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진아, '애피타이저'가 이 정도라니 [종합]

이진아 애피타이저 배불러

[티브이데일리 김지하 기자] 가수 이진아가 누가 봐도 '이진아스러운' 곡들을 들고 나왔다. 스승 유희열의 말처럼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가 피아노를 치며 노래를 하는 듯한, 느낌을 풍기는 이진아의 이번 앨범은 독특하고 실험적이면서도 대중성을 갖췄고, 묘한 중독성도 있었다. 이 앨범이 고작 '애피타이저'라는 점은 이진아의 다음을 궁금케 했다.

이진아의 데뷔 싱글 '애피타이저'(Appetizer) 발매 기념 음감회가 9일 오후 서울 강남구 신사동에 위치한 M 아카데미 M 콘서트홀에서 열렸다. 이날 행사의 진행은 MC딩동이 맡았다.

지난 2014년 SBS 예능프로그램 '일요일이 좋다-K팝스타 시즌4'(이하 K팝스타)에 출연해 색다른 스타일의 음색과 음악으로 주목 받았던 이진아는 프로그램 종영 후 유희열의 안테나 사단에 합류했다.

이후 2년여 시간 동안 준비 과정을 거친 이진아는 10일 정식 데뷔 앨범을 내고 가요계에 출사표를 던진다. 공백기에 대해 이진아는 "피아노 연습을 하고, 곡을 쓰고, 노래 연습도 하고 했다. 회사 친구들, 뮤지션들과 같이 지내면서 영향을 받았고, 유희열에게도 많이 배웠다"라고 말했다.

'애피타이저'는 타이틀곡 '배불러'와 수록곡 '라이크 앤 러브'(Like & Love)로 이뤄져 있다. '배불러'는 이진아가 작사, 작곡하고 유희열이 편곡에 참여한 팝재즈곡이다. 이진아는 "사랑하는 사람이 생겨서 뭔가 맛있는 게 있어도 그 사람을 생각하면 배가 불러서 '밥을 안 먹어도 괜찮아' 이런 느낌을 담은 노래"라고 설명했다.

멜로디 역시 이진아스러웠다. 재즈 베이스에 과감하고 다양한 악기편성이 적재적소에서 빛을 발하며 팝적인 요소가 풍성하게 사운드를 채웠다. 자연스럽게 흘러가는 피아노 연주 역시 귀를 사로잡는 요소였다.

'라이크 앤 러브' 역시 이진아가 작사 작곡한 곡이다. 편곡에는 페퍼톤스의 신재편이 참여했다. 이 곡에 대해 이진아는 "연인 관계에서 '좋아하는 것은 맞나?' '내가 사랑은 하나?'라는 생각이 들며 싱숭생숭할 때는 표현한 곡이다. 내 경험담"이라며 "알쏭달쏭한 장난감 같은 느낌으로 내가 추구하고 싶은 노래를 만들게 됐다"고 했다.

두 곡을 모두 부른 이진아는 "재미있게 들어주셨으면 좋겠고, 행복했으면 좋겠다. 나는 내 음악으로 많은 분들을 미소짓게 하는게 꿈"이라는 소감을 전했다.

'K팝스타'에 등장한 이진아의 음악은 말 그대로 독특했다. '듣지도 보지도 못한 스타일'이라는 평을 얻으면서도 '100점'이라는 후한 성적을 받았다. 이에 이진아가 오디션 밖에서 펼칠 음악 세계에 대한 대중의 관심이 높았다.

뻔하지 않은 음악을 한다는 평에 대해서는 "나는 재즈 공부를 조금 했다. 배울 때마다 그걸 그대로 쓴다기보다는 이 배운 것을 가지고 음악을 만들면 재미있더라. 배운 것을 적용을 해서인 것 같다"라고 말한 후 "뻔한 것을 싫어하는 성격이 있다. 멜로디가 어디서 들어본 것 같은데 코드까지 똑같으면 싫은게 있다. 물론 가수마다 다 스타일이 있는 거고 나만 특별하지는 않다고 생각하지만 조금씩 바꾸려고 노력하는 것 같다"라고 설명했다.

이날 이진아는 'K팝스타' 때와 이번 앨범의 공통점과 차이점도 꼽았다. '방향성'은 같다면서도 "'K팝스타' 때는 피아노와 목소리만으로밖에는 못 들려줬다. 그것만으로 앨범이 나왔다. 그런데 이번에는 제대로 내 생각을 담았다. 유희열과 함께 하나하나 디렉도 보면서 내 의견을 넣었다. 음악적으로 많이 시뮬레이션도 해보고, 가사도 한번에 쓰지 못했다. 그렇게 해서 나온 결과물"이라며 앨범을 위해 들인 노력을 전했다.

또한 "처음이라서 겪는 어려움들이 있었다. 피아노랑 목소리로만 만들어 놓은 상태에서 악기도 넣어야 하고, 악기를 넣는 과정에서 내가 하고 싶은대로 넣어야 하는데 어떻게 요리를 해야할지 모르겠다. 그래서 고민이 많았지만 많이 배웠다"라고 덧붙였다.

데뷔 앨범 '애피타이저'는 이진아가 계획한 '진아식당' 중 첫 번째 메뉴다. 이후에도 이진아는 올해 2개의 앨범을 추가로 발매해 총 3부작을 완성할 예정이다. 메인요리로 3~4곡을 내고, 마지막으로 디저트 앨범을 낸 후 정규앨범으로 유희열이 준 콘셉트다.

3부작으로 분류하게 된 것에 대해 이진아는 "요즘에는 앨범을 정규로 내면 타이틀만 듣게 되고 진짜 관심있는 아티스트가 아니면 다른 노래는 안 듣더라. 열심히 노력했던 곡들이 묻힐 수 있다. 그래서 나눠 내는 것도 있다"라고 말한 후 "애피타이저를 보여드리고, 이번에는 메인메뉴, 마지막으로 앨범을 내면 더 많은 분들에게 들려드릴 수 있는 것 같다. 나머지 앨범들은 통일성은 있더라도 다른 매력을 가진 앨범이 될 것"이라고 말해 기대를 모았다.

[티브이데일리 김지하 기자 news@tvdaily.co.kr/사진제공=안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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