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3당, 어버이연합게이트 등 공조 시동걸며 새누리 압박

입력 2016. 5. 31. 21:26 수정 2016. 5. 31. 22: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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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여소야대’ 야 공동대응 첫발

세월호법 개정·가습기청문회
법조비리 등 5가지 현안 해결나서

새누리 가습기청문회만 긍정적
나머지는 ‘실행’ 가능성은 낮아
정치적·상징적 합의 성격

야3당 원내수석부대표들이 31일 오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세월호 특별법 개정과 더불어 가습기 살균제 피해조사·법조비리 진상조사 등 4개 청문회를 여당에 요구하기로 한 합의문을 들어보이고 있다. 왼쪽부터 김관영(국민의당), 박완주(더불어민주당), 이정미(정의당) 원내수석부대표. 이정우 선임기자 woo@hani.co.kr

20대 국회가 ‘야3당 공조’로 첫발을 뗐다.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 정의당이 31일 세월호법 개정안 처리 등 ‘5대 현안’에 대해 ‘야권 공조’에 합의함으로써 20대 국회가 당분간 야당의 주도권 아래 움직여갈 것임을 예고했다. 박완주 더불어민주당 원내수석은 “(20대 국회가) 여소야대가 됐다는 걸 저쪽(새누리당)이 알아야 한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김관영 국민의당 원내수석은 “오늘 첫걸음을 내디뎠다. 앞으로도 주요 현안에 대해 (야3당이) 상의하고 공조하겠다”고 공언했다.

이날 야3당이 합의한 현안들 대부분은 정치적 휘발성이 강하거나 야권 지지층이 정치권의 강력 대응을 요구해온 사안들이다. 19대 국회의 ‘미제 안건’으로 야3당 모두 20대 국회의 최우선 해결 과제로 삼아온 세월호특별법 개정은 물론, 농민 백남기씨 사건과 어버이연합 게이트는 ‘정치적 자유’와 관련된 사안이란 점에서 ‘민주화 운동’의 뿌리를 강조해온 야당 처지에선 외면할 수 없는 문제다. 가습기 살균제 문제와 법조비리(정운호 게이트) 역시 국민적 공분을 자아낸 ‘뜨거운’ 현안이다. 야3당이 이들 현안 대응에 공조를 합의한 데는 여론의 관심을 재환기시키는 한편, 여야의 달라진 세력 판도를 새누리당에 각인시켜 원 구성 협상과 이후 국회 운영에서 확실한 주도권을 틀어쥐겠다는 복합적 의도가 담겨 있다는 게 정치권의 중론이다.

새누리당은 반발했다. 정진석 원내대표는 “수로 밀어붙이는 것으로 국회 문을 연다면 어떻게 협치를 실현하겠나. 야당이 모든 국정을 쥐락펴락하겠다는 것이냐”고 얼굴을 붉혔다. 김정재 원내대변인은 “야당이 수의 힘으로 청문회를 일반화시키려 한다. 협치는 안중에도 없는 횡포”라고 맹비난했다.

이번 합의를 주도한 게 원내 3당인 국민의당이란 점도 주목할 만하다. 1·2당 사이에서 캐스팅보트를 행사해 실익을 챙기기보다, 야권 지지층의 요구를 선제적으로 수용해 공조를 주도함으로써 정체성에 대한 야권 내부의 의구심을 불식시키는 효과를 노린 게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야3당의 공조 선언에도 불구하고, 합의 내용이 현실화될 수 있을지는 불투명하다. 5가지 합의 사안 가운데 여야 간 견해차가 크지 않은 것은 새누리당도 이미 개최에 동의한 가습기 살균제 청문회 하나뿐이기 때문이다. 김도읍 새누리당 원내수석은 이날 야3당 합의와 관련해 “모두 중대한 사안이니 당내 의견을 좀더 모아봐야 한다”면서도 “당이 청문회 필요성을 인정한 가습기 살균제 문제를 뺀 나머지는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말했다. 새누리당은 세월호특조위 활동을 연장하는 세월호법 개정에 대해 여전히 “추가 비용 부담 때문에 어렵다”는 입장이다. 나머지 법조비리, 어버이연합, 농민 백남기씨 사건과 관련한 청문회에 대해서도 김도읍 원내수석은 “검찰 수사가 진행 중이거나 예정되어 있는 사안이라 청문회가 실시되면 자칫 정쟁에 휘말릴 수 있다”며 거부 의사를 분명히 했다.

실제 세월호법 개정안은 새누리당이 합의해주지 않으면 현행 국회법상 본회의 상정 자체가 요원하다. 야3당을 모두 더해도 167석에 그치는 지금의 야당 의석수로는 재적의원 3분의 2(180석)의 동의가 필요한 신속처리조항(선진화법)의 문턱을 넘어서기 어렵기 때문이다. 물론 상임위 차원의 청문회는 야3당이 공조하면 개최가 가능하다. 문제는 새누리당이 합의해주지 않으면 실효성 있는 청문 절차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여당이 불참하는 ‘반쪽 청문회’에선 핵심 증인과 참고인들이 출석을 거부할 가능성이 높다. 2012년 환경노동위원회에서 야당 단독으로 실시한 문화방송 파업 청문회가 그랬다. 이런 이유로 이번 야3당 공조 합의는 정치적·상징적 합의의 성격이 짙다는 시각도 있다.

이세영 성연철 기자 monad@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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