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원, 시·도교육청 통보로 뒤늦게 들통…"대상자들 가중처벌 검토"
일부 징계시효 소멸·명퇴로 징계 모면…"공무원 징계시효 늘려야"
감사원이 최근 전국 시·도교육청에 2013년부터 지난해까지 3년 간 공무원의 음주운전 사실을 통보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전국 17개 시·도교육청에 통보된 교사와 일반직공무원 등 대상자는 940명에 달했습니다. 시도별로는 전남이 200명으로 가장 많고 경기 190명, 경남 86명,서울 79명 등의 순이었습니다. 교육청들에 따르면 상당수는 주로 밤 10시에서 자정 사이 술을 마친 채 차를 몰고 귀가하다가 적발됐고 대개는 단속에 걸리자 경찰에 자신의 직업을 '회사원'이라고 둘러댄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연합뉴스TV : 02-398-4409(제보) 4441(기사문의), 카톡/라인 jebo23
(전국종합=연합뉴스) 음주운전은 타인의 생명을 앗아가기도 하는 중대 범죄다.
국민 생명을 보호하는 데 앞장서야 할 공무원의 음주운전은 그래서 더 많은 비난을 받는다. 아이들에게 모범이 돼야 할 교사들도 마찬가지다. 그런 데도 이들의 음주운전 추문은 그치지 않는다.
공무원들이 경찰의 음주운전 단속에 적발된 뒤 신분을 이실직고하면 검찰을 거쳐 일사천리로 징계 대상에 오른다. 음주운전 횟수나 측정된 혈중 알코올 농도에 따라 경징계 혹은 중징계 처분된다. 공복(公僕)으로서 품위 손상 잘못은 크지만, 적어도 이들은 신분을 속이지는 않은 경우다.
공무원들이 음주운전도 모자라 단속에 걸린 뒤 신분까지 속였다면 법질서를 깡그리 무시한 것이다. 나중에 다 밝혀지기 마련인 데도 눈앞의 질책과 처벌을 모면하기 위해 음주단속 시 신분을 감추는 양심 불량 공무원들이 적지 않다.
감사원은 지난주 전국 시·도교육청에 '3년간(2013∼2015년) 공무원 품위 손상 행위(음주운전) 사실'을 통보한 것으로 7일 확인됐다.
감사원은 선거 관련 공직기강 감찰 중 제보에 따라 음주운전에 걸린 뒤 신분을 감춘 시·도교육청 소속 공무원들을 경찰 협조로 파악했다.
음주운전은 면책이 허용되지 않아 감사원의 통보는 곧 징계 처분 요구와 같다.
연합뉴스가 전국 취재망을 가동해 17개 시·도교육청에 확인한 결과 교사와 일반직 공무원 등 통보 대상자는 총 940명이었다. 교사 비중이 훨씬 컸다. 서울은 통보자 79명 중 58명이, 인천은 43명 중 39명이, 부산은 46명 중 34명이 교원이었다.
이 중에는 적발 당시 신분을 제대로 밝혔는데 경찰 오류로 통보된 경우도 있고, 검찰이 해당 교육청에 정상 통보했는데 감사원이 이중 통보한 경우도 있다.
시도별로는 전남이 200명으로 가장 많고, 경기가 190명으로 뒤를 이었다. 다음은 경남(86명), 서울(79명), 경북(63명), 부산(46명), 인천(43명), 광주(40명), 충남(34명), 충북(31명), 대구(25명), 울산(24명), 강원(23명), 대전·전북(각 22명), 제주(10명), 세종(2명) 등의 순이다.
감사원은 "각 교육청이 징계를 완료한 사안이 아니어서 구체적인 통보 대상자 규모를 확인해 줄 수 없다"고 말했다.
교육청들에 따르면 상당수는 주로 밤 10시에서 자정 사이 술을 마친 채 차를 몰고 귀가하다가 적발됐다. 대개는 단속에 걸리자 경찰에 자신의 직업을 '회사원'이라고 둘러댔다고 한다.
지난 3∼4월 감사원으로부터 해당 내용을 비공식 통보받은 시·도교육청은 막바지 사실관계 조사를 벌이고 있으며, 곧 징계 절차에 착수할 것으로 알려졌다.
교육청은 양심을 속인 당사자들을 가중 처벌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경징계 대상인데 중징계하자는 것은 아니다. 정상적 판단이라면 견책이 나올 것을 감봉 1월 처분하는 등 징계 수위를 한 단계 정도 높이자는 것이다.
교육청 안팎에서도 신분을 밝혀 제때 징계받은 직원과 같은 잣대로 징계 수위를 정하는 것은 문제라는 얘기가 나온다. 제때 징계를 받았더라면 당연히 뒤따랐을 불이익 없이 이미 승진했을 수도 있어서다.
명예퇴직으로 징계를 모면한 경우도 적지 않다. 경기도교육청은 통보자 190명 중 27명이 명예퇴직으로 교단을 떠났다.
징계시효(3년)가 지나 법적으로 징계할 수 없는 운이 좋은(?) 대상자도 있다고 한다. 이 때문에 공무원 비위 관련 징계시효를 더 늘려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A교육청 관계자는 "이제는 전산시스템 발달로 음주운전 적발 시 신분을 속여 봤자 머지않아 탄로 나고 불이익만 더 받는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며 "음주운전은 타인의 가족에 불행을 끼칠 수 있는 중대 범죄라는 것을 가슴 깊이 새기고, 음주 위주의 그릇된 회식 문화도 바꿔야 한다"고 지적했다.
(박재천 김용래 여운창 이주영 김용민 이해용 이종민 신민재 한무선 이정훈 이영주 김근주 전지혜 백도인 기자)
jcpar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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