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롯데케미칼 日계열사 끼고 200억원 해외비자금 의혹

전지성,이현정 2016. 6. 14. 17: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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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래대금 빼돌려 국부유출 논란檢, 계열사 10곳 2차 압수수색

◆ 롯데그룹 2차 압수수색 ◆

롯데케미칼(옛 호남석유화학)이 2010~2013년 협력업체의 홍콩 자회사를 통해 석유화학 원료를 수입하면서 거래에 불필요한 일본 계열사를 중간에 끼우는 수법으로 모두 200억원에 달하는 해외 비자금을 조성했다는 의혹을 검찰이 수사 중인 것으로 14일 알려졌다. 이는 한국 기업인 롯데케미칼이 지불한 거래 대금을 일본 회사에 넘겨 비자금을 조성했다는 것으로, 사실로 확인될 경우 '국부 유출' 논란이 거셀 것으로 보인다.

이날 서울중앙지검 특별수사4부(부장검사 조재빈)와 첨단범죄수사1부(부장검사 손영배)는 이러한 해외 비자금 의혹 등을 확인하기 위해 롯데케미칼 등 10개 그룹 계열사와 롯데케미칼 협력업체 A사 등 15곳에 검사와 수사관 100여 명을 보내 대대적인 압수수색을 벌였다. 이날 압수수색은 지난 10일 그룹 정책본부 등 17곳에 대한 1차 압수수색 이후 4일 만에 이뤄진 롯데에 대한 추가 압박이다.

서울중앙지검 관계자는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그룹 정책본부와 롯데쇼핑 등에 대한 1차 압수수색에서 나온 유의미한 단서에 기존 첩보를 더해 추가 압수수색을 벌였다"며 "정책본부가 계열사 간 모든 자산 거래를 보고받은 '컨트롤타워'라고 볼 수 있다"고 밝혔다. 허수영 롯데케미칼 사장(65) 등 계열사 대표들과 이 회사 협력업체인 A사 대표 K씨, 전무 K씨도 출국금지됐다. 검찰은 비자금 조성 과정에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61)이 적극 개입했다는 의혹을 집중적으로 살펴보고 있다. 롯데케미칼은 신 회장이 1990년 입사해 경영수업을 받았고 현재까지 대표이사직을 유지하고 있는 회사다.

검찰에 따르면 롯데케미칼은 A사의 홍콩 법인을 통해 부타디엔, 열분해가솔린(Py-Gas) 등 원료를 수입하면서 일본 롯데물산을 중간거래 회사로 끼워 넣은 뒤 이 회사에 거래 대금의 일부를 쌓아두는 방식으로 모두 200억원의 비자금을 조성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이날 롯데케미칼과 함께 신 회장이 그룹을 지배하기 위한 필수 계열사로 알려진 롯데알미늄(옛 롯데기공)과 롯데건설도 압수수색을 받았다. 롯데제과, 롯데칠성음료, 롯데상사, 롯데닷컴, 코리아세븐(세븐일레븐), 부산 롯데호텔, 롯데제주리조트, 부여리조트도 압수수색 대상에 포함됐다.

이에 대해 허수영 사장은 "일본 롯데물산 등을 통한 거래는 외환위기 직후에 신용장 개설조차 어려운 상황에서 롯데케미칼의 신용 보강을 위한 것이었다"며 "비자금 조성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고 부인했다.

[전지성 기자 / 이현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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