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비극은 '현재 진행형'

이희경 입력 2016. 6. 1. 16:02 수정 2016. 6. 1. 16: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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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47년부터 시작된 팔레스타인과 이스라엘의 분쟁은 ‘현재 진행형’이다. 인티파다(대규모 반이스라엘 투쟁)와 같은 대규모 시위, 전쟁이 없을 뿐 분쟁은 지속되고 있다. 최근에는 팔레스타인 청년들이 이스라엘 거주 지역에 침입해 직접 공격하는 사건이 잦아졌고, 이스라엘은 폭격으로 이를 응징하며 ‘보복의 악순환’은 그치지 않고 있다.

31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포스트(WP)는 팔레스타인 청년의 공격으로 아내를 잃은 이스라엘의 한 가장 나탄 메이어를 인터뷰해 이런 실상을 보도했다.

나탄은 고아 출신의 아내 다프나와 결혼해 1997년부터 요르단강 서안 지구 오트니엘에 정착한 뒤 네 명의 자녀를 낳았고, 두 명을 입양했다. 이 지역 경비 업무를 담당한 경력이 있는 나탄은 평소 “팔레스타인 친구가 많다”라고 말할 정도로 팔레스타인들과 허물없이 지냈다. 사건은 지난 1월17일 나탄이 없는 사이 팔레스타인 청년 무라드가 침입하면서 발생했다. 15세에 불과했던 무라드는 몰래 집안에 침입했고, 자녀들이 지켜보는 앞에서 다프나를 살해했다. 나탄은 “다프나는 죽음이 덮치는 순간에 무라드의 칼을 잡아 그가 자녀를 해치지 못하도록 막았다”고 말했다. 이 사건 이후 이스라엘 경찰은 검문소에서 제압된 팔레스타인 공격범을 재판 없이 사살하는 등 강경조치를 취했고, 지난 3월에는 예루살렘에서 버스 테러가 발생하는 등 양 측의 긴장이 고조됐다.

나탄은 하지만 팔레스타인을 비난하기 보다는 두 국가 간의 무의미한 정치적인 다툼과 전 세계의 무관심이 비극을 불렀다고 말했다. 그는 “사건이 발생한 뒤 무라드의 먼 친척이 우리 가족을 위로하기 위해 찾아왔고 우리는 서로 부둥켜안아 울기도 했다”며 “다프나가 좋아했던 이 집도 팔레스타인 노동자들이 만든 것”이라고 전했다. 그는 특히 “무라드는 폭력적인 아이가 아니었다. 아마 이스라엘 병사들이 팔레스타인을 향해 총을 쏘는 TV 장면을 보고 그랬던 것 같다”는 무라드 아버지의 인터뷰를 전해 듣자 “그 말을 믿는다”고 말했다. 반면 그는 지난 4월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에게 편지를 쓰고 상황을 전했지만 아무런 응답을 받지 못했다며 “정치는 쓰레기”라고 말했다.

지난 8개월 동안 이스라엘에서는 민간인·군인 등 30명이 희생됐고, 팔레스타인에서는 폭격 등으로 200명이 숨졌다. 이스라엘은 팔레스타인이 학생을 대상으로 ‘유대인을 무조건 사살하라’고 교육시키고 있다고 비난하고 있다. 반면 팔레스타인은 국제사회가 불법이라고 규정했지만 이스라엘이 이를 무시하고 서안 지구에 정착촌을 건설하면서 불법 재판, 검문소를 운용하거나 군사 공격을 감행하고 있다고 맞서고 있다.

이희경 기자 hjhjk38@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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