화법이 아직까지 유효할지라도 더 이상 지상파의 대박 소재는 아니라는 점이 드러나고 있다.

'미녀 공심이'는 방송 첫 주 한 자릿수의 시청률에서 반환점을 돈 뒤 13%의 시청률을 보이며 상승세를 그리고 있다. 사각 로맨스 가운데 취업 준비생 공심(민아)의 애환을 달래주는 이야기가 시청자의 구미를 당기고 있다.

앞서 방송된 '미세스캅2'와 '애인있어요'가 주부 시청자들의 애환을 수사물과 중년 로맨스 속에 그리며 호평을 받기도 했으나 '미녀 공심이'는 전작에 비해 유독 높은 성적과 파급력을 보여주고 있다. 주인공 캐릭터의 연령대가 낮아지며 젊은 시청자를 끌어 모을 수 있는 취업이라는 소재가 등장했고, 드라마의 전반적인 분위기 역시 밝고 어려지며 주말 드라마의 기본적인 시청자 층인 주부들에 이어 또 다른 시청자 층을 확보할 수 있는 카드가 채워진 덕분이다.

무엇보다 '그래 그런거야'와 '미녀 공심이'가 3%라는 크지 않은 시청률 격차를 보이고 있음에도 시청자들 사이의 호불호 평가가 갈리는 것은 드라마의 기본적인 화법 탓이다. '그래 그런거야'에도 유세준(정해인)과 이나영(남규리) 커플을 중심으로 불안한 청춘의 이야기가 그려지고 있으나 이들의 이야기는 교훈적이고 자칫 훈계조로 들리기도 한다. 반면 '미녀 공심이'의 경우 취준생 시청자의 이야기를 고스란히 보여주며 로맨스라는 판타지로 달래주고 있다는 느낌이다. 가르치는 드라마와 공감해주는 이야기 사이에서 시청자의 선택과 호평이 자연스레 나뉘고 있다.

[티브이데일리 연휘선 기자 news@tvdaily.co.kr/사진제공=S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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