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제간 경영권분쟁 재연..신동빈 美서 日本 직행할듯

손일선 2016. 6. 12. 1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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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대 위기속 이달말 日롯데홀딩스 주총 예정신동주측 "경영정상화 위한 긴급협의 필요"신동빈, 이달말까지 日머물며 주주 단속할듯

◆ 롯데그룹 검찰 수사 ◆

롯데그룹이 검찰 압수수색과 형제의 난 등 잇따른 악재로 창사 이래 최대 위기에 빠진 12일 오후 서울 중구 롯데호텔 앞에 붉은 경고등이 켜져 있다. [김재훈 기자]
수면 아래로 가라앉는 듯했던 롯데그룹 형제간 경영권 분쟁이 다시 불붙을 조짐을 보이고 있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을 최종 타깃으로 한 검찰의 전방위적 수사가 신 회장의 형인 신동주 전 일본롯데홀딩스 부회장(현 SDJ코퍼레이션 회장)에게 반격의 기회를 주고 있는 것이다.

이 때문에 검찰 수사 향방에 따라 신동빈 회장의 '원롯데 리더십'이 크게 타격을 받을 수 있을 뿐 아니라 롯데그룹 경영권 분쟁의 국면이 전환될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12일 롯데그룹과 재계 안팎에서는 검찰의 전방위적 수사의 배경에 지난해 7월 터진 형제간 경영권 분쟁이 자리 잡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롯데그룹의 경영권 분쟁 과정에서 많은 롯데그룹 내부정보가 신동주 측 인사와 전직 롯데그룹 임원들로부터 검찰 측으로 흘러들어간 것으로 안다"며 "형제간 다툼이 결국 이번 검찰 수사의 주요 원인이 된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검찰이 주목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롯데의 중국 사업 부실화와 계열사 일감 몰아주기 등은 모두 신동주 전 부회장 측이 이미 경영권 분쟁 과정에서 문제를 제기했던 사안이다. 이 때문에 롯데그룹 내부에서는 이번 검찰 수사가 신 전 부회장의 롯데그룹 흔들기 계획의 일환이라는 목소리까지 나온다.

이런 연장선에서 신 전 부회장은 검찰이 롯데그룹을 압수수색한 당일 긴급성명을 내고 "창업 이래 최대 위기 상황이라는 중대성에 비춰 정기 주총에 앞서 롯데홀딩스 및 종업원지주이사회에 대해 경영 정상화를 위한 긴급 협의의 장을 설치하길 요구한다"고 밝혔다. 검찰의 롯데그룹에 대한 전방위 압수수색 와중에 그동안 수세에 몰렸던 신 전 부회장이 본격적인 반격에 나선 셈이다.

신동주 전 부회장이 이처럼 발 빠르게 움직이는 이유는 이달 말 열릴 예정인 일본롯데홀딩스 주주총회 때문이다. 이 주총에 앞서 신 전 부회장은 이미 지난달 신동빈 회장과 쓰쿠다 다카유키 사장을 일본롯데홀딩스 이사직에서 해임하는 안건을 주총에 상정해달라고 롯데홀딩스에 공식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롯데홀딩스는 사실상 한국 롯데그룹을 지배하고 있어 경영권 분쟁의 최대 격전지로 꼽힌다. 신동주 전 부회장이 신동빈 회장에게 빼앗긴 일본롯데홀딩스의 경영권을 다시 찾아오려는 이유다.

하지만 신동주 전 부회장은 지난해 8월과 올해 3월 두 차례 일본롯데홀딩스 주주총회에서 신동빈 회장에게 패배했다. 일본롯데홀딩스의 지분 구조는 △종업원지주회(27.8%) △관계사(20.1%) △LSI(10.7%) △임원지주회(6.0%) △신동주 전 부회장 1.6% △신동빈 회장 1.4% 등이다. 최대주주인 광윤사는 신동주 전 부회장이 대표로 있지만 종업원지주와 임원지주, LSI, 관계사 등을 신동빈 회장이 장악하고 있다.

이 때문에 신 전 부회장 측은 종업원지주의 마음을 돌리기 위해 롯데홀딩스 상장을 전제로 지주회원 1인당 25억원 상당의 지분을 배분하는 등 파격 제안을 내놓은 상태다. 이런 상황에서 검찰의 롯데그룹 수사는 신 전 부회장 측에게는 호재가 될 수 있다. 검찰의 혐의가 사실로 드러날 경우 신동빈 회장의 도덕성이 큰 타격을 입으면서 일본롯데홀딩스에 대한 장악력도 떨어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특히 지난 8일 일본에서 귀국한 신 전 부회장은 9일 미열 증상으로 서울대병원에 입원한 신격호 총괄회장의 곁을 지키고 있다. 일각에서는 '아버지의 후계자'라는 이미지를 부각시키려는 행보라는 해석이 나온다.

이런 맥락에서 현재 미국에 있는 신동빈 회장의 향후 동선에 시선이 모아지고 있다. 롯데그룹 한 관계자는 "신 회장이 미국 일정을 마치면 주주총회 참석 등을 위해 바로 일본으로 이동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한국으로 귀국했다 추후 주주총회 참석을 위해 일본으로 갈 경우 검찰의 출국금지라는 복병을 만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만큼 신동빈 회장도 일본롯데홀딩스 주주총회를 중요한 사안으로 판단하고 있다는 방증이다.

이에 대해 롯데그룹 측은 "신 회장의 미국 이후 일정은 아직까지 공식적으로 정해진 사항이 없다"고 밝혔다.

[손일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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