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수진의 SBS 전망대] "여교사 성폭력 가해자 70%가 교장 등 관리자"

입력 2016. 6. 16. 09:35 수정 2016. 6. 16. 1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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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담 : 김성애 교사/전국교직원노동조합 여성위원회

▷ 한수진/사회자:
 
유치원과 초중고등학교 여교사 10명 가운데 7명이 성추행이나 성희롱 등 넓은 의미의 성폭력을 경험한 적이 있다는 충격적인 설문조사가 발표됐습니다. 인권에 대한 가장 기본적인 교육이 시작되고 이뤄지는 현장에서 여교사들은 인권 침해와 성폭력 위험에 방치되다시피 노출돼 있었던 건데요.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여성위원회에서 이 문제 해결을 위한 실태조사에 직접 나섰다고 합니다. 김성애 여성위원장과 전화 연결해서 관련한 말씀 나눠보겠습니다. 김 여성 위원장님?
 
▶ 김성애 교사/전국교직원노동조합 여성위원회 :
 
안녕하세요.
 
▷ 한수진/사회자:
 
안녕하세요. 이번 조사는 언제 어떻게 하신 건가요?
 
▶ 김성애 교사/전국교직원노동조합 여성위원회 :
 
지난 10일부터 13일까지 금, 토, 일 3일 동안 전화로 온라인조사를 했습니다. 2천 명 가까운 인원이 참여해주셨고요. 민감한 사안이고 교사들의 관심이 굉장히 높았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섬마을 여교사 성폭행 사건이 실태조사의 계기가 된 건가요?
 
▶ 김성애 교사/전국교직원노동조합 여성위원회:
 
네. 사건 자체가 매우 충격적이었고요. 여성 선생님들 같은 경우는 이 사건이 올바르게 해결되고 비슷한 사건이 다시 일어나지 않게 하려면 지금 필요한 대책이 무엇인지 이것에 대해서 교사들의 목소리를 모아보고자 했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이번 조사 결과 참 충격적이었습니다. 응답자의 70%가 넓은 의미의 성폭력 경험이 있다는 답이 나왔는데요. 위원장께서도 결과 보고 놀라셨을 것 같은데요?
 
▶ 김성애 교사/전국교직원노동조합 여성위원회 :
 
그동안 여성단체라든가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여성위원회 여성위원회라든가 굉장히 많이 노력을 했다고 생각하는데 아직도 갈 길이 멀다는 생각을 하게 됐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어떤 어떤 사례들이 있었습니까?
 
▶ 김성애 교사/전국교직원노동조합 여성위원회 :
 
일단 응답자의 절반이 넘는 53.6%는 술 마시기와 따르기 강요 경험이 있다고 대답했고요. 그 다음에는 노래방에서의 춤 강요, 언어적 성희롱, 신체적 접촉 이런 것들의 피해를 입은 경우가 많이 있었고요. 심지어 키스나 강간에 대한 응답도 있어서 굉장히 놀랐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굉장히 심각한 문제인데요. 술 마시기와 따르기 강요 이건 섬마을 성폭행 사건에서도 바로 여기서부터 시작된 일이었잖아요.
 
▶ 김성애 교사/전국교직원노동조합 여성위원회 :
 
그렇습니다. 현재 한국사회 교직사회뿐 아니라 사회 전반의 분위기가 싫다고 하면 멈춰야 하는데 계속 강요를 하는 경우가 매우 많습니다. 조직도 마찬가지고 그런 점에 있어서 교사들이 술자리에서의 고통을 많이 호소하고 있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가해자 대부분은 학교 내, 주변 사람 이렇게 나왔다고요?
 
