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자의 소셜톡톡] "사회생활 해본 여자라면 다 겪어봤을걸요"

김현주 2016. 6. 19. 1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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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교사들이 동료교사나 학교관리자·학부모 등으로부터 성희롱이나 노래방 등에서의 춤 강요, 부적절한 신체접촉 등에 노출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여교사들은 이같은 성폭력의 가해자로 학부모보다는 교장·교감 등 상급자와 동료 교사를 주로 지목했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 여성위원회와 참교육연구소는 지난 10∼12일 전국의 유치원과 초·중·고교에 근무하는 여교사 1758명을 대상으로 온라인 설문조사를 한 결과, 교직 생활 동안 성희롱과 성추행 등 넓은 의미의 성폭력을 경험한 적이 있다고 응답한 비율이 70.7%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가장 빈번한 종류의 성폭력은 회식자리에서 교사나 교장·교감이 술 마시기를 강요하거나 남자 교사에게 술을 따르도록 강제하는 형태로 53.6%의 응답률을 보였다. 이어 노래방 등 유흥업소에서의 춤 강요가 40%, 음담패설 등 언어적 성희롱이 34.2%, 부적절한 신체접촉이 31.9% 순(복수응답 허용)으로 나타났다. 특히, 설문에 응한 여교사의 2.1%는 강제 입맞춤 등 심각한 성추행을 경험한 적이 있다고 응답했다. 강간·강간미수 등 '성폭행'을 경험한 교사도 0.6%(10명)나 있었다.

가해자의 유형에 대한 설문(복수응답 허용)에서는 △교장·교감 등 학교 관리자가 72.9% △동료 교사 62.4% △학교에서 직책을 맡은 학부모 11% △학교나 지역단체에서 직책을 맡은 주민 4% △학교에서 직책을 맡지 않은 학부모 1.8%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이같은 설문조사 결과에 누리꾼들은 경악을 금치 못했다.

A씨는 "고학력자가 대부분인 교사들이 저렇게 많은 피해 경험이 있다고 할 정도면 다른 직군에서는 더 심할 것 같다"며 "게다가 강제로 불러 술 따르게 하는 접대부 취급이 그 당사자에게 실례라는 것도 모르는 아재들이 많다니 충격"이라고 말했다.

B씨는 "과연 교사만 그럴까 싶다"며 "이 땅에서 여자로 태어나 사회생활을 해 본 여자들은 한번쯤은 다 겪어봤을 술 따르기와 노래방에서 분위기 띄우기 등 회식 때마다 묘하게 느껴지는 접대부가 된 느낌은 나만 느끼는 게 아닐 것"이라고 전했다.

C씨는 "여자가 따르는 술이 좋다면서 술집 여자 취급하는 노땅들이 많다"며 "남자고 여자고 자기 술은 좀 자기가 따라 마셔라. 술 강요도 범죄"라고 지적했다.

D씨는 "학교든 회사든 회식문화를 없애야 한다. 회식은 낮에 점심이나 같이 먹는 거로 끝내는 문화가 실현됐으면 한다"며 "어느 직장이든 회식을 금지해야 한다. 정 단합하고 싶고 한턱 쏘고 싶으면 점심시간에 하자"고 제안했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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