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자 계산 안 됩니다' 논란..식당 주인들의 속사정

박수진 기자 2016. 6. 12. 2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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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최근 인터넷에서 논란이 된 한 식당의 안내문입니다. 여러 명이 함께 와서 개인별로 결제하는 이른바 '각자 계산'이 안된다고 돼 있습니다. 이를 두고 합리적인 소비를 막는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는데, 그렇다고 식당 주인들도 할 말이 없는 건 아닙니다.

박수진 기자의 생생리포트입니다.

<기자>

식당 주인이 이 안내문을 붙인 것은 1년 전입니다.

먹은 음식을 사람 수대로 나눠서 계산해달라는 손님의 요구를 거절했다가 승강이를 벌인 경험 때문입니다.

[식당주인 : 군만두하고 탕수육이 3만7천 원이잖아요. 이걸 6등분 해달라고 합니다. (1인당 금액인) 6,167원을 각자 계산에 붙여달라고 하는 거죠.]

처음엔 각자 계산하려면 미리 말이라도 해달라는 안내문을 붙였지만, 별 소용이 없어 아예 각자 계산을 받지 않기로 한 겁니다.

[식당주인 : 손님들 대부분이 다 생각하는 게 '내가 돈 내고 먹는데 왜' 다들 그런 식입니다.]

각자 계산은 젊은 직장인들에겐 익숙한 문화입니다.

소액 결제량이 늘어나고 있는 건 이런 흐름을 뒷받침하고 있습니다.

[김민수/직장인 : 각자 먹은 것이 다르고 가격도 다르니까, 각자 계산하는 것이 편한 것 같아요.]

[김태균/직장인 : (한 사람이 다 내긴) 너무 부담스럽잖아요. 팀원이 열 명 되고 이러면 한 끼에도 상당 금액이 나오니까요.]

하지만 영세 식당들은 각자 계산이 부담스럽기만 합니다.

[여의도 한 식당 주인 : 7~8명이 각자 계산을 요구하면, 예를 들어 (그때) 다른 팀이 몰려나온다 이거야. 그러면 아수라장이 돼서 운영을 할 수가 없어요.]

[김화숙/식당 주인 : (결제 줄이 길어지면) 카운터에 완전히 사람이 서 있어야 되잖아요. 사람 한 명 쓰려면 인건비가 얼마가 나가는데…. 부담스럽죠.]

불황으로 인해 고객의 얇아진 지갑이 이런 갈등의 원인이란 지적도 있습니다.

[배규한/국민대 사회학과 교수 : (경제가 어렵고) 사회가 각박하다 보니 상대방을 배려하는 것은 좀 소홀히 되고 나의 권리 영역만 강조하는(일이 많아지는 것이죠.)]

각자 계산을 원할 경우 카드보다는 현금 결제를 하거나, 선결제를 해 계산 시간이 지체되는 일을 막는 등 식당과 손님이 서로의 입장을 헤아리는 태도가 현재로선 최선의 해결책으로 보입니다.

(영상편집 : 유미라, VJ : 김종갑, 이종현)   

박수진 기자start@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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