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重 회사규모 절반으로 줄인다

박용범,정석우 2016. 6. 15. 1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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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조 매출 5조에 맞춰 인력 40% 감축..全임원 사직서 제출3년간 최대 5400명 감원..임원 임금 올 30% 삭감

◆ 조선·해운 구조조정 ◆

삼성중공업이 향후 매출이 절반 수준까지 줄어들 수 있다고 보고 인력을 최대 40%까지 줄이는 등 강력한 구조조정에 들어갔다.

박대영 삼성중공업 사장은 15일 임직원들과 협력사를 대상으로 한 방송에서 "향후 3년간 회사 매출이 5조원대에 그칠 수 있다"며 "이에 맞춰서 인력 감축이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삼성중공업 매출은 △2013년 14조8345억원 △2014년 12조8800억원 △2015년 9조7100억원을 기록한 바 있다. 박 사장은 절반 이하로 회사 외형이 축소되는 만큼 극한의 원가 혁신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박 사장은 7월부터 자신의 임금 100%를 반납하고 임원들은 30%를 반납하기로 했다. 80여 명의 전 임원은 사직서를 제출하기로 했다. 삼성그룹에서 최고경영자가 임금을 전액 반납하고 전 임원이 사직서를 제출하는 것은 전례없는 일이다.

삼성중공업이 이런 초강수 조치를 한 것은 2010~2015년 평균 110억달러에 달했던 수주액이 앞으로 3년간 50억달러대에 그칠 것이라는 자체 분석이 나왔기 때문이다. 삼성중공업은 지난해 11월부터 8개월째 수주 실적이 전무한 상태다. 현대중공업, 대우조선해양보다 해양플랜트 비중이 높기 때문에 위기감이 더 높을 수밖에 없다.

삼성중공업은 오는 23일까지 희망퇴직을 접수하는 등 강도 높은 인력 구조조정에 돌입한 상태다. 올해 자연 감소분을 포함해 1900여 명을 우선 줄일 예정이다. 지난 1분기 말 현재 삼성중공업 인력은 1만3900여 명이다. 삼성중공업은 2018년까지 최대 5400여 명을 감축한다는 계획이다.

삼성중공업 노동자협의회는 이 같은 구조조정안에 강력 반발하고 나섰다. 이날 대의원회의를 개최한 노동자협의회는 쟁의 발생을 결의했으며 박 사장 앞으로 물리적 행동을 불사하겠다는 내용의 서한까지 전달했다.

삼성중공업이 삼성그룹 역사상 전례 없는 구조조정에 나선 것은 조선업 위기의 골이 예상보다 깊다는 것을 자인한 것으로 풀이된다.

삼성그룹 계열사에서 실적 악화로 상여금을 주지 않거나 임원 임금을 동결한 적은 있었지만 임원 임금을 일괄적으로 30% 삭감한 것은 초유의 일이다.

삼성중공업은 임원 급여 반납 외에 부장급은 20%, 과장급 15%, 사원급 10% 등 급여를 삭감해 총 9000억원의 비용을 절감한다는 계획을 수립했다. 삼성중공업은 인력 규모를 줄이지 않은 채 기존 인력 인건비를 줄이는 것으로는 근본적인 대책이 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이에 따라 2018년까지 정규직의 최대 40%인 5400여 명을 감축한다는 계획까지 수립했다. 이에 따라 삼성중공업 전체 인력규모는 앞으로 9000명 이하로 줄어들 전망이다. 이 같은 40% 감축 계획은 현대중공업, 대우조선해양의 인력 감축계획보다 강도가 높은 수준이다. 80여 명의 임원은 모두 사표를 제출했기 때문에 20~30%는 재신임을 받지 못하고 회사를 떠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삼성중공업은 올해 감축 목표인 1900명을 채우기 위해 이달 중 대대적인 희망퇴직을 단행 중이다. 특히 50세 이상이거나 승진 누락 등 고과가 좋지 않은 임직원은 사실상 강제퇴직 대상이 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중공업 내부에서는 6월 중에 희망퇴직 대상자가 신청을 하지 않으면 7월에는 훨씬 나쁜 조건으로 나가게 된다는 얘기가 나돌고 있다.

현대중공업은 희망퇴직으로 2000여 명, 지원조직 분사로 1000명 등 3000여 명 규모의 인력구조조정을 마무리한 상태다. 대우조선해양은 올해 1000명을 포함해 2020년까지 3000여 명을 감원할 것으로 알려졌다. 조선 빅3에서 올해에만 6000여 명이 회사를 떠나게 되는 셈이다.

협력업체를 포함하면 올해에만 2만명이 실직을 할 것이라는 암울한 전망이 나오고 있다. 단일 업종에서 단기간에 이 정도 규모 인력이 일자리를 잃게 되는 것은 외환위기 이후 처음 있는 일이다.

삼성중공업은 2017년 하반기부터 급격한 물량 감소가 일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 5월 말 현재 299억달러(105척) 일감을 갖고 있지만 8개월째 수주가 없다. 삼성중공업은 당초 올해 수주 목표를 125억달러로 설정했다. 이를 53억달러로 대폭 삭감한 것은 호주 브라우즈 FLNG(부유식 가스 생산·저장장치) 프로젝트 등 해양플랜트 발주 계획이 줄줄이 취소·연기됐기 때문이다. 지난해 호주 브라우즈 가스전 개발 관련 47억달러 규모 FLNG 선체 수주가 취소됨에 따라 올해 기대했던 75억달러 규모 상부 설비 계약 기회도 자연스레 날아갔다.

[박용범 기자 / 정석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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