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人災..남양주 지하철 공사장 가스폭발 14명 사상

지홍구,강영운,김희래 2016. 6. 1. 17: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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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근 창문 깨지고 현관문 종이처럼 너덜" 주민들 공포용접작업 화재사고 매년 늘어.."원도급·협력업체 안전 공유를"
경기도 남양주시 진접읍 복선전철 공사 현장에서 가스 폭발로 추정되는 안전사고가 발생해 4명이 숨지고 10명이 부상을 당했다.

1일 경찰과 소방당국에 따르면 이날 오전 7시 27분께 진접읍 금곡리 주곡2교 일대 '진접선' 복선전철 공사 현장에서 원인을 알 수 없는 가스 폭발로 다리 밑 지하 15m에서 작업 중이던 건설업체 M사 근로자 윤 모씨(61) 등 4명이 사망했다. 함께 작업 중이던 부상자 10명은 인근 병원으로 긴급 후송됐으며 이 중 전신화상을 입은 심 모씨(51) 등 3명은 중상인 것으로 알려졌다.

사고 당시 근로자들은 지하에서 구조물 설치 작업 중 튀어나온 철근을 먼저 절단(용단 작업)하고자 지상 가스통과 연결된 프로판가스 호스를 현장으로 끌고 들어왔다. 이어 호스에 불을 붙이려는 순간 폭발이 발생한 것으로 파악됐다.

용단과 용접은 작업 과정에서 발생하는 불티 등으로 인해 화재와 폭발 위험이 커 사전 안전교육 및 준수가 중요한 업무 분야로 꼽힌다.

경찰과 소방당국은 이날 오후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등과 함께 현장검증을 진행하며 폭발이 발생한 정확한 경로를 찾고 있다. 또 남양주경찰서에 수사본부를 설치하고 건설업체 측의 안전관리 소홀 여부 등을 집중 조사하고 있다.

경찰은 공사업체의 안전관리 준수 여부 등을 집중 조사해 과실이 확인될 경우 업무상 과실 혐의 등으로 사법처리할 방침이다.

사고가 발생한 1일, 남양주 주민들은 서울지하철 구의역 인사사고에 이어 또다시 14명의 사상자가 지하철 공사 현장에서 발생하자 충격을 감추지 못했다.

이날 폭발의 위력은 강력했고, 주민들은 공포에 떨었다.

굉음을 동반한 폭발로 인해 공사 사무실 현관문은 종잇장처럼 떨어졌다. 사고 현장 인근 상점의 창문이 깨지고 출입문이 떨어져나가는가 하면, 인근 교회 차고지에서는 천장 마감재가 너덜너덜해지는 등 주변은 폭발 충격으로 아수라장이었다.

주민 김 모씨(57)는 "폭발 소리가 얼마나 컸던지 주변 산 너머까지 들릴 정도였다"면서 놀란 가슴을 쓸어내렸다.

이날 사고는 진접선 제4공구 주곡2교 다리 아래 통과 구간에서 17명의 인부가 지하 15m 아래에서 작업하던 중 폭발음과 함께 현장이 붕괴되면서 발생했다. 비좁은 지하의 밀폐된 공간에서 철근 절단 작업을 하던 중 프로판가스가 새 대규모 폭발로 이어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 사고로 윤씨 등 4명이 숨지고, 10명이 중경상을 입었다. 모두 포스코건설 하도급업체인 M사 소속 인부다.

서울 지하철 4호선 서울 당고개역에서 별내∼오남∼진접 등 남양주 구간 15㎞를 잇는 진접선 복선전철 사업은 한국철도시설공단이 시행하고 포스코건설이 시공을 맡아 2020년 개통을 목표로 지난해 8월 공사를 시작했다.

포스코건설 측은 안전관리자를 지정하고 교육·지도·감독 등을 규정대로 이행했다는 입장이지만 밀폐된 공간에서 작업하면서도 가스 폭발 사고를 예방하지 못했다는 점에서 '인재'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경찰은 안전관리자 지정 여부, 안전 교육·지도·감독이 제대로 이뤄졌는지, 원·하도급 계약과 관리가 규정대로 이행됐는지에 수사력을 집중하고 있다.

밀폐된 지하 작업장에서 환기시설은 제대로 갖췄는지, 작업 인부들이 안전복과 마스크는 했는지, 용접포는 깔았는지, 화재를 줄이기 위한 임시 소방시설은 설치했는지 등도 조사 대상이다. 경찰 관계자는 "아직 명확한 원인조사가 이뤄지지 않았지만, 여러 관계자를 조사해 안전조치 위반 사항이 있다면 공사 관계자를 형사입건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원도급 업체인 포스코건설은 "이번 사고에 대한 책임을 통감하고 사과드린다"면서 "희생자 가족을 비롯한 부상자 가족에게 내부 규정과 절차에 따라 필요한 지원을 하겠다"고 밝혔다. "사고가 수습되고 사고원인이 파악되는 대로 현장의 안전관리지침과 설비를 전면 재점검하겠다"고 했다. 해마다 용접·절단·연마 작업 중 부주의로 많은 인명피해가 발생하고 있는 것과 관련해 전문가들은 안전보건경영 시스템(한국은 KOSHA 18001)을 내실 있게 정착시킬 필요가 있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이명구 을지대 보건환경안전학과 교수는 "이러한 사고를 미연에 방지하기 위해서는 안전보건경영 시스템 도입과 정착이 중요하고, 무엇보다 원도급·협력업체 모두 사전에 이를 공유하고 체화해 안전활동의식을 높이려는 실질적인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지홍구 기자 / 강영운 기자 / 김희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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