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소수자 부모모임 "널 있는 그대로 사랑한다" 포옹 영상 화제

2016. 6. 12. 1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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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퀴어축제 성소수자들 프리허그 90초 영상 SNS에 공유
“있는 그대로 모습 사랑하는 부모 있다는 것 알려주고 싶어”

퀴어문화축제, 성소수자 부모모임 프리허그 행사. 페이스 영상 화면 갈무리

뽀미(활동명)씨는 11일 서울 시청 앞 광장에서 열린 ‘2016 퀴어문화축제’에서 ‘성소수자 부모모임’ 이 마련한 부스를 찾아온 한 학생을 한참 동안 끌어안았다. 그리고 곧 두 손의 엄지를 치켜세우며 이렇게 말했다. “사랑합니다. 잘 왔어요. 힘내세요.”

‘엄마는 널 있는 모습 그대로 사랑한단다’라는 제목의 1분30초 분량의 영상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빠르게 공유되면서 누리꾼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성소수자 부모모임’의 운영위원이자, 프리허그를 진행한 뽀미(50)씨는 12일 <한겨레>와의 통화에서 “포옹을 하러 온 친구들의 눈을 봤는데, 처음에는 저한테 올까 말까 망설이는 모습이 보여서 손으로 오라고 괜찮다고 하면 다가왔다”며 “그 중 몇 명은 자신의 엄마처럼 느끼는 감정이 컸는지 크게 울기도 했고, 부모님한테 (성소수자라는 사실을) 당당히 이야기하고, 인정받고 지지를 받는다면 얼마나 좋을까라는 생각을 잠시나마 했던 것 같다“고 소회를 밝혔다.

뽀미씨는 그러면서 “성소수자 자녀가 있어도 부모님들이 나서지 않는 경우가 많은데, 부모 모임이 있으니 관심을 갖고 찾아왔으면 좋겠다”며 “(성소수자)당사자들에게는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사랑하는 부모도 있다는 사실을 알려주고 싶다”는 바람을 덧붙였다. 영상에 등장하는 포스트잇 메모에는 “○○야 사랑해. 넌 충분히 예뻐”, “언젠가는 저도 말씀드릴게요. 거짓말 안하고”, “정말로 이 부스(성소수자 부모모임) 있어서 깜짝 놀랐어요. 고맙습니다”라는 메시지도 적혀있다.

자녀의 성정체성을 알게 돼 고민하는 부모님들의 모임인 ‘성소수자 부모모임’ 소속 부모들은 “내 자녀가 성소수자인 게 걱정이 아니라, 혐오와 차별이 가득한 세상에서 살아갈 것이 걱정”이라고 입을 모은다.

또 다른 운영위원인 라라씨는 “가장 많이 찾아온 학생들은 부모님이나 친구들에게 커밍아웃 하지 못하고 어떻게 해야 하나 걱정을 하고, 부모님들은 자녀의 커밍아웃을 어떻게 받아들이게 되셨는지 그런 질문을 많이 한다”며 “짧은 포옹이었지만 성소수자들이 더 편하게 이야기할 수 있는 사회적인 분위기가 만들어졌으면 하는 바람이 있어서 계속 목소리를 낼 것”이라고 말했다.

해당 영상은 청년 세대의 시각을 담아 영상으로 뉴스를 전달하는 미디어 그룹 ‘페이스’(▶페이스북 페이지 바로가기)가 제작했다. 조소담 페이스 대표는 “퀴어 축제에 참여하는 사람들이 주인공인데 언론에서는 대체로 퀴어 축제를 반동성애 시위와 비교하거나, 화려한 모습만 조명한다”며 “축제 주인공들의 이야기가 잘 보여졌으면 하는 바람으로 영상을 제작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황유덕 페이스팀 프로듀서는 “성소수자는 이미 존재하고 있는 사람들이고, 누군가는 그들을 인정하고 안아주고 있다는 메시지를 전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박수진 기자 jjinpd@hani.co.kr 사진 ‘페이스’ 영상 화면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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