▶ 김성애 교사/전국교직원노동조합 여성위원회 :
 
네. 아시다시피 성희롱이나 성폭행이 권력 관계에서 발생하는 폭력이지 않습니까. 이번 조사에서도 72.9%가 교장, 교감 등 관리자들을 가해자로 지목하고 있고요. 동료 교사도 62.4%에 이릅니다. 학부모와 지역주민들도 조사를 했었는데요. 학부모 가해자는 11%로 응답을 했고요. 지역주민들도 4%에 해당합니다.
 
▷ 한수진/사회자:
 
학교 성폭력 예방에 앞장서야 할 분들 교장, 교감, 동료교사 이런 분들이 거론된다는 게 참 이게 참담하네요.
 
▶ 김성애 교사/전국교직원노동조합 여성위원회 :
 
네. 대체로 교사들은 여성의 비율이 높지 않습니까. 그런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관리자는 남성이 대다수예요. 그런 점에 있어서 남성 관리자들은 여교사의 외모, 옷차림, 태도 이런 것들을 아주 쉽게 농담으로 칭찬으로 또는 친밀감의 표현으로 말을 하거든요. 이런 것들이 통용되는 분위기에서 문제제기를 하게 되면 까다로운 사람 취급을 받기도 하고요. 회식 자리에서는 분위기를 즐겁게 좋게 한다는 핑계로 춤추기를 강요하기도 합니다. 이런 강요는 관리자들이 직접 하는 경우도 있지만 윗사람에 대한 예의 이런 걸 얘기하면서 교장 교감 선생님께 술을 한잔 따라 올려라 하는 동료 교사들도 있어요. 거절하기 굉장히 어려운 분위기죠.
 
▷ 한수진/사회자:
 
피해 경험이 초등학교 교사들에게 많았다는 것도 의외였는데 이건 어떻게 봐야 할까요?
 
▶ 김성애 교사/전국교직원노동조합 여성위원회 :
 
그런 점에 있어서 초등학교 같은 경우는 교원 대다수는 여성 비율이 중·고등학교에 비해 높아요. 그런데도 관리자는 75% 정도가 남성입니다. 그럼 남성이 소수인 공동체에서 다수의 여성과 어떻게 소통하는지 한국사회에서는 그런 점들에 대한 교육이라든가 인식이 부족하잖아요. 그래서 남성 관리자들은 대화하고 소통하는 것보다는 권위를 통해서 교사들을 관리하고 지도하려고 하는 경향이 많은 것 같습니다. 그러다보니 교직사회 문화 자체도 위계적이고 권력적인 경향이 나타나게 된다고 봅니다.
 
▷ 한수진/사회자:
 
상대적으로 초등학교가 관리자들과 교사 간에 위계가 강한 교직 문화를 가지고 있다 이렇게 봐도 될까요?
 
▶ 김성애 교사/전국교직원노동조합 여성위원회 :
 
네. 그렇게 볼 수 있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이런 성폭력 사건이 대부분 외부에 잘 알려지지 않고 덮이는 경우가 많잖아요. 학교도 예외는 아니었던 것 같아요?
 
▶ 김성애 교사/전국교직원노동조합 여성위원회 :
 
그렇죠. 이번 경우는 피해 교사가 굉장히 용기 있게 행동을 했고 이전에 많은 여교사들에게 감동을 주었다고 생각하고요. 그렇지만 대다수의 경우는 사건을 공론화하는 것이 굉장히 어렵습니다. 왜냐하면 아까 통계에서도 보셨듯이 가해자가 학교 관리자인 경우가 대부분이거든요. 학교에 어떻게 알리겠습니까. 그리고 상급기관 요청 중에도 마찬가지예요. 신고를 하는 순간 2차 피해를 받아야 되거든요. 피해자의 신상이 노출되거나 학교 안에서 해결할 일은 밖으로 알려 문제를 어렵게 만들어버렸다는 비난을 받게 되는 거죠.
 
▷ 한수진/사회자:
 
그러면 이런 문제에 대해서는 어떤 방안이 있을까요?
 
