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제 줄이고 부서 업무비 깎고..3년 만에 1조 갚은 경남

위성욱.박진호 입력 2016. 6. 1. 02:07 수정 2016. 6. 1. 14: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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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대로 가면 파산" 허리띠 졸라매광역단체론 처음으로 빚 모두 상환부천 등 전국 기초단체 63곳 '채무 0'"필요한 사업까지 삭감 안 돼" 지적도

경남도는 1일 오전 10시 빚이 하나도 없다는 채무 제로(zero) 선언을 한다. 광역자치단체로는 처음이다. 경남도는 31일 지역발전기금에서 빌려 쓴 원금·이자 957억원을 갚으며 채무 제로가 됐다. 가장 많았을 때인 2013년 1월 1조3488억원에 달했던 빚을 3년 반 만에 모두 갚았다. 그동안 이자만 한 해 평균 380억원이 들어갔다.

박충규 예산담당관은 “2013년 1월 당시 경남도 재정 상태는 파산의 전 단계인 ‘재정고통단계’였다”며 “방만한 운영이 원인으로 분석돼 재정점검단을 신설해 행정(6464억원)과 재정(7024억원) 분야로 나눠 빚을 줄였다”고 설명했다.

기초자치단체의 채무 제로 선언도 잇따르고 있다. 경기도 부천시는 지난 1월 지방채 잔액 677억원을 모두 상환했다. 강원도 화천군도 지난 2월 지방채 60억원을 모두 갚았다. 경북 고령군은 지난 4월부터 빚이 없다. 2014년 말 기준 부산은 16개 구·군 중 10곳, 전남은 22개 시·군 중 4곳이 채무 제로다.

자치단체가 이처럼 ‘채무 제로’에 나서는 것은 1995년 민선 지방자치가 시작된 이후 대규모 민자사업 등 방만한 운영으로 부채가 늘어나면서 이대로라면 ‘파산’을 할 수도 있다는 위기감에서다. 전국 지방자치단체의 재정자립도는 95년 63.5%에서 지난해 말 50.6%로 떨어졌다. 지난해 전국 지자체의 부채는 34조원에 달한다. 지자체가 세금을 거둬 다시 빚 갚는 데 쓰면 새로운 사업을 하기도 어렵다.

빚을 줄이는 방법은 다양하다. 경남도의 거가대교(부산 가덕도~경남 거제시) 사업 재구조화가 대표적이다. 2011년 1월 개통한 거가대교는 통행료 수입이 일정 수준 아래로 떨어지면 자치단체가 이를 보전해 주는 최소운영수입보장(MRG) 방식으로 민간사업자와 계약을 맺었다. 그러나 통행량 예측이 빗나가 한 해 수백억원을 보전해 줬다.

그러나 2013년 11월 투자 원금과 40년간 이자에 운영 경비만 보전해 주는 비용보전(SCS) 방식으로 바꾸면서 총 1186억원을 줄였다. 출자·출연기관을 구조조정(615억원)하고, 부서의 업무추진비도 일률적으로 10% (130억원) 삭감했다. 또 시·군의 70개 축제 중 유사한 것 26개를 없애 예산 42억원을 줄였다. 경기도 부천시는 지난해 10월 시청사 옆 문예회관 부지 1만5474㎡를 매각해 1712억원의 자금을 확보, 이 돈으로 지방채(677억원)를 모두 상환했다. 행사성 경비를 줄이는 곳도 있다.

논란도 있다. 빚을 줄이는 것은 바람직하지만 자칫 부채 절감에만 매달려 정작 필요한 사업을 하지 않거나 저소득층 관련 사업 등을 무분별하게 줄일 경우 부작용이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경남도는 2010년부터 실시해 온 도내 18개 시·군 지원사업(모자이크 프로젝트)을 2013년부터 대폭 줄였다. 경남도는 또 19개 기금 중 중소기업육성기금·환경보전기금·재해구호기금 등 12개(1377억원)를 없앴다.

창원대 송광태 행정학과 교수는 “채무를 줄이는 것은 긍정적이지만 무엇을 줄여 빚을 갚을지 옥석을 가리는 작업은 단순히 현재뿐 아니라 미래 세대까지 고려한 객관적 기준을 마련해 결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창원·춘천=위성욱·박진호 기자 w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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