샐러리맨서 입법수장 된 정세균 "국민에 힘되는 국회..때론 강경해야"

박승철,정석환,안정훈 2016. 6. 9. 1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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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년만에 野국회의장..의장단 모두 호남출신본회의 개최·임명동의안·예산 등 막강 권한중립성 시비 휘말리지 않는 것이 최대 과제

◆ 20대국회 전반기 의장단 ◆

<b>손 맞잡은 국회의장단</b><br>20대 국회 전반기 국회의장으로 선출된 정세균 의원(가운데)이 9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에서 부의장으로 선출된 심재철 새누리당 의원(왼쪽), 박주선 국민의당 의원(오른쪽)과 손을 잡고 기념촬영하고 있다. [이승환 기자]
정세균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0대 국회 전반기 국회의장으로 선출되면서 14년 만에 야당 출신 국회의장이 탄생하게 됐다.

정 의원은 9일 오후 열린 국회 본회의에서 출석의원 287명 중 274표를 얻어 국회의장으로 공식 선출됐다. 원내 최다선인 새누리당 서청원 의원(8선)의 사회로 진행된 이날 본회의에서 여야 의원들은 소속 정당에 관계없이 지역별로 나눠서 자리에 앉았다. 향후 상임위 배정이 완료되면 의원들의 본회의장 좌석 배치가 확정될 예정이다.

여야 자리 섞어 앉으며 협치 보여줘

앞서 이날 오전 열린 더민주 의원총회에서 정 의원은 투표에 참여한 121명의 의원 가운데 71표를 획득해 문희상(35표)·박병석(9표)·이석현 의원(6표)을 제치고 의장 후보로 선출됐다. 당초 문 의원과 박빙의 승부를 벌일 것으로 예상됐지만 범친노 진영과 초선 표심이 대거 정 의원 쪽으로 결집하면서 과반수 득표에 성공했다. 특히 범친노로 분류되는 정·문·박 의원의 득표수를 합치면 121명 중 115명으로 압도적 다수를 차지해 더민주 내에서 '친노·친문 진영'의 위력을 재확인했다는 평가다.

정 의원이 국회의장으로 선출됨에 따라 박관용 전 의장 이후 14년 만에 처음으로 야당 국회의장이 탄생하게 됐다. 특히 역대 국회의장은 원내 최다선 의원의 '은퇴 코스'로 인식돼 왔지만 정 의원은 직접 당내 계보를 이끌고 있는 '실세형'이라는 점에서 기존 국회의장보다 더 힘이 실릴 가능성도 있다. 정 의원은 지난 총선에서 오세훈 전 서울시장을 꺾고 서울 종로에서 당선된 6선 의원이다. 고려대학교 총학생회장을 지낸 뒤 (주)쌍용에서 임원까지 오른 정 의원은 1996년 새정치국민회의 공천으로 전북 무주·진안·장수에서 처음 당선된 뒤 내리 6선에 성공했다. 전반기 국회의장의 임기가 2018년 5월까지라는 점에서 사실상 차기 대권 도전은 포기했지만 임기를 마친 뒤 잠재적인 차차기 대권주자로 자리매김될 전망이다.

정세균 "국회 특권 버리려는 노력 절실"

정 신임 의장은 또 '국회의원 특권 내려놓기' 위원회를 꾸리자는 안철수 국민의당 상임공동대표 제안에 대해 "어떻게 나와 똑같은 생각을 했느냐"고 화답했다.

정 신임 의장은 "세상이 급변하고 있기 때문에 국회가 특권 위에 앉아 있어선 국민에게 사랑을 받을 수 없다"며 "버려야 할 것을 찾아 과감하게 버리는 노력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이날 국회의장으로 선출된 후 정 의원은 "국회가 단순히 견제와 감시의 역할에 머무르지 않고 국정 주체로서 권한을 적극 행사하되 그에 따른 책임도 지는 협치 모델을 정립해 나가겠다"면서 "당면한 경제위기와 앞으로의 구조적 위기에 선제적으로 대응해서 국회가 위기 극복에 앞장서겠다"고 말했다. 이어서 그는 "국회의장으로서 갈등 관리와 사회 통합에 유능한 역할을 해서 국민의 신뢰를 회복하고 국민에게 짐이 아닌 힘이 되는 국회를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특히 "20대 국회는 온건함만으로는 충분치 않을 것이다. 때로는 강경함이 필요할 것"이라고 목청을 높였다.

야당 출신 국회의장 탄생으로 20대 국회가 19대 국회와 가장 달라진 점은 '본회의 개최 최종 결정권'이 야당 손에 넘어갔다는 점이다. 본회의 소집 권한이 국회의장에게 있는 만큼 박근혜정부에서 임기가 만료되는 헌법재판소장, 대법원장, 대법관 등의 임명동의안 처리를 위한 본회의 개최 여부가 정 신임 의장 손에 달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법인세 인상' 예산부수법안 될 수도

내년 예산안 심사 과정에서도 여야의 공수가 뒤바뀌는 것은 기정사실화한 분위기다. 법안의 본회의 상정은 여야 합의가 전제되는 경우가 많지만 예산안의 경우 의장 역할이 상대적으로 커진다. '예산부수법안' 선정 역시 국회의장 몫이다.

더민주가 총선 과정에서 주장한 '법인세 인상' 등 정부·여당이 강하게 반대하는 법안도 야당 국회의장이 탄생한 만큼 실현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평가다. 야당이 법인세율 인상을 담은 '법인세법 개정안'을 내놓고, 국회의장이 이를 예산부수법안에 포함시키는 시나리오다.

야당 출신 국회의장이 탄생한 만큼 국회 사무총장도 야당 성향의 인물이 임명될 전망이다. 국회 사무총장이 상임위원회 법안 심사 과정에서 '검토 의견'을 제시하는 수석전문위원 제청권을 가지고 있다는 점을 감안할 때 야당 성향 수석전문위원이 대거 임명돼 야권 성향 법안 해석이 강화될 가능성이 높다. 이에 따라 정 신임 의장이 내년 대선을 앞두고 입법부 수장으로서 중립성 시비에 휘말리지 않는 것이 주요 과제로 꼽힌다.

정세균 신임 국회의장

△1950년 전북 진안 출생 △전주 신흥고, 고려대 법학과 졸업 △15·16·17·18·19·20대 의원(6선) △열린우리당 정책위의장·원내대표·당의장 △산업자원부 장관 △민주당 대표 △20대 국회 전반기 국회의장

[박승철 기자 / 정석환 기자 / 안정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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