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린도어 고장, 도시철도 272건 vs 메트로 2716건 왜?
신언근 서울시의회 의원에 따르면 두 개 지하철 공사가 운영하는 스크린도어는 각각 서울메트로가 9536개, 서울도시철도공사가 1만128개다. 그런데 지난해 스크린도어 고장 건수는 서울메트로가 2716건인 반면 서울도시철도는 272건에 불과했다. 서울메트로가 더 적은 수의 스크린도어를 운영하면서도 고장은 무려 10배나 많이 발생한 셈이다. 신 의원은 "서울메트로가 비용 절감에만 관심을 둔 결과"라며 "서울도시철도가 405명의 인력으로 스크린도어 유지·보수 업무를 직접 운영하고 있는 반면에 서울메트로는 고작 183명(은성PSD, 유진메트로컴 합산)에게 하도급을 준 결과"라고 지적했다. 서울메트로에서 스크린도어 고장이 잦은 것은 수리업무를 용역업체에 맡기면서 관리인원이 부족한 데다 스크린도어에 기술적 결함도 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서울시 관계자는 "서울도시철도공사와는 달리 서울메트로에는 기술적으로 완성되지 않은 여러 종류의 스크린도어 제품이 설치된 것으로 안다"면서 "애초 설치된 제품의 품질 차이도 고장 발생 건수에서 10배의 차이가 발생한 원인인 것 같다"고 추정했다. 서울시는 구의역 사고를 계기로 하도급 문제를 개선하고 안전업무 전담인력을 자회사가 아닌 서울메트로의 정규직으로 직접 채용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서울메트로는 구의역 사고와 관련해 임직원에 대한 구체적인 문책 방안을 6일 내놨다. 서울메트로 측은 경영지원본부장과 기술본부장 등 경영진 2명의 사표를 수리하고 설비처장 및 구의역장 등 구의역 사고 관련자 5명을 직위해제한다고 밝혔다.
또 앞으로 경찰 수사를 통해 밝혀지는 위법사항에 대해서는 추가적인 문책이 잇따를 것으로 예고했다. 직위해제된 직원은 승강장안전문(PSD) 업무 책임자인 설비처장, 전자사업소장, 승강장안전문 관리팀장, 그리고 사고 당시 구의역 사업현장 업무를 관리한 구의역장, 구의역 담당직원이다. 서울메트로 감사도 서울메트로 경영에 대한 감독 책임을 지고 지난 5일자로 사표를 제출했다.
한편 구의역 사고로 숨진 김씨가 인력난 탓에 급박한 업무 지시를 받고 수리작업을 빠르게 처리할 수밖에 없었다는 지적도 나왔다. 서울 광진경찰서에 따르면 김씨는 지난달 28일 오후 구의역 9-4 승강장에서 스크린도어 정비 도중 열차에 치여 숨지기 불과 몇 분 전 을지로4가역 스크린도어 고장 건도 맡게 됐다. 김씨가 9-4 승강장 앞에 도착한 시간은 오후 5시 54분이고 3분 뒤인 5시 57분 스크린도어 안쪽으로 들어갔다가 사고를 당했다.
그런데 김씨는 당시 구의역 9-4번 스크린도어 수리작업을 마치고 곧바로 을지로4가역으로 가야만 하는 상황이었다는 것이다. 구의역에서 을지로4가역까지는 9개 구간으로, 지하철로 18~20분 정도 걸리는데, 은성PSD가 을지로4가역 고장을 신고받은 시각이 오후 5시 20분이기 때문에 '고장 신고 후 한 시간 내 현장 도착'이라는 용역 계약 조항을 지키기 위해 서두를 수밖에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최희석 기자 / 연규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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