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용 비리' 교감, 직위해제 두 달만에 복직 논란

【광주=뉴시스】송창헌 기자 = 채용비리 사건에 연루돼 직위해제된 50대 교감이 소청심사를 통해 두 달만에 복직 판정을 받아 논란이 일고 있다.
법규를 잘못 적용한 교육청의 섬세하지 못한 행정과 규정상 비위 관련자에게 면죄부를 줄 수 밖에 없는 법적 맹점이 동시에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16일 광주시 교육청 등에 따르면 교사 채용비리 의혹에 연루된 광주 모 중학교 교감 이모(54)씨가 최근 교육부 교원소청심사위원회에서 "직위해제가 부당하다"는 결정을 받았다. 직위해제 처분을 받은 지 두 달여 만이다.
이씨는 사립학교 교원 채용비리 사건으로 조영표(54) 광주시의회 의장과 조 의장의 고교 동창인 브로커 이모(54)씨와 함께 지난 3월29일 불구속 입건됐고, 이틀 뒤 곧바로 직위해제됐다.
경찰은 당시 조 의장, 브로커 이씨 등이 2009년 10월께 광주 남구 모 사립학교 수학교사로 채용시켜 주겠다고 속여 A(40·여)씨로부터 8000만원을 받아챙기는 등 2012년 1월까지 7명에게 6억2000만원을 받아 가로챈 것으로 조사됐다고 밝혔다.
조사 결과 교감 이씨는 사립학교 교사 임용을 원하는 사람을 물색한 뒤 브로커 이씨에게 소개했고, 브로커 이씨는 '조 의장을 통해 학교에 채용시켜 줄 수 있다'고 속여 1인당 8000만원에서 1억여원을 받아 챙긴 것으로 드러났다.
교육청은 사안이 가볍지 않다고 판단, 이씨를 직위해제했으나 소청심사 결과 법규가 잘못 적용된 사실이 확인되면서 복직할 수 있게 됐다.
국가공무원법 73조에 따르면 금품 비위, 성범죄 등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비위행위로 감사원, 검찰, 경찰 등 수사기관에서 조사나 수사 중인 자로서, 비위정도가 중대하고 이로 인해 정상적인 업무수행이 어려운 자는 직위해제할 수 있도록 돼 있다.
검찰 기소나 교육당국의 중징계 의결이 요구된 경우로 한정됐던 기존 직위해제 규정을 수사나 감사중인 자로까지 확대한 강화된 법규로, 교육청은 이같은 조항에 근거해 이씨의 교감직을 박탈했다.
그러나 소청심사위는 해당 조항이 2015년 5월 개정됐고, 부칙에 '개정 후 발생한 사안에 대해서만 적용한다'고 적시된 점에 주목, "범죄시점이 법 개정 전이어서 소급적용하는 건 부당하다"며 이씨의 손을 들어줬다.
이씨는 이로써 교감직은 원상회복하게 됐으나, 검찰이 공소를 제기할 경우 또 다시 자동 직위해제될 수 있는 불안한 상황에 놓일 수 밖에 없게 됐다.
이씨는 "나도 브로커에게 당했고, 피해액 일부를 대신 변제하기까지 했는데 직위해제라는 가혹한 처분을 받게 돼 심사를 청구했었다"며 "뒤늦게 나마 구제돼 다행"이라고 말했다.
이를 두고 교육계 안팎에선 "법률 부칙을 꼼꼼히 들여다 보지 못한 실무자의 행정적 착오도 문제지만 중대 범죄인 채용비리에 연루된 현직 교원에 대해 오히려 강화된 법 조항이 면죄부를 주는 꼴"이라며 "시스템적 개선이 필요해 보인다"고 입장이다.
채용비리 피해자는 "비위에 연루된 데다 의혹이 제기된 상황에서 교감으로 승진까지 한 것도 모자라 소청심사에서 면죄부까지 받은 건 당혹스런 일"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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