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양주 붕괴사고> '또 人災'..인명 앗아가는 안전불감증 언제까지

2016. 6. 1. 1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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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서 철근 절단중 가스 새".."안전을 비용으로 치부하는 의식 버려야"
<남양주 붕괴사고> '작업 중단' (남양주=연합뉴스) 임병식 기자 = 1일 오전 경기도 남양주시 진접읍 금곡리 진접선 지하철 공사현장에서 붕괴 사고가 일어나 근로자들이 작업을 중단한 채 대기하고 있다.
<남양주 붕괴사고> 현장 살펴보는 소방대원 (남양주=연합뉴스) 임병식 기자 = 1일 오전 경기도 남양주시 진접읍 금곡리 진접선 지하철 공사장 붕괴 사고 현장에서 소방대원들이 현장을 살펴보고 있다.
'구의역 사고, 이어지는 추모 물결' (서울=연합뉴스) 진연수 기자 = 1일 서울 광진구 구의역 추모의 공간에서 시민들이 스크린도어 정비 작업 중 사고로 숨진 김 모(19)씨를 추모하고 있다. 김 씨는 지난 28일 오후 구의역에서 스크린도어 정비 작업 중 승강장으로 진입하던 열차와 스크린도어 사이에 끼여 숨졌다.
지난 4월 전남 여수에서 곡선 코스를 지날 때 시속 50km 이하로 속도를 줄여야 했는데도, 시속 127km에 달하는 속도로 곡선 코스를 지나면서 무궁화호 열차가 탈선하는 사고가 일어났다 [연합뉴스 자료사진]

"지하서 철근 절단중 가스 새"…"안전을 비용으로 치부하는 의식 버려야"

(남양주=연합뉴스) 최해민 기자 = 4명이 숨지고 10명이 부상한 남양주 지하철 공사현장 붕괴 사고도 안전불감증으로 인한 '인재(人災)'일 가능성이 큰 것으로 드러나고 있다.

비좁은 지하 밀폐 공간에서 철근 절단작업을 하던 중 프로판가스가 새 대규모 폭발로 이어진 것으로 추정되기 때문이다.

협소한 지하 공간에서 위험천만한 가스 관련 작업을 했다면 마땅히 만반의 사고 예방조치가 이뤄져야 했지만 그렇지 못했고, 결국 대규모 인명피해로 이어지고 말았다.

전문가들은 각종 산업 현장에서 '안전관리는 곧 추가 비용이다'는 사고방식을 바꿔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1일 오전 7시 27분께 경기 남양주시 진접선 지하철 공사현장에서 가스폭발로 추정되는 붕괴사고가 발생, 현재까지 14명의 사상자가 난 것으로 파악됐다.

이 사고로 4명이 숨지고, 10명이 부상했으며 부상자 중 3명은 부상 정도가 심각한 상태로 전해졌다.

사고 현장에서는 17명이 작업 중이었는데, 나머지 작업자들은 15m 아래에 매몰된 것으로 추정된다.

경찰과 소방당국은 용단 작업(공기로 불순물을 제거하는 작업) 중 연료로 쓰이던 가스가 폭발한 것으로 보고, 사고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지하 밀폐된 공간에서 작업하면서도 가스 폭발사고를 예방하지 못했다는 점에서 이번 사고 또한 인재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아직 명확한 원인조사가 이뤄지지 않았지만, 추후 인명사고가 난 경위를 조사한 뒤 안전조치 위반 사항이 있다면 공사 관계자를 형사입건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지난달 28일에는 서울 지하철 2호선 구의역에서 스크린도어 정비업체 직원 김모(19)씨가 승강장으로 진입하던 열차와 스크린도어 사이에 끼여 숨지는 사고가 일어났다.

서울메트로는 지난해 11월 강남역 유사 사고 이후 스크린도어 정비 시 2인1조로 작업하고, 1명은 열차를 감시할 것과 출동 시 출동 사실을 역무실과 전자운영실로 통보할 것, 작업 전·후 역무실과 전자운영실에 신고하고 작업표지판을 부착할 것 등 작업 절차를 마련했다.

하지만 김씨는 열차를 감시하는 사람없이 홀로 작업에 투입됐고, 전자운영실에 통보도 하지 않았으며, 작업표지판도 세우지 않았다.

작업 절차가 송두리째 지켜지지 않은 상태에서 또 인명사고가 난 것이다.

지난 4월 전남 여수에서 발생한 무궁화호 열차 탈선 사고는 더욱 어이없는 이유로 발생했다.

곡선 코스를 지날 때 시속 50㎞ 이하로 속도를 줄여야 했는데도, 사고 당시 열차는 시속 127㎞에 달했다.

이 사고로 기관사 양모(53)씨가 숨지고 정모(55)씨 등 승객 7명과 부기관사 등 8명이 부상했다.

당시 열차에는 승객 22명, 기관사 2명, 승무원 3명 등 총 27명이 탑승해 그나마 인명피해가 적었다는 분석도 나왔다.

안전불감증 사고로 볼 수 있는 가장 대표적인 사고는 2014년 10월 성남 판교테크노밸리 환풍구 붕괴사고다.

그해 10월 17일 판교테크노밸리 야외광장에서 환풍구 철제 덮개가 아래로 떨어지면서 환풍구 위에서 공연을 보던 시민 27명이 18.9m 아래로 추락, 16명이 숨지고 11명이 다쳤다.

사고 경위를 수사한 검찰은 대규모 인명사고의 원인이 환풍구가 애초 도면보다 부실하게 시공된 점, 행사 현장에 적절한 안전조치가 이뤄지지 않은 점 등에 있는 것으로 판단하고 관련자 13명(법인 3곳 포함)을 기소했고, 법원은 올 1월 일부 피고인에게 실형을 선고했다.

사고가 난 환풍구는 설계도면대로는 커녕 결합할 곳이 단순 용접돼 있어 사람이 올라갔을 때 어느 정도의 하중 조차 견딜 수 없는 상태였던 것으로 드러났다.

물론 공연 중 올라가지 않아야 할 곳에 올라간 피해자들의 책임도 배제할 순 없지만, 공사업체들의 안전불감증 관행과 행자 주최자들의 부실한 안전관리 등이 도마 위에 오른 사고였다.

이인상 대한산업안전협회 건설안전본부장은 "안전사고는 투자가 관리를 따라가지 못해 일어난다"며 "안전에 대해 '추가 비용'이라는 생각을 고치지 않으면 안전에 허점이 생기게 마련"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세월호 사고 이후 우리 사회는 안전사고에 대한 인식은 높아졌지만, 아직 산업현장에서는 저가로 공사해 많은 이익을 남겨야 한다는 의식이 팽배하다보니 안전에 대한 투자가 제대로 일어나지 않고 있다"고 부연했다.

김동헌 재난안전원장도 "산업현장의 구조가 복잡·다양해지면서 '빨리빨리' 현상이 만연해 안전상 위해 요소를 자세히 볼 수 있는 기회가 줄고 있다"며 "또 안전관리에 투자하려는 경제적 여유가 부족하다보니 인재로 인한 안전사고가 반복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goal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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