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김재영, 강판 뒤 김성근 감독과 대화 한토막

안승호 기자 siwoo@kyunghyang.com 2016. 6. 7.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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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 김재영. 한화 이글스 제공

지난 4일 대구 삼성-한화전. 3회말 1사 1루에서 한화 선발이던 에스밀 로저스가 박한이와 10구 승부에 볼넷을 내주고 팔꿈치 통증으로 마운드에서 내려왔다. 에이스의 급작스런 강판. 한화 입장에서는 돌발 상황이 발생했다.

로저스에 이어서는 이날 1군에 합류한 신인 사이드암 투수 김재영(23)이 마운드에 올랐다. 기다리고 기다려온 1군 등판이었지만, 3-4로 박빙의 초반 승부가 이어지고 있던 터여서 마음을 보통 단단히 먹지 않고서는 안될 일이었다.

김재영은 첫 타자 백상원에게 2구만에 우전안타를 맞았다. 그렇게 1사 만루. 안타 1개라도 더 맞으면 대량 실점으로 흘러갈 수 있는 상황에서 조동찬과 맞닥뜨렸고 적극적인 승부를 이어간 끝에 볼카운트 1-1에서 3구째를 유격수 앞 땅볼로 이끌어내 병살로 이닝을 끝냈다.

김재영은 4회에도 마운드에 올랐으나, 선두타자 이지영에게 솔로홈런을 맞았다. 이어 김재현을 중견수플라이로 낚아내고 강판했다.

1이닝 2안타 1실점. 시범경기서 4경기에서 2승 무패 평균자책 0.60으로 활약하던 기대치에 비하면 만족과는 거리가 큰 등판일 수 있지만, 김재영은 이날 등판으로 프로 첫 시즌의 흐름을 바꿀 수 있는 전환점을 마련했다.

김재영은 강판 뒤 벤치 끝자락으로 이동하기 전, 김성근 감독 곁으로 이동했다.

그리고 이어진 김 감독과 대화. “맞은 공 한복판이지. 그거 봐. 스피드가 아니라 컨트롤이야.”

이지영에게 맞은 공은 가운데로 몰린 직구였다. 뉘앙스는, ‘질책’이라기보다는 ‘격려’에 가까웠다. 분명 ‘관심’의 표현이었다.

김재영은 팀이 8-7로 뒤집기 승리를 거두기까지 더그아웃에서 불편하지 않았다. 선수들 틈에 녹아들어 환한 얼굴로 그라운드에서 뛰는 선수들을 응원했다. 김 감독은 허리 디스크 수술 뒤로 벤치에서 주로 서서 경기를 끌어가고 있다. “서 있으니, 중간중간 선수들과 얘기하기 좋다”며 농담을 섞기도 했다.

김재영이 향후 시즌 1군서 어떤 역할을 맡을 지는 조금 더 지켜봐야 알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1군 잔류를 위한 방향 키는 잡아가는 것으로 보인다.

김재영은 시범경기 때와는 달리 개막 이후 등판할 때면 볼넷이 많았다. 볼넷이 늘어나자 스트라이크를 잡으러가다 안타를 맞는 악순환이 반복됐다. 지난 4월12일 1군에서 내려가기까지 4경기 등판에 4.2이닝을 던지며 볼넷 7개와 몸에 맞는볼 3개로 사사구 10개를 내줬다. 같은 기간 7안타를 맞은 것에 비하면 그냥 내보낸 것이 너무 많았다.

김재영이 1군으로 다시 올라온 배경은 역시 최근 2군에서 호투 덕분이었다. 김재영은 지난 1일 고양 다이노스전에서 선발로 등판해 7이닝을 2안타 무실점으로 막았다. 볼넷과 몸에 맞는 볼 1개씩을 내줬지만 이닝수를 감안하면 많은 수는 아니었다.

한화는 선발이든 불펜이든 1군투수 자원 확보가 필요하다. 로저스가 지난 6일 1군 엔트리에서 빠지면서, 이번주부터 당장 선발투수 1명이 필요한 상태다. 김재영 또한 잠재적 후보가 될 수 있다.

<안승호 기자 siwo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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