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처장은 31일 기자들과의 오찬 간담회에서 김영란법이 법리적으로 많은 문제점을 안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처장이 김영란법에 대해 우회적으로 반대 입장을 표시한 적은 있었지만 이번처럼 직설적으로 반대를 표명한 것은 처음이다.
이 처장은 김영란법에 대해 “모든 공무원을 잠재적 범죄자로 만들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 법이 동일인으로부터 100만원을 초과하는 금품을 수수한 공직자에 대해 대가성과 직무 관련성 여부를 따지지 않고 형사처벌하도록 한 점과 배우자가 금품수수 시 공직자에게 신고 의무를 부과하고 신고하지 않으면 형사처벌토록 한 점 등을 문제 삼았다. 이 처장은 심지어 특정인에게 앙심을 품고 고가의 선물을 제공한 뒤 수사기관에 신고해 처벌받게 하는 일도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문제점이 많은데도 이를 지적하는 목소리가 제대로 나오지 않고 있는 것도 문제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처장은 이어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공직자윤리법 제정 35주년 기념 포럼에서도 대회사를 통해 “요즈음 소위 김영란법 시행을 앞두고 여러 말이 있다”며 “모든 공무원이 부패하다고 전제하고 있는 것 같아 마음이 아프다”고 말했다. 또 “저는 모든 공무원이 그렇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장기적으로 공직자의 행위를 규제하는 이런 법이 없어지는 날이 오길 꿈꾸며 희망한다”고 덧붙였다.
이 처장의 발언은 공식적인 자리인 점을 감안해 수위 조절을 한 것이지만 김영란법에 대한 부정적 입장을 피력한 것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이날 포럼에서 김황식 전 국무총리는 기조발제를 통해 김영란법에 대해 긍정적인 입장을 밝혔다. 김 전 총리는 “김영란법이라 불리는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이 시행되면 공직자들의 청렴성은 더욱 강화될 것”이라며 “바람직한 방향임에는 틀림이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윤리성을 강화하는 과정에서 부작용으로 소극행정, 복지부동, 무사안일이 생겨날 수 있다”며 “소극행정에 대한 감사를 강화하고 적극행정 면책 제도를 잘 활용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라동철 선임기자 rdchul@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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