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대출 금리 하향세.. "일단 변동금리 유리"

김신영 기자 2016. 6. 2. 0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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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은행 금리 다시 2%대로] 조선·해운업종에 대출 많은 농협은행만 작년보다 올라 전문가들 "금리 더 내려갈 듯" 금리 다시 오를 조짐 보일 때 고정금리로 갈아타는 전략을

지난해 12월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가 기준 금리를 올린 후 슬금슬금 올라갔던 주택 담보대출 금리가 다시 하락했다. 주요 은행의 주택 담보대출 금리는 지난해 하반기 계속 상승해 올해 초 연 3%선을 넘어섰지만 4월 들어 대부분 2%대로 다시 내려앉았다. 가계 부채가 계속 불어나 1300조원을 향해 치닫는 가운데 부채의 증가를 이끌어온 저금리라는 동력(動力)이 소진될 조짐이 안 보이는 상황이다.

◇주요 은행 주택 담보대출 2%대로

시중 은행의 주택 담보대출 금리는 미 연준의 기준 금리 인상이 가시권에 들어온 지난해 10월 이후 계속 오르다가 4월 들어 대부분 2%대로 진입했다. 1일 전국은행연합회 집계 결과 국민·기업·농협·신한·우리·KEB하나 등 6개 주요 은행의 4월 주택 담보대출(분할 상환·신규 대출 기준) 금리는 대부분 2%대를 기록했다.

국민은행의 주택 담보대출 평균 금리는 3월 3.0%에서 0.05%포인트 하락한 2.95%였고, KEB하나은행의 금리는 3월 3.09%에서 0.1%포인트 내려간 2.99%를 기록했다. 국민은행과 KEB하나은행의 주택 담보대출 평균 금리가 2%대로 하락한 것은 지난해 10월 이후 6개월 만이다. 기업은행과 우리은행의 주택 담보대출 금리도 각각 2.94%→2.78%, 2.88%→2.85%로 내려갔다. 신한은행의 4월 주택 담보대출 금리는 전달보다 0.07%포인트 내려간 평균 3.01%로 역시 2%대 진입을 앞두고 있다.

주택 담보대출 금리는 은행이 자금을 조달하는 시장 금리가 내려가며 같이 하락했다. 대출금리는 보통 코픽스(COFIX·자금조달비용지수) 등 금리 산정 기준이 되는 금리에 가산 금리를 더해 정해지는데, 코픽스가 지난해 말 1.7%에서 최근 1.5%대로 하락하는 등 시장 금리가 일제히 내려간 영향이 컸다. A은행 여신 담당 부행장은 "한국 경기가 회복될 조짐이 보이지 않아 한국은행이 기준 금리를 내리리라는 전망이 시장에 확산하면서 금융채 등 시장 금리가 하락하는 중"이라고 말했다.

◇구조조정 부담 농협은행, 대출금리 못 내려

대부분의 은행 금리가 2%대로 내려가고 있지만 특수은행인 농협은행의 금리는 3%선을 웃돌았다. 농협은행의 4월 주택 담보대출 평균 금리는 3.11%로 다른 은행보다 훨씬 높다. 이에 대해선 최근 산업 구조조정이 진행 중인 조선·해운 업종에 대한 농협은행의 대출이 유난히 많아 수익성을 보전하기 위해 높은 대출금리를 유지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농협은행은 산업·수출입은행 등 국책은행을 제외하곤 조선·해운업 대출이 가장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농협은행 관계자는 "한진·현대상선과 STX조선해양·대우조선해양·성동조선·창명조선 등 6개 부실 조선·해운사에 대한 농협은행의 여신은 3조원에 달해 2분기에 2조원 가까운 충당금을 추가로 쌓아야 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며 "수익성 악화가 우려되는 위기 상황이라 대출금리를 다른 은행처럼 끌어내리기 어려운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변동 금리 대출받았다가 고정으로 갈아타세요"

전문가들은 주택 담보대출 금리가 앞으로 더 내려갈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미국이 기준 금리를 올리더라도 당분간 이어질 산업 구조조정 등의 여파로 한국 경기가 단기간에 회복되기는 어렵기 때문이다. 금리가 추가로 하락한다면 고정 금리보다는 변동 금리 대출을 받는 것이 유리하다. 금융권 관계자는 "최근 감독 당국이 은행의 고정 금리 대출을 늘리라는 입장이기 때문에 은행들은 변동 금리 대출을 고정 금리로 바꿀 경우 중도 상환 수수료를 면제해주고 있다"며 "대출을 새로 받을 계획이라면 일단 변동 금리를 선택했다가 금리가 오를 조짐이 보일 때 고정 금리로 갈아타는 전략을 취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한편 저금리가 고착화하면서 주택 담보대출 심사를 까다롭게 하는 은행권 '여신 심사 가이드라인' 시행(수도권 2월부터)에도 불구하고 가계 대출 잔액은 계속 늘어나고 있다. 한국은행 집계 결과 지난 4월 은행의 주택 담보대출은 전월보다 2조9700억원 늘어난 407조원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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