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ULL인터뷰] 영지가 밝힌 포장마차·복면가왕·노래

문완식 기자 / 입력 : 2016.06.07 14:00 / 조회 : 55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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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수 영지 /사진=라우더스 엔터테인먼트


영지(35, 본명 김영지)는 서울 청담동에서 포장마차 형태의 술집을 운영하고 있다. 장사, 잘된다. 이제 4년 됐는데 인기 연예인들을 비롯해 연예 관계자들이 단골로 찾는 장소가 됐다. 이런 포장마차가 하나 더 있다.


최근에는 라운지 바를 새로 내기도 했다. 사업 수완이 좋은 편이다. 주량은 최근에 좀 늘었는데 소주 2잔 정도다. 주당들이 건배하다 흘릴 정도의 주량에도 그녀는 가게를 찾는 손님들과 흥에 겨워 어울린다. 마치 제일 많이 취한 사람처럼. 영지는 "가게를 차리고, 사람들을 만나며 비로소 나를 찾게 된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런 '나'를 찾는데 10년이란 시간이 걸렸다.

영지가 가수로 돌아온다. 영지는 7일 낮 12시 새 싱글 '취한 건 아니고'를 발표한다. 이별한 여성의 감정을 녹인 감성 발라드다. 슬픔, 그리움, 후회, 방황, 미련 등이 담긴 영지의 호소력 짙은 목소리가 인상적인 노래다.

"전 늘 '가수 영지'를 꿈꿨어요. 장사를 하고, 사업을 하는 건 음악을 하고 싶어서였어요. 20대는 늘 기다림의 연속이었거든요. 노래를 하고 싶은데 그러지 못했으니까요. 노래만 해서 먹고 살 수 있는 사람은 아마 4만명 중 40명 정도일 거예요. 음악을 꾸준히 할 수 있으려면 경제력도 필요하거든요. 강남에 포장마차를 2개하고 카페도 하고 바도 하면 부자라고 생각하는데, 돈은 못 벌었어요(웃음). 대신 사람을 얻었죠. 그런 사람들과의 만남이 음악적으로 도움이 많이 돼요. 철이 든다고 할까요. 불특정 다수의 사람을 만나면서 사람들과 소통하는 방법을 배웠어요. 그간의 저는 갇혀 지냈거든요. 집에 있는 걸 좋아했어요. 꿈이 집에만 있는 거예요. 지금도. 하하. 노래할 때만 밖에 나오고 나머지 시간은 집에 있는 게 제 꿈이에요."

활동적인 것 같은 그녀지만 낯을 가린다고 했다. 장사와 사업은 그런 낯가리는 영지를 변하게 했다.


"낯가림이 심해서 남의 집에 가는 걸 못해요. 근데 가게를 하니 남의 집이 아니라 내 집에 손님이 오는 거잖아요. 내 집에 누가 오면 반갑고 고맙고 그래요. 많은 사람을 만나 대화하고 그러다 보니 노래를 부르는 데도 도움이 많이 됐어요. 옛날에는 정말 생각만 많았어요. 지금도 생각을 많이는 하는데 사업을 하다 보니 판단이 빨라져요."

영지가 "생각만 많았다"고 하는 데는 사연이 있다. 2003년 버블시스터즈로 데뷔한 그녀는 2004년 팀을 탈퇴했다. 음악적인 색깔이 달라 고민 끝에 내린 결정이었는데 자신만의 음악을 맘껏 할 수 있으리란 예상과 달리 이후 2007년 솔로 앨범을 낼 때까지 한동안 쉬어야 했다.

"노래를 하고 싶은데 회사에 얘기를 하지 못했어요. 지금 생각하면 제가 놀고 있으면 회사도 부담이 되는 건데요. 그걸 미쳐 몰랐죠. 회사도 저만 있는 게 아니니 저를 막 밀 수 있는 분위기도 아니고요. 그렇게 20대의 시간을 허비했어요. 언젠가, 언젠가..하다가 지나간 거예요. 소중한 시간들이. 장사를 시작한 것도 바빠지고 싶었던 거예요. 강의(한양대, 서울예술종합학교)하는 것도 저를 바쁘게 하고요. 나를 세상에 내놓고 바쁘게 살아가니 음악을 하는 시간에도 한층 집중력이 생기더라고요. 지나가 버린 20대의 시간을 찾기 위해서라도 앞으로도 바쁘게 살 생각이에요."

