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양림동 골목길 그 속에서 배우는 근대문화 100년 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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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양림동 전경 |
[투어코리아] '100년 전 광주 양림동에서 근대화의 물결이 일었다. 그렇다보니 양림동에는 여러 문화가 공존한다.
한쪽에는 처마의 곡선이 아름다운 한옥이, 다른 한쪽 켠에는 이국적인 서양식 벽돌집이 자리를 지키고 있다. 아주 오래된 집이 있는가하면 콘크리트로 몇 년 전에 지은 집도 있다. 어느 곳은 건물을 지으려 땅을 파놓은 곳도 있다.
과거와 현재를 넘나들고, 동서양을 왕래할 수 있는 곳. 양림동으로 시공을 초월한 여행을 떠나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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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양림동 |
광주 근대문화의 발상지
광주의 근대문화는 선교사들과 함께 들어왔다. 그러나 광주 사람들에게 그들은 복장과 생김새는 물론 행동 하나까지 이상하게 보일 뿐이었다. 게다가 눈동자까지 파랗다보니 가까이 하기 힘든 존재였다. 때문에 그들이 광주에서 뿌리를 내리기는 쉽지 않았다. 그래서 그들이 찾아든 곳이 바로 양림동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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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양림동 전경 |
당시 양림동 뒷산은 풍장 터로, 몹쓸 병에 걸려 죽은 사람의 시신을 내다 버리는 장소였다. 무서워서 아무도 가지 않는 곳. 선교사들이 가야할 곳은 그곳밖에 없었다. 선교사들은 이곳에 학교를 짓고 병원을 세웠다. 그러자 헐벗고 굶주려 병든 사람들이 몰려들었다. 그리고 이곳을 드나드는 사람들을 통해 그들과 함께 들어온 근대문화가 광주 곳곳으로 전파되기 시작했다.
몹쓸 병자까지 보듬은 윌슨사택
선교사들이 둥지를 튼 곳이라 그런지 양림동에는 유독 교회가 많다. '양림교회'란 이름이 붙은 교회만도 3개나 된다. 교단에서 분리됐음에도 같은 이름을 사용해서 그렇다는데, 처음 양림동에 온 사람들은 많이들 헷갈려 한다.
이곳 지리에 밝은 사람들은 양림교회를 약속 장소로 정할 때 교회 이름 앞에 반드시 기장, 통합, 합동 등 교단을 뜻하는 단어나 교회의 특징인 언덕 위, 정원, 계단 등을 붙인다. 하지만 초행길인 사람들은 그냥 '양림동교회에서 만나자' 하는 식으로 약속을 잡는다고 한다. 그렇다보니 각자 교회 하나씩 끼고 기다리는 일이 허다하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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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윌슨(우일선) 사택 |
정원이 예쁜 통합양림교회 쪽으로 가면 '오웬 기념관'이 나온다. 오웬은 선교와 의
료봉사에 헌신하다 한국에 온지 5년 만에 급성폐렴이 걸려 세상을 떴다. 오웬기념관은 1914년에 지어진 건물로 광주의 신문화 발상지이다. 이곳에선 교회 행사는 물론 크고 작은 강연회와 음악회, 영화, 연극, 무용 등이 펼쳐진다. 이 건물은 남녀가 각각 다른 문으로 출입하고, 실내에서는 천을 이용해 남녀를 떼어놓았다.
마을의 가장 높은 곳에는 윌슨(한국 이름: 우일선) 사택이 자리하고 있는데, 고아와
환자들을 머물게 하기 위해 지은 집이다. 이곳은 광주에서 가장 오래된 서양 주택이다.
충현원은 광주 최초의 고아원이다. 주변엔는 피칸나무와 흑호도나무들이 많다. 이
나무들은 당시 어린 아이들의 영양상태가 좋지 않아 열매를 따 먹을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심은 것이란다. 풍경이 이국적이다 보니 주말이면 웨딩촬영을 하는 사람들이 많이 찾아온다.
윌슨 사택 오른쪽으로 나 있는 산길을 따라가면 선교사묘원이 보인다. 오웬과 선교사들의 연면한 곳이다.
윌슨 사택에서 수령 400년 된 호랑가시나무를 지나면 선교사 유진벨이 세운 수피
아여학교를 갈 수 있다. 학교 안에는 등록문화재로 지정된 서양식 건물이 3채나 있다. 교정엔 31운동 기념 동상이 서있고, 그 밑에는 31운동 당시 옥고를 치른 23
명의 이름이 새겨져 있다.
추녀 끝이 아름다운 한옥
양림동에선 추녀 끝이 아름다운 한옥 건물도 볼 수 있다. 하나는 이장우 가옥이고
다른 한옥은 최승효 가옥이다.
1899년에 지어진 이장우 가옥은 당시에는 보기 힘든 솟을 대문이 달려 있는 부잣집으로 상류층의 사람살이를 가늠해볼 수 있다. 마당에는 커다란 돌거북이 있는 일본풍의 정원이 조성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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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장우 가옥 |
최승효 가옥은 들어갈 수가 없다. 1920년대 지었다는데, 독립운동가 최상현의 집이
었다. 이집 다락은 독립운동가의 피신처였단다.
마을 초입에선 정엄 선생의 효자비와 충견상이 보인다. 정엄 선생 집에는 총명한 개 한 마리가 있었는데, 선생이 쓴 서신을 한양과 평양까지 배달했다고 한다.
충견상에는 이런 내용이 적혀있다. '정엄 선생에 새끼를 밴 충견이 한 마리 있었는데, 정엄 선생은 새끼 날 날을 감안치 안고 한양으로 심부름을 보냈다 한다. 그 바람에 충견은 심부름을 마치고 돌아오던 길에서 새끼 아홉 마리를 낳게 되었다. 충견은 낳은 새끼를 주인이 살고 있는 집까지 한 마리씩 물어 나르기 시작했는데, 마지막 아홉 마리째 새끼를 나르다가 그만 지쳐 죽고 말았다고 한다. 정엄 선생은 자신의 실수로 개가 죽은 것을 알로 슬퍼하며 개의 상을 조각케 하여 집 뜰에 세우고 추모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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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펭귄마을 |
부족함을 정겨움으로 바꾼 펭귄마을
양림동에서 요즘 가장 핫한 곳은 '펭귄마을'인데, 양림동주민센터 바로 뒤쪽에 있다. 뒤뚱뒤뚱 걷는 동네 한 어르신의 모습이 꼭 펭귄과 닮았다고 해서 이름 붙여졌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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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펭귄마을 |
펭귄 마을에서 가장 인기 있는 장소는 펭귄시계점이다. 각종 모양의 고장 난 벽시계와 손목시계들이 벽에 주렁주렁 걸어 작품으로 탄생됐다. 맞은편 펭귄주막은 마을의 중심으로 예날 사랑방 같은 곳이다. 생긴지 50년도 더 됐다는 데 마을 주민들이 동네 일을 상의하거나 윷을 놀기도 한다. 주막 주위로는 양철냄비와 주전자가 대롱대롱 매달려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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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펭귄마을 골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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