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남 살려주세요" 선수단-팬들 함께 모여 호소

스포츠한국 이재호 기자 입력 2016. 6. 1. 1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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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남FC 제공

[스포츠한국 이재호 기자] 지난 28일 K리그 클래식 12R 성남의 홈경기가 열린 탄천종합운동장에는 ‘성남은 이제 축구 못합니까?, Plz Save SFC!’ 문구가 크게 새겨진 현수막이 걸리면서 축구팬들의 궁금증을 불러 일으켰다. 시민구단의 롤모델을 만들어가는 성남FC가 정부의 지방재정 개편안의 직격탄을 맞을 위기에 놓였기 때문이다.

정부는 지방재정 형평성 제고와 지역 간 재정 격차 해소를 이유로 6개 도시(성남, 수원, 과천, 용인, 화성, 고양)의 “불교부단체 우선배분 특례제도”를 폐지하려 하고 있는데, 이 제도 개편이 시행되면 성남시의 세금수입 1,051억 원이 타 시군으로 이전되어 사실상 재정이 거덜 나게 된다. 정부가 지방자치 발전을 위해 재정 확충하기로 한 금액 4조 7천억 원에 대한 근본적인 대책을 마련하지 못하고 지방자치단체에게 책임을 전가시켜 지방자치의 하향평준화를 초래하게 되는 것이다.

세금 1천억 원을 빼앗기면 성남시가 독자적으로 진행하는 다양한 문화, 복지 관련 사업들이 큰 타격을 받게 된다. 성남FC도 예외가 아니다. 성남FC는 올 해 70억 원을 시에서 지원 받는다. 1년 운영 예산의 약 절반을 차지한다. 지방재정 개편안이 시행되면 예산 삭감이 불가피하며 구단의 존립 자체가 위협받게 되는 상황이다.

예산이 삭감되면 성남FC가 야심차게 준비하고 있는 다양한 사업들에 제동이 걸린다. 무엇보다 선수단 운영이 가장 큰 타격을 입게 된다. 외국인 선수를 포함한 우수한 선수 확보가 어렵고 숙원사업인 클럽하우스 건립 등 장기적인 계획에도 영향을 미친다. 유소년도 마찬가지다. 해외 연수 및 멘토링 등 ‘성남형 유소년 육성 시스템’을 유지하는 것이 불가능하다. 또한, 연 2만 여명의 초등학생이 혜택을 받는 축구를 통한 공교육 기여, 지역 사회공헌 활동 등 시민구단으로서 축구를 통해 성남 시민 화합을 이루기 위한 꿈이 물거품 될 위기에 놓인다.

이러한 위기 상황에 직면한 성남FC는 지난 31일 지방재정 개편안 철회와 관련한 자체 설명회를 개최했다. 탄천종합운동장 블랙테이너 앞 광장에서 진행된 이 날 설명회에는 성남FC 선수단 전원과 구단 프런트, 유소년 코칭스태프와 학부모, 서포터즈 등 약 200여 명이 참석해 현 사태를 직시하며 함께 고민하는 자리를 가졌다. ‘두목까치’ 김두현과 U-12 남궁도 감독은 각각 선수단 대표와 유소년 지도자 대표로 지방재정 개편안 철회를 촉구하는 결의문을 낭독했다.

성남FC 이석훈 대표이사는 “성남FC는 한국프로축구 발전을 선도하고 시민 통합에 기여하기 위해 아직 갈 길이 멀다. 우리가 계획하고 있는 아름다운 꿈들이 정부의 잘못된 정책으로 무산되어서는 안 될 것”이라면서 “우리가 주인의식을 가지고 성남fC를 지켜나가야 한다. 축구팬들과 시민여러분께서도 지속적인 관심 부탁드린다”고 당부했다.

성남FC U15 선수의 한 어머니는 설명회 참석 후 “지금 우리 유소년 아이들이 받고 있는 지원과 혜택이 K리그 구단들 중에 최고라고 알고 있는데 이 부분이 구단이나 시의 의지와 상관없이 줄어들 수도 있다고 생각하니 마음이 아프다. 아이들이 지금처럼 좋은 환경에서 축구를 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라며 심정을 전했다.

시민구단으로 재창단해 3년차를 맞고 있는 성남FC는 공정하고 투명한 운영과 시민들의 부단한 열정과 노력으로 2014년 하나은행 FA컵 우승, 2015년 시민구단 최초 ACL 16강 진출, 성남형 선진 유소년 육성 시스템 구축 등 이제는 자타가 공인하는 한국 프로축구계의 모범 구단으로 자리매김 했다.

성남은 K리그에 시민구단이 차지하는 비중이 약 절반가까이 되는 현 상황에서 예산 감축이 일부 구단만의 문제가 아닌 중대한 사안임을 인식하고 앞으로도 지방재정 개편안 시행과 관련하여 축구계에 지속적인 관심을 호소할 예정이다.

스포츠한국 이재호 기자 jay12@sportshankoo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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