최근 MBC '복면가왕'에 '백세인생'으로 출연했던 영지는 "장사를 하니까 영지가 어디서 무얼 하고 있는지 그나마 아니까 그런 섭외도 들어온 게 아니었나 한다"며 웃었다.

번호 안 바뀌었네 만지작 거리다 실수로 눌러 버렸어

사실은 그냥 문득 생각나서 연락해봤어 안 받을 줄 알았어

취한건 아닌데 조금 마시긴 했어 이런 힘든날엔 지친 내 마음 기댈 네 어깨가 항상 있었는데

아무말도 하지 않는 너에게 혹시 나를 걱정 하진 않을까 난 괜찮아 이제 나 다신 울지 않아 하지만 어떡해 나 웃지도 못하게 되어 버렸어

취한건 아닌데 기분이 이상해 그때 기억나 늦은 밤 나의 안부를 묻던 그 예전에 너인 것 같아

아무말도 하지 않는 너에게 혹시 나를 걱정 하지 않을까 난 괜찮아 이제 나 절대 울지 않아 하지만 어떡해 나 웃지도 못하게 되어 버렸어

아무리 빈잔을 채워봐도 사라지 듯 너없는 내 가슴은 채워지질 않아

수많은 밤들 중 하루 쯤은 혹시 너도 가끔 나처럼 이렇게 마음속에 내가, 내가 다녀가니 나만큼은 아니라도 가끔은, 그저 아주 가끔은..

미안해 취했나봐 다시는...

-영지 '취한 건 아니고'-


'취한 건 아니고'는 정준영의 '공감'을 통해 이별한 남성의 감정을 담아냈던 작곡팀 '매드하우스'(Mad House)가 작곡했다. 영지는 멜로디를 듣기 전에 가사를 먼저 받았다고 했다.

"사실 가사만 보고 욕을 했어요. 이거 누가 썼어 하는 소리만 당장 나오더라고요(웃음). 그랬는데 멜로디를 들어보니 딱 제가 원하는 멜로디였어요. 가사를 먼저 쓰고 멜로디를 붙인 곡이라고 하더라고요. 가사에 멜로디에 결합 되니 제 가슴에 팍팍 와 닿았어요. 처음부터 끝까지 한 글자, 한 글자가 가슴에 콕콕 들어왔죠. '삐삐'가 생각 났다고 할까요. 진부하고 촌스러울 수도 있어요. 근데 사랑은 똑 같은 거 같아요. 지나놓고 보면 아프죠."

영지는 이 노래를 공식 발매에 앞서 연세대 축제에서 처음 선보였다. 무대 중간 의자를 세워 놓고 노래를 했다. 반응이 좋았다. 영지는 "사랑은, 사랑에 대한 기억은 20대나 30대나 40대나 다 똑같은 것 같다"고 했다.

그녀는 '복면가왕' 얘기를 다시 꺼냈다.

"'복면가왕'에서 자막으로 '영지씨의 인생도 응원합니다'라고 나오는 데 눈물이 핑 돌았어요. 예전에는 가수 인생이 제가 전부였어요. 가수가 아니면 난 죽은 거야라고 생각했죠. 지금은 일부가 됐죠. 누군가를 사랑할 때 나를 버리고 전부로 만들며 힘들어져요. 지금은 제 전부의 인생에서 가수를 일부로 보고 있어요. 직업이라는 건 평생 꾸준히 해야 하는데 그게 전부가 되면 지치죠."

이어지는 '복면가왕' 이야기. 그녀는 3라운드까지 올라갔다 '음악대장'에 졌다.

"음악대장을 이기겠다는 생각은 없었어요. 사람이 '한방'이란 게 있잖아요. 가왕이 됐다면 그 '한방'이 나온 거겠죠. 그런데 그렇게 '한방'이 나오고 유명해지면 제 지나온 세월이 슬퍼질 것 같았어요. 이렇게 될 거 지금까지 왜 이렇게 살았나 하고요. 3라운드 끝나고 든 생각이요? 라운지 가서 빨리 일해야 하는데...였어요(웃음)."

영지는 이번 '취한 건 아니고'에 이어 가을께 정규 앨범도 낼 생각이다. 지금까지 영지의 이름을 단 정규 앨범은 없었다.

"아까운 곡들이 많아요. 그것들을 한 앨범에 담고 싶어요. 큰 욕심은 없어요. 저를 알고 저를 사랑해주는 주위 분들에게 선물하고 싶어요. 영지의 첫 앨범입니다. 하면서요. 제 노래가 누군가에게 선물이 된다면 정말 행복할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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