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맨, 여성폭력 홍보 이미지 논란
[경향신문] <엑스맨: 아포칼립스>의 홍보 이미지가 여성폭력을 연상시킨다는 이유로 입길에 올랐다.
5일 가디언 등 외신은 <엑스맨: 아포칼립스>의 남성 악당 아포칼립스가 여성 주인공 미스틱의 목을 조르는 이미지가 여성폭력을 연상시킨다는 논란을 불렀다고 보도했다. 제작사인 20세기 폭스사는 이에 사과하며 홍보물을 교체했다.
대형 입간판 형태로 게시된 이 홍보물은 커다란 덩치의 악당 아포칼립스가 가녀린 여성 미스틱의 목을 한 손으로 조르고 있는 모습이다. 간혹 “강한 자만이 살아남는다”는 홍보 문구도 동반한다. 배우 겸 감독 로즈 맥고완은 “여성폭력이 영화를 마케팅하는 수단이라고 생각한 20세기 폭스의 결정에는 큰 문제가 있다”며 “이 광고에는 아무런 맥락 없이 목 졸리는 여성만이 보인다”고 비판했다. 맥고완은 친구의 아홉살 딸이 이 홍보 이미지를 본 뒤 “아빠, 왜 괴물이 여자에게 폭력을 써요?”라고 물었다는 일화를 소개하며, “9세 소녀도 보는 걸 20세기 폭스 사람들은 못봤다”고 말했다.
이 홍보 이미지는 영화의 한 장면에 불과하지만, 가정 폭력을 겪은 여성 입장에선 큰 불쾌감을 느낄 수 있다. 이는 최근 한국에서 불거진 ‘일베 조형물’ 논란과 맥을 같이 한다. 여성혐오, 지역주의 등의 온상인 일베를 상징하는 조형물을 제작하는 건 ‘표현의 자유’ 영역에 속할지 몰라도, 이를 공공 영역에 전시하는건 피해자에게 상처를 입힐 수 있다.
20세기 폭스사는 “이 홍보 이미지가 불쾌한 감정을 유발할 수 있다는 사실을 미처 깨닫지 못했다”며 “여성폭력을 용인하는 건 절대 아니다”라고 사과했다. 폭스사는 문제가 된 이미지를 교체하겠다고 밝혔다.
<백승찬 기자 myungworry@kyunghyang.com>
Copyright © 경향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윤 대통령, 이재명 대표에 총리 후보 추천 부탁하나…첫 영수회담 의제 뭘까
- 조국혁신당 “윤 대통령, 4·19 도둑 참배” 비판···이재명·조국은 기념식 참석
- [스경X이슈] “할 말 할 날 올 것” ‘사생활 논란’ 유영재, 라디오 하차
- 디올백 건넨 목사 ‘김건희 스토킹’ 혐의 입건
- 이준석, 이재명 만난다는 윤석열에 “조국이나 이준석은 부담스러우실 것”
- 국정원 “‘강남 학원가 마약음료’ 필로폰 총책, 캄보디아서 검거”
- 이스라엘의 군시설 노린 재보복, “두배 반격” 공언 이란 대응 촉각 …시계제로 중동 정세
- [단독]해병대 사령관·사단장, 비화폰으로 수차례 통화…추가 검증은 미제로
- “선거 지고 당대표? 이재명식 정치문법” 한동훈 조기 등판에 부정적인 국민의힘
- ‘2000명 증원’ 한발 물러선 정부···“원점 재검토” 접을 뜻 없어보이는 의료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