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1억 받고..내부정보 흘리고..잇단 의혹에 檢 충격

전지성,김윤진 2016. 6. 19. 17: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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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직 검사, 정운호에 수사기밀 누설 혐의

네이처리퍼블릭 대표 정운호 씨(51·수감 중)의 로비 의혹 수사에서 현직 검사들의 심각한 불법으로 의심되는 정황이 드러나고 있다. 자신의 업무와 무관한 서울중앙지검 강력부에서 수사 정보를 얻어 정씨에게 흘렸다는 단서가 나타났고, 정씨의 사업상 이익이 걸린 로비를 위해 돈을 받은 혐의도 확인됐다.

검찰이 지금까지 찾아낸 의혹은 검찰 바깥의 우려를 무색하게 만든다. 대우조선해양과 롯데그룹 비리 의혹에 대한 대대적인 수사 착수 이후 내부 비리 의혹 수사에 소극적인 것 아니냐는 비판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지방의 한 검사장급 간부는 이에 대해 "수사팀이 한 점이라도 의혹을 남겨선 안 된다는 마음으로 수사해온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 현직 검사 수사 기밀 누설 의혹

현직 이 모 검사(45·사법연수원32기)가 대기업 임원인 고교 선배를 통해 수사 기밀을 누설했다는 문자메시지와 진술이 나타나면서 검찰 수뇌부와 조직 전체가 큰 충격에 빠졌다. 사건 당사자들 사이에 소문으로만 돌던 의혹이 사실로 확인될 수 있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특히 대부분의 검사들은 "그런 단서가 나타났다는 사실조차 믿고 싶지 않다"면서도 "사실로 확인되면 검찰 조직 전체의 신뢰가 땅에 떨어질 것"이라고 낙담해 하고 있다. 특히 특수1부가 철저한 보안을 지키면서 검찰 내부를 수사해 현직 검사 관련 의혹을 찾아낸 것을 두고 "앞으로 뭐가 더 나올지 두렵다"는 반응이 많다.

물론 시작은 정씨였다. 그는 네이처리퍼블릭 상장을 앞두고 구속만은 피하고자 안간힘을 썼다고 한다. 어떻게든 자신에 대한 수사를 막아보고 싶은 마음에 수사에 영향을 끼칠 수 있는 수단이라면 불법과 편법을 마다하지 않았고 그러다 지인인 A씨의 고교 후배인 이 검사를 찾았다고 한다.

구속된 최유정 변호사(46·27기)를 통해 자신의 재판과 관련 로비에 그치지 않고 수사 당시부터 적극적으로 개입하려고 했다는 의혹이 사실로 확인된 셈이다.

일부 검사들 사이에선 "이젠 동문회나 향우회에도 못 나가는 것 아니냐"는 말이 퍼지고 있다고 한다.

이 검사는 홍만표 변호사(57·17기·구속), 브로커 이민희 씨(구속)와 고교 동문이다.

◆ 정운호 돈 1억원 받은 검사 수사

검찰은 또 2010년 정씨에게서 청탁과 함께 1억원을 받은 혐의로 서울고검 박 모 검사(54·16기)를 수사 중이다. 정씨는 최근 검찰에 "지인인 최 모씨에게 2010년 당시 부장급이었던 박 검사에게 전달해달라며 1억원을 줬다"고 진술했다.

검찰에 따르면 정씨는 "당시 서울메트로에 대한 감사원 감사를 막기 위해 감사원 고위 간부 김 모씨와 동문인 박 검사에게 금품을 건넸다"는 취지로 진술했다. 검찰은 지난주 최씨를 체포해 "박 검사에게 돈을 건넸다"는 취지의 진술도 받았다. 박 검사는 최근 뇌출혈로 쓰러진 뒤 수술을 받고 병가 중이지만 검찰은 그의 소환조사를 강행할 방침이다.

서울중앙지검 관계자는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담당 의사에게 조사가 가능한 상태인지 등을 확인해서 조사 일정을 잡겠다"고 말했다.

◆ 브로커 이동찬 50일 만에 검거

이번 로비 의혹 수사에 등장한 브로커 중 유일하게 체포되지 않았던 이동찬 씨(44)가 18일 오후 경기 남양주에서 검거됐다. 이씨는 4월 말 검찰 수사가 본격화한 이후 50일간 추적을 피해 다니다 지난달 18일 검경 공조 수사가 이뤄진 지 한 달 만에 잡혔다.

이씨는 과거 구치소에서 알게 된 송창수 이숨투자자문 대표(40 수감 중)에게 최유정 변호사를 소개해주고 수억 원을 챙겼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그는 최 변호사가 정씨 사건을 수임하고 변론하는 과정에도 깊숙이 개입했다고 알려져 있다. 검거 당시 이씨와 함께 있던 검찰 수사관 출신 강 모씨는 체포를 피해 달아났다.

[전지성 기자 / 김윤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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