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기가 10리를 간다는 '풍란', 멸종위기에서 살려라

향기가 10리를 간다는 '풍란', 멸종위기에서 살려라

2016.06.19. 오후 1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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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무분별한 남획으로 심각한 멸종 위기에 내몰린 난초가 있습니다.

옛 어부들이 꽃향기를 맡고 배의 키를 잡았다는 풍란인데요.

국립공원이 풍란 복원사업에 애쓰고 있습니다.

양시창 기자가 현장에 다녀왔습니다.

[기자]
한려해상 국립공원의 한 무인도.

국립공원 관리공단 직원들이 번호표가 달린 풍란 모종을 들고 조심스럽게 이동합니다.

가파른 절벽 바위틈마다 정성껏 모종을 옮겨 심습니다.

멸종위기에 내몰린 풍란을 서식환경이 알맞은 자생지에 복원하는 작업입니다.

이처럼 풍란은 대기 중 습도가 높고 햇빛을 직접 받지 않는 섬의 절벽에서 자생하는 특징을 가지고 있습니다.

다 자란 잎이 손가락 길이 정도에 불과하지만, 하얀 꽃에서 내뿜는 그윽한 향기가 10리까지 퍼진다는 귀한 토종 난초입니다.

[김병부 / 한려해상국립공원 계장 : 풍란은 꽃이 7~8월에 개화합니다. 그때 풍란 향이 상당히 강해서 옛사람들은 풍란의 향을 가지고 바다의 뱃길을 잡았다고 합니다.]

제주도와 남해안 일대가 주 서식처였지만, 관상용으로 가치가 높아지면서 무분별하게 남획됐고 결국 지난 1989년 멸종위기 1급으로 지정됐습니다.

적당한 습기와 바람이 있어야 싹을 틔울 수 있는 까다로운 발아 조건 때문에 안정적인 개체 수가 확보되기 전에는 자연 증식이 쉽지 않습니다.

국립공원이 종 복원에 매달리고 있는 이유입니다.

[문명근 / 한려해상국립공원 관리소장 : (풍란) 복원 사업은 멸종위기에 처해있는 풍란을 자체 증식하여 현지 내에 복원함으로써 국립공원 내 생물 종 다양성 증진에 크게 기여하게 될 것입니다.]

현재 국립공원에서 자생하는 풍란은 지난해 이식에 성공한 것으로 확인된 270여 개체가 전부입니다.

국립공원이 올해도 1천3백 모종을 새로 옮겨 심어 멸종 위기에 처한 풍란 복원이 어느 정도 성과를 낼지 관심입니다.

YTN 양시창[ysc08@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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