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맨, 여성폭력 홍보 이미지 논란

백승찬 기자 2016. 6. 5. 12: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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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엑스맨: 아포칼립스>의 홍보 이미지가 여성폭력을 연상시킨다는 이유로 입길에 올랐다.

5일 가디언 등 외신은 <엑스맨: 아포칼립스>의 남성 악당 아포칼립스가 여성 주인공 미스틱의 목을 조르는 이미지가 여성폭력을 연상시킨다는 논란을 불렀다고 보도했다. 제작사인 20세기 폭스사는 이에 사과하며 홍보물을 교체했다.

대형 입간판 형태로 게시된 이 홍보물은 커다란 덩치의 악당 아포칼립스가 가녀린 여성 미스틱의 목을 한 손으로 조르고 있는 모습이다. 간혹 “강한 자만이 살아남는다”는 홍보 문구도 동반한다. 배우 겸 감독 로즈 맥고완은 “여성폭력이 영화를 마케팅하는 수단이라고 생각한 20세기 폭스의 결정에는 큰 문제가 있다”며 “이 광고에는 아무런 맥락 없이 목 졸리는 여성만이 보인다”고 비판했다. 맥고완은 친구의 아홉살 딸이 이 홍보 이미지를 본 뒤 “아빠, 왜 괴물이 여자에게 폭력을 써요?”라고 물었다는 일화를 소개하며, “9세 소녀도 보는 걸 20세기 폭스 사람들은 못봤다”고 말했다.

여성폭력을 연상시키는 모습으로 논란이 된 <엑스맨: 아포칼립스> 홍보 이미지

이 홍보 이미지는 영화의 한 장면에 불과하지만, 가정 폭력을 겪은 여성 입장에선 큰 불쾌감을 느낄 수 있다. 이는 최근 한국에서 불거진 ‘일베 조형물’ 논란과 맥을 같이 한다. 여성혐오, 지역주의 등의 온상인 일베를 상징하는 조형물을 제작하는 건 ‘표현의 자유’ 영역에 속할지 몰라도, 이를 공공 영역에 전시하는건 피해자에게 상처를 입힐 수 있다.

20세기 폭스사는 “이 홍보 이미지가 불쾌한 감정을 유발할 수 있다는 사실을 미처 깨닫지 못했다”며 “여성폭력을 용인하는 건 절대 아니다”라고 사과했다. 폭스사는 문제가 된 이미지를 교체하겠다고 밝혔다.

<백승찬 기자 myungworry@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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