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STX조선 471억원 분쟁 패소
◆ 기업 구조조정 ◆
13일 서울중앙지법(법원장 강형주)과 법조계에 따르면 STX조선해양은 올해 1분기 영국 런던해사중재협회(LMAA)에서 캐나다 선사 티케이와 노르웨이 선사 시그마가 "계약 지연·불이행에 따른 손해를 배상하라"며 제기한 분쟁에서 패소해 각각 378억여 원, 93억여 원을 배상하게 됐다.
상사중재는 당사자 간 합의로 법원이 아닌 해당 분야 전문가에게 사안의 판정을 맡기는 분쟁해결제도다. 확정 판결과 같은 효력을 갖지만 실제 집행을 위해서는 해당국 법원의 승인이 필요하다.
STX조선해양은 2013년 4월 티케이로부터 11만3000DWT(재화중량톤수)급 아프라막스 탱커(정유운반선) 4척에 대한 계약을 2000억원에 따냈다. STX조선해양은 당초 낮은 가격에 수주한 데다 예상보다 손실이 커지자 이듬해 계약 취소를 결정했고, 티케이가 이를 거부해 분쟁이 벌어졌다.
시그마는 2012년 STX조선해양에 7429억원 규모의 드릴십(시추선) 1척을 발주했지만 건조 지연을 이유로 2014년 계약을 해지했다. 이후 선수금을 돌려달라는 중재재판을 진행했다. 양사는 중재에서 이겼지만 지난달 27일 STX조선해양이 회생절차를 신청하면서 법원의 허가 없이는 한 푼도 받지 못하게 됐다. 이에 티케이는 파산부에 "채권자협의회에 포함시켜 달라"고 요청한 상태다
이미 해외 발주사들과의 두 건의 상사중재에서 패소해 모두 471억여 원의 배상금을 물게 된 상황이어서 추가로 5건의 소송이 진행 중이어서 STX조선해양의 발등에 불이 떨어진 격이 됐다. 캐나다 선사 티케이가 "옵션 계약 불이행에 따른 손해를 배상하라"며 영국 법원에서 제기한 2084억여 원 규모의 소송을 진행 중이다. 2년여에 걸친 법정 다툼 끝에 판결 선고를 앞두고 있다.
이 밖에도 현재 영국 중국 싱가포르 등에서 4건의 분쟁이 진행 중이다. 이 중 두 건은 경영 악화로 중국 법원에 중공절차(법정관리)를 신청한 STX다롄에 관한 것으로 1080억원대 소송으로 알려졌다. 국내 법원에서는 독일 알리안츠그룹의 해외 자회사가 STX조선해양과 한국선급을 상대로 낸 130억원대 구상금 청구 소송이 진행 중이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지난달 STX조선해양이 기업회생 절차에 들어가며 계약 취소로 인한 법적 분쟁이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향후 발주사들이 계약을 취소하거나 공사비를 지급하지 않은 채 책임을 STX조선해양의 부실 탓으로 돌릴 가능성도 있다. 또 과거 무리한 저가 수주 계약으로 손실이 큰 일부 '악성 계약'에 대해 취소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배 한 척당 많게는 60%까지 적자가 나는 상황에서 울며 겨자 먹기 식으로 건조하기보다 위약금을 무는 것이 수익성 확보와 경영 정상화에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부장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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