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교사 챙겨주러 갔다더니"..드러나는 성폭행 공모 정황들

입력 2016. 6. 9. 12:36 수정 2016. 6. 9. 15: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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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행 초반 관사 근처 차량 집결·범행 전후 수차례 통화 "우발적 범행 후 가게 닫으러 갔다"던 첫 피의자, 되돌아온 정황도
전남 목포경찰서

범행 초반 관사 근처 차량 집결·범행 전후 수차례 통화

"우발적 범행 후 가게 닫으러 갔다"던 첫 피의자, 되돌아온 정황도

(목포=연합뉴스) 장아름 기자 = 섬마을 초등학교 관사에서 여교사를 차례로 성폭행한 주민들의 사전 공모 정황이 하나씩 드러나고 있다.

이들은 애초 각각 따로 취한 여교사를 챙겨주러 갔을 뿐이라며 공모 가능성을 부인하고 우발적 범행을 주장하거나 성폭행 혐의 자체를 인정하지 않았으나 경찰조사 결과 대부분 거짓으로 밝혀졌다.

9일 목포경찰서에 따르면 박모(49), 이모(34), 김모(38)씨 등 피의자 3명의 차량이 범행 추정 시각 초반인 지난달 21일 오후 11시 30분대에 범행 장소인 관사 근처에 일시 집결한 모습이 인근 폐쇄회로(CC)TV에서 확인됐다.

화면에는 차량 두 대가 2분 간격으로 관사 주변에 멈췄고, 10여분 뒤 나머지 한 대도 같은 장소에 들어오는 모습이 담겼다. 피의자들이 차에서 내리거나 서로 대화하는 모습은 확인되지 않았다.

경찰은 이들이 개별적으로 관사에 가면서 CCTV에 찍혔을 가능성도 있어 주요 증거로 활용하기는 어렵지만 순차적 범행 등을 공모했을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고 조사하고 있다.

피의자 3명 중 2명은 성폭행 혐의를 인정했고 한 명은 부인하고 있지만 지금까지 사전 공모 가능성에 대해서는 세 사람 모두 부인하고 있다.

사건 발생 전 술자리가 있었던 식당 주인이자 해당 초등학교 학부모인 박씨는 정신을 잃은 여교사를 차에 태워 2km 떨어진 관사에 데려다주고 술에 취해 우발적으로 신체를 만졌다고 주장했다.

술자리에 뒤늦게 동석했던 이씨는 애초 "선생님이 놓고 간 휴대전화를 갖다 주러 갔다가 우발적으로 성폭행했다"고 말했으나 최근 "식당에서 취한 여교사를 부축해 화장실에 갈 때부터 성폭행을 결심했다"고 진술했다.

옆 식당 주인인 김씨도 애초 "사건 발생 전 식당 앞에서 박씨와 가벼운 인사만 주고받았다. 이후 박씨의 전화를 받고 여교사를 지키기 위해 갔을 뿐 성폭행하지 않았다"고 주장했으나 피해자 체내에서 이씨와 김씨의 DNA가 검출됐다.

박씨와 김씨는 각각 "관사에서 나오면서 이씨가 가는 것을 보고 위험해 보여 부재중 전화가 와있던 김씨에게 전화해 부탁하고 가게 문을 닫으러 갔다", "박씨 가게 불이 켜져 있어 통화를 시도했고 나중에 박씨의 부탁으로 관사에 갔다"며 공모를 강하게 부인했다.

그러나 경찰은 범행 전 식당 야외 탁자에서 술자리를 할 때부터 세 명이 모두 같은 장소에서 정보를 공유할 수 있었고 박씨의 범행 종료 시간대인 22일 자정 전후로 김씨가 5차례나 전화를 건 뒤 박씨에게서 전화가 오자마자 관사로 간 점 등을 토대로 공모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우발적 범행 후 가게 문을 닫으러 갔다고 주장해온 박씨가 가게 문을 닫은 직후 다시 관사를 향해 차를 타고 갔다가 돌아오는 CCTV 장면이 발견된 점도 박씨 진술이 거짓일 가능성을 뒷받침한다.

22일 오후 사건 용의자로 지목된 박씨 등이 따로따로 경찰 조사를 받은 다음 날 오전 바로 박씨 식당에서 만난 점도 '입 맞추기' 의혹을 사고 있다.

박씨 등 3명은 지난달 21일 밤부터 22일 새벽 사이 전남 신안군의 한 섬 식당에서 홀로 저녁 식사를 하던 여교사에게 담근술을 먹여 정신을 잃게 한 뒤 초등학교 관사에서 차례로 성폭행한 혐의로 구속됐다.

이들은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상 유사강간과 준강간 혐의로 구속됐다.

경찰은 피해자가 외상후스트레스장애 진단을 받았고 주거침입이 성립하는 점, 범행 공모 정황 등을 토대로 더 무거운 혐의인 특례법상 강간 등 상해·치상으로 변경 적용할 방침이다.

areu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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