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 '예쁜분' 키와 몸무게 얼마? 전신 사진도 제출해라

CBS노컷뉴스 김세준·강민혜 기자 2016. 6. 9. 22: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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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대통령 참석 프랑스 한류행사 때 성-외모차별 문제 추가 폭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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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일 박근혜 대통령이 참석한 프랑스 현지 한류 행사의 통역자를 모집하면서 대행업체가 '예쁜 분' 등 성차별적인 모집 공고를 냈다가 논란이 일었다.
(관련기사 CBS노컷뉴스 16. 6. 7 "대통령이 오는데 나는 왜 예뻐야 하나")

그런데 대행사가 지원자에게 키와 몸무게 등 신체 조건을 물어보고 전신 사진까지 요구한 사실이 추가로 드러났다.

문제를 처음 폭로했던 프랑스 유학생 엘로디 김(Élodie Kim) 씨는 CBS노컷뉴스와의 인터뷰에서 해당 행사 통역업무에 지원할 당시 전신 사진 제출까지 요구받았다고 밝혔다.

(사진=엘로디 김 씨 제공)
당시 담당자와 주고받은 대화 내용에 따르면 통역 선발 담당자는 김 씨에게 키와 몸무게 등 신체 조건을 물은 데 이어 "전신 사진이 있으면 부탁한다"고 말했다.

김 씨는 "키와 몸무게를 먼저 물어보고 사진을 요구한데 이어 제일 마지막으로 언어 능력이 어떻게 되는 지를 물었다"고 전했다.

의아해한 김 씨가 본인의 신체 조건을 밝힌 후 "통역에 지원했는데 맞냐"고 되묻자 "통역에 지원한 게 맞고 비는 자리가 딱 하나다. 용모가 중요한 자리"라는 대답이 돌아온다.

김씨는 "프랑스에 10년 살았던 지인도 지원을 했었는데 '한국어를 하는 프랑스인을 뽑을 것'이라는 핑계를 듣고 떨어졌다"고 전했다.

(사진=엘로디 김 씨 페이스북)
김 씨가 공개한 자료에는 항목마다 '용모 중요'가 표기돼 있다. 붉은 글씨로 '용모 중요>언어가 되는 분>예쁜 분'이라고 강조된 부분도 보인다.

그는 "현재 이와 관련해 소송도 생각하고 있다"며 "통역가도 예뻐야 한다는 잘못된 생각이 전신 사진을 당연히 요구하게 했을 것"이라며 "여성과 여성의 몸에 대한 그릇된 시각들이 이런 걸 당연하게 요구하는 문화를 만든 것 같다"고 말했다.

방미 기간 중 성추문 파문을 일으켜 경질된 윤창중 전 청와대 대변인이 11일 오전 종로구 부암동 하림각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윤창원 기자/자료사진)
◇ "윤창중 씨가 저를 각성하게 했죠"

그런데 김씨가 이렇게 적극적인 행동에 나서도록 한 것은 윤창중 전 청와대 대변인이었다.

엘로디 김 씨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미국 순방에서 정부 대변인이 인턴으로 참가한 20대 여성을 알몸으로 맞이하고 엉덩이를 그랩(grab)한 건 천박한 일"이라며 "그건 내가 각성하는 계기가 된 일"이라고 말했다.

그는 "사실 그 일은 여성들이 숨쉬듯 당하는 부조리함의 일부다. 대통령 순방길이라는 특수한 상황 덕에 도주하고, 숨어서 법의 심판을 받지 않는 정의롭지 않은 현실에 화가 났다"고 설명했다.

김 씨는 "내가 프랑스에 지내면서 대통령이 오는 등 행사가 있고 부조리가 발생한다면 반드시 죄의 대가를 치르게 하리라고 다짐했다"며 "이번 한류 행사에서 느꼈던 점을 솔직하게 온라인에 쓴 것도 그런 맥락이었다. 윤창중 씨 덕분에 나 말고도 많은 이들이 각성했을 것"이라고 전했다.

[CBS노컷뉴스 김세준·강민혜 기자] mineral@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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