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마프' 조인성 특별출연은 운명이었을까[윤가이의 TV토달기]

뉴스엔 입력 2016. 6. 1. 13: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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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리 잃은 조인성은 꽤나 충격적으로 다가온다. 실제로 190cm에 육박하는 장신에 훤칠한 하반신으로 기쁨 주는 배우 아닌가. 아무 옷이나 입고 서 있어도 패션쇼를 방불케 하는 조인성, 그가 무력하게 휠체어에 앉아 있다니. 못내 아쉬운 마음이다.

그런 의미에서도 조인성이 tvN '디어 마이 프렌즈'에 '특별출연' 중인 건 보고 또 봐도 신선하다. 조인성같은 톱 배우가 정식 출연이 아니고, 그렇다고 일회성 카메오도 아닌 고정적인 특별출연이라니. 매회 등장하지만 분량은 고작 몇분 남짓, 그렇지만 없어서는 안될 어마어마한 존재감이다. 조인성은 극중 박완(고현정 분)과 애달픈 사랑을 나누는 연하남 연하 역을 맡았다.

슬로베니아에 남아있는 연하와 서울로 돌아온 완, 사실 장거리가 문제가 아니다. 두 남녀는 세상의 편견이라는 정서적 거리로 고통받고 있다. 온몸과 마음으로 사랑했던 연하가 불의의 사고로 하반신 불구가 되자 도망칠 수밖에 없었던 완은 지금, 트라우마 덩어리다. 자주 화상 채팅을 하고 전화통화를 하며 마치 장거리 연애를 하듯 지내는 두 사람, 애써 외면하려 너무나 확연한 장애의 한계, "유부남과 장애인은 안 된다"고 강조하는 엄마, 아니 세상의 시선까지, 어쩌면 완과 연하의 사랑은 아름답게 깊어가기보다 위태롭게 곪아가는 지도 모르겠다.

사실 장애를 지닌 역할은 배우라면 연기의 진폭을 고려할 때 상당히 매력적일 수 있지만, 동시에 쉽게 들기 힘든 성배다. 장애인을 다루는 작품이나 장애인 캐릭터는 어쩔 수 없이 대중의 선입견과 직면해야 한다. 글이나 연기나 매우 예민하고 섬세해야 하는 이유도, 어쩌면 이를 다루는 자체가 숭고한 작업이라기보다 자칫 드라마틱하기 위한 도구로 비쳐질 수 있기 때문. 노희경 작가는 이번에도 전작들과 마찬가지로 장애를 가진 인물(연하, 완의 할아버지와 삼촌까지)들을 배치해 편견과 맞서는 그 어려운 일을 해내고 있다. 여기서 분량은 적지만 매우 중요한 인물 연하를, '굳이' 조인성이 연기하도록 했는지 그 의도를 조금은 읽어볼 수 있겠다.

지난 5회 완의 내레이션 중엔 "내가 먼저 사랑하고 죽도록 사랑한다고 고백해서 결국엔 내 남자로 만들고, 비가 오나 눈이 오나 영원히 함께하자고 철석같이 맹세한 남자를, 사고 이후 뒤도 안 돌아보고 차버린 냉정하고 비정한 여자"라는 대목이 있다.

일단 연하는 완이 먼저 사랑한 남자다. 5살 어린데다 지나갔던 사람도 돌아볼 만큼 잘 생겼다. 장난기도 있고 로맨틱하기까지 하다. 어느 여자가 탐하지 않을 수 있을까. 완이 적극적으로 구애해 연인이 됐을 만큼 매력적이어야 한다. 조인성이 이 역할에 안성맞춤인 아주 단순한 이유다.

또 있다. 연기력이다. 기실 잘생긴 배우, 비주얼 탁월한 남자들이야 꽤 많다. 하지만 고현정과 연인 케미스트리를 낼 수 있어야 하고 마른 하늘 날벼락 맞듯 장애인이 된 사연을 기구하게 연기할 수 있어야 한다. 하반신 불구의 신체 연기를 디테일하게 표현해야 하는 건 기본이다. 여기에 장애 속에도 어떻게든 밝게 지내려는 의지까지 포함이다. 장애와 우울에 매몰되지 않고 "난 아직도 널 사랑해. 난 영원히 네 곁에 친구가 될게"라고 자주 속삭이며 도리어 완에게 위안이 되고 싶은 연하다.

연기하는 배우가 조인성이라 감정은 극대화되는 느낌이다. 완이 작정하고 들이댔을만큼 매력적인 연하남이라서, 상황은 더 아프게 다가온다. 아름답고 건강했던, 그림같은 남자가 그것도 청혼을 하러 달려오다 여자의 눈앞에서 끔찍한 교통사고를 당했다. 집채만한 트럭에 깔려 다리가 뒤틀린 채 피를 쏟고 있다. 그 광경을 보고 길바닥에 주저앉은 완의 심경을 겪어 보지 않고서야 어찌 다 헤아릴 수 있을까. 다만 너무나 실감나는 두 사람의 연기에, 보고 있는 것만으로도 숨이 가쁘고 가슴이 죄인다.

조인성이 영화 '더 킹' 촬영으로 지방에 머물면서도 서울을 오가며 '디어 마이 프렌즈' 촬영을 병행하는 건 그래서다. 설마 '그 겨울 바람이 분다', '괜찮아 사랑이야'를 함께 한 노희경 작가와의 의리가 전부였을까. 그가 아니면 완의 연하가 될 수 있는 배우, 노희경 작가의 통찰력을 소화할 연기자는 찾기 힘들어 보인다. 배우로서도 쉽게 만날 수 없는 역할, 작품 입장에서도 만나기 힘든 배우가 그렇게 서로 만났다. (사진=tvN)

[뉴스엔 윤가이 기자]
뉴스엔 윤가이 issu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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