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세 스타와 작가들의 선택, 왜 판타지 드라마인가

우동균 2016. 6. 16. 1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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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장] 로맨틱 코미디에 널리 퍼진 '판타지', 시청자는 더 강한 것을 원한다

[오마이뉴스우동균 기자]

대세가 된 드라마 <또! 오해영> 속 박도경(에릭 분)은 미래를 본다. 꿈인 듯 환상인 듯 지나치는 영상이 현실에서 반복될수록 그가 죽게 될 것이라는 암시는 강해지고, 불안감은 증폭된다. <미녀 공심이>의 안단테(남궁민 분)는 뛰어난 동체시력을 가졌다는 설정이다. 사물의 움직임을 남들보다 더 예민하게 파악할 수 있는 동체 시력은 훈련을 통해 가질 수 있지만, 안단테가 드라마에서 보여주는 정도의 동체 시력은 초능력에 가깝다.

2010년대 이후 로맨틱 코미디에서 '판타지 소재'가 대세가 되며 점차 일반적인 모습으로 자리 잡고 있다.

판타지 소재의 보편화

 미래를 본다는 설정의 <또 오해영> 속 남자 주인공, 박도경(에릭)
ⓒ tvN
남자 주인공과 여자주인공의 영혼이 서로 바뀐다거나(<시크릿 가든>), 400년을 산 외계인이 등장하기도 하고(<별에서 온 그대>), 여주인공의 몸에 귀신이 빙의되기도 한다(<오 나의 귀신님>). 이 밖에도 다른 드라마들 속에서도 판타지 요소는 이제 로맨틱 코미디에서 찾기 어려운 소재가 아니다. 이제 판타지 요소는 로맨틱 코미디의 성공을 결정짓는 요소 중 하나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판타지 로맨틱 코미디 드라마로 큰 성공을 거둔 <시크릿 가든>을 집필하고, 최근 <태양의 후예>로 홈런을 날린 김은숙 작가의 차기작 <도깨비> 역시 판타지에 근거한 드라마다. <도깨비>는 불멸의 삶을 사는 도깨비와 기억상실증에 걸린 저승사자라는 콘셉트로 남자 주인공들 캐릭터의 가닥을 잡았다. 이미 공유가 주인공으로 출연을 확정 지은 상태다.

<별에서 온 그대>를 쓴 박지은 작가는 <푸른 바다의 전설>로 돌아온다. <푸른 바다의 전설>은 우리나라 최초의 야담집인 <어우야담>에 나오는 인어 이야기를 모티브로 한 판타지로맨스 드라마다. 11월 방송 예정인 이 작품에는 무려 전지현과 이민호가 일찍이 출연을 확정 지었다. 스타작가와 한류스타들의 만남이 만들어낼 시너지가 어떻게 전개될지 벌써 화제를 모았다. 이는 <태양의 후예>가 방영 전부터 화제를 모은 것과도 비슷한 양상이다.

이처럼 유명 작가들과 톱스타들이 손을 잡고 '판타지'에 사활을 걸고 있다. 로맨틱 코미디에서 판타지가 주요 소재가 된 이유는 무엇일까.

로맨틱 코미디의 내용 자체는 사실 별다를 것이 없다. 남녀 주인공이 만나서 사랑에 빠지고 그 사랑의 결실을 맺는 과정을 보여주는 것이 보통이다. 그러나 그 과정을 어떻게 보여주느냐가 문제다. 이미 로맨틱 코미디에서 등장할 수 있는 캐릭터는 다 나왔다고 봐도 무방하다. 특히 다정한 캐릭터, 다소 거친 캐릭터, 반항아 캐릭터, 냉혈한 캐릭터까지 남자주인공의 변주는 모두 이루어졌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러나 이렇게 캐릭터가 변화하는 과정에서도 중요한 것은 남자 주인공에 대한 판타지를 깨면 안 된다는 점이다. 캐릭터가 비호감이거나 지나치게 평범할 경우, 로맨스의 재미가 떨어진다. 여자 주인공과 남자 주인공 사이의 갈등이 증폭되고 사랑을 이룰 가능성이 작아질수록 로맨틱 코미디의 가치는 올라갈 수밖에 없다. 이미 어느 정도 예측이 가능한 결말 자체보다는 과정을 어떻게 그리느냐가 중요한 화두기 때문이다.

그래서 남자 주인공들은 '멋있는 능력남' 캐릭터를 좀처럼 벗어나지 못한다. 가끔 공식에서 벗어난 캐릭터가 등장한 적도 있지만, 화제성을 모은 캐릭터들은 모두 재벌 혹은 뛰어난 능력을 갖춘 남자들이었다. 재력과 능력은 여심을 잡는데 가장 효율적인 캐릭터 설정 방식이다. 여성의 판타지는 서바이벌 밸류(survival value), 즉 생존 능력이 어떠한가에 영향을 받는 경향이 있다.

여심 공략 위해 능력 갖춰야 하는 남주들

 <별에서 온 그대> 속 김수현은 외계인으로 등장했다.
ⓒ SBS
드라마 애청자는 남성보다 여성이 더 많은 편이다. 그렇기 때문에 여심을 사로잡아야 드라마는 성공할 수 있다. 남자 주인공은 확실한 시청자 공략을 위해 '능력'이라는 무기를 장착해야 한다. 최근 <태양의 후예>에서만 보더라도 송중기의 영향력은 그 어떤 출연자보다 훨씬 컸다. 송중기가 여심을 제대로 포착한 캐릭터를 잘 소화한 결과였다.

문제는 재벌 2세를 위시한 능력남 캐릭터가 너무 진부해졌다는 것이다. 이에 로맨틱 코미디는 새로운 돌파구를 찾아야 했다. 그 돌파구가 판타지 설정으로 새로운 느낌을 추가하는 것이었다. 판타지만큼 강력한 소재는 없다. 불로불사의 남자 주인공이 나만 사랑한다는 설정, 미래를 보는 운명적인 사랑 등 판타지는 캐릭터와 사랑의 당위성을 증폭시켜주는 역할을 한다.

이제 도깨비와 인어까지 등장하는 가운데 이야기가 다시 시작된다. 새로운 판타지 드라마가 어떤 방식으로 시청자들을 사로잡을지, 스타 작가들과 톱스타들이 출연하는 드라마 라인업이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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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우동균 시민기자의 개인 블로그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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