▶ 김성애 교사/전국교직원노동조합 여성위원회 :
 
일단 사건이 벌어지면 지금은 반드시 보고할 것을 의무화하고 있기는 하거든요. 그러나 실제로 교육부라든가 지역 교육청에서는 교사가 가해자인 경우에는 굉장한 신경을 쓰고 있습니다. 교육부 같은 경우도 홈페이지에 온라인 신고를 할 수 있게 열어 놓았는데요. 교원이 가해자인 경우 이런 식으로 표현하고 있어요. 실제 교사들이 피해를 당할 수 있다는 인식이 부족한 것 같고요. 그 다음에 이 일 이후에도 사건을 처리하는 과정 자체가 교사를 보호하는 측면이 매우 부족하다고 봅니다. 그래서 제 생각에는 학교 내에 벌어진 문제를 관련 교육 기관에 신고하는 것 외에도 다양한 기구에 신고할 수 있는 것들이 널리 알려지고 홍보되고 이렇게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2차 피해가 없도록 주의가 돼야 할 것 같고요. 참 어렵지만 이 피해를 알리는 작업이 먼저 돼야 할 것 같네요.
 
▶ 김성애 교사/전국교직원노동조합 여성위원회 :
 
그렇죠.
 
▷ 한수진/사회자:
 
이번 섬마을 교사 성폭행 사건에 대해서도 조사에 응한 선생님들 다수가 교육부와는 뚜렷하게 다른 입장을 보였다고요?
 
▶ 김성애 교사/전국교직원노동조합 여성위원회 :
 
그렇습니다. 교육부는 대책으로 조만간 종합대책을 발표한다고 했으나 지금까지 나온 대책으로는 관사나 CCTV 설치 등을 얘기하고 있고 초기에는 여교사 임용을 제외하겠다 이런 이야기들도 있었잖아요. 저희 조사에 의하면 이런 사건이 벌어진 근본적 원인에 대해 67.1%의 여성들은 여성을 성적 대상으로 보는 사회 인식과 문화라고 답을 했습니다. 그 다음으로는 24.6%가 성범죄에 대한 인식부족을 지적하고 있습니다. 즉 사안에 대한 일시적 미봉적 해결이 아니라 우리사회 전반적인 성인식 성감수성 이걸 지적하고 있는 거죠.
 
▷ 한수진/사회자:
 
전반적으로 미봉책이 아니라 사회 구조적인 개선이 필요하다 라는 그런 지적들이 많았다는 말씀이세요.
 
▶ 김성애 교사/전국교직원노동조합 여성위원회 :
 

 
▷ 한수진/사회자:
 
그래도 당장 워낙 이런 상황이 심각하다보니까 현실적으로 꼭 필요한, 이런 것쯤은 있었으면 좋겠다 하는 의견들은 없으셨습니까?
 
▶ 김성애 교사/전국교직원노동조합 여성위원회:
 
대체로 현재 가장 시급한 대책 이런 것들에 대한 의견을 묻는 설문이 있었는데요. 재발 방지를 위한 대책 80%가 성범죄에 대한 처벌 강화를 들었습니다. 물론 처벌이 능사는 아니지만요. 우리나라의 성범죄 처벌이 매우 약한 편이고 그나마 현실에서도 솜방망이 처벌로 끝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래서는 안 된다는 인식이 많았고요. 당장 관사의 안전이라든가 벽지지역의 안전을 위해서는 눈으로 보이는 해결책 외에도 교사들이 계속적으로 안전시설에 대한 개선을 요구했었거든요. 그런데 예산이라든가 등등의 이유로 이게 받아들여지지 않았습니다. 이런 낙후된 지역 벽지 지역에 안전을 위한 과감한 예산 편성 등등이 시급하다고 봅니다.
 
▷ 한수진/사회자:
 
말씀 잘 들었습니다. 고맙습니다.
 
▶ 김성애 교사/전국교직원노동조합 여성위원회 :
 
고맙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김성애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위원장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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