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행순찰차' 효과..고속道 교통사고 급감

서태욱 2016. 5. 31. 2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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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각지대 '얌체족' 불시단속으로 19% 줄어.."확대시행 찬성" 70%서해안·영동고속도로, 서울 외곽순환도로 내달 10대 추가 투입
최고급 '포르쉐' 차량을 모는 50대 운전자 차 모씨는 고속도로에서 레이싱을 방불케 하는 과속운전을 했다가 망신을 당했다. 지난달 29일 차씨는 평상시처럼 과속 카메라를 피해 170㎞로 질주하며 고속도로를 오가다 암행순찰차에 적발됐다.

버스전용차로에서 갓길까지 급차선 변경(칼치기)으로 난폭운전을 반복하며 도주했지만, 경찰은 차씨의 도주 행각을 캠코더로 촬영하고 차량 번호를 추적해 경부선 서울톨게이트 부근에서 차씨를 검거했다. 경찰이 지난 3월부터 '암행순찰차'를 도입한 이후 사각지대에 있었던 얌체·보복운전자들이 단속망을 피하지 못하고 검거되는 사례가 이어지고 있다.

현재는 시범운영 기간으로 경부고속도로에만 암행순찰차 단 2대가 배치된 것이 전부지만 다음달부터는 암행순찰차 숫자와 단속 지역이 늘어나는 등 암행순찰차 확대 운영이 예정돼 있어 운전자들의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지난달 31일 경찰청에 따르면 7월 1일부터 시행되는 암행순찰차 2단계 시범운영부터 단속 구간을 서해안고속도로와 영동고속도로, 서울외곽고속도로로 확대하고, 암행순찰차 10대가 추가 투입된다. 이후 9월 1일부터는 전국 고속도로에 22대를 배치해 암행순찰차 제도가 전면 시행된다. 올림픽대로·강변북로 등 서울 시내 도시고속도로에도 암행순찰차가 도입된다.

암행순찰차는 평소에는 일반 승용차와 구분되지 않는 모습이지만, 법규 위반 차량이 발견되면 경찰차로 '변신'한다. 차량 내부에 숨겨진 경광등과 사이렌, 전광판이 작동하면서 단속 대상 차량을 추격한다. 암행순찰차는 일반 경찰차가 보이지 않는 상황에서도 단속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인식시켜 안전운전을 유도하기 위해 도입됐다.

암행순찰차 시범운영 구간인 경부고속도로에서는 교통사고가 줄어드는 '암행순찰차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 최근 경부고속도로에서 불시 단속되는 사례가 늘면서 운전자들이 교통법규를 준수하는 경향이 생겼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실제로 암행순찰차가 도입된 이후 지난 3월부터 경부고속도로에서 암행순찰차 2대가 적발한 '보복·난폭운전' '버스전용차로 위반' '갓길통행' '안전띠 미착용' 등 교통법규 위반 사례 건수는 3월과 4월에 각각 1248건과 1329건에 달한다. 5월에도 1297건이 적발됐다.

고속도로에서 교통법규 위반 사범을 적발한 숫자는 늘었지만, 전체적인 교통사고 건수는 뚜렷이 감소하는 추세다. 경부고속도로에 암행순찰차 운행을 시작한 3월 1일부터 4월 말까지 두 달 동안 교통사고 건수는 104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128건)과 비교해 18.75% 줄었다. 올해 들어 사망 사고는 일어나지 않았고, 부상자는 236명을 기록 중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 사망자(4명)와 부상자(325명)를 고려하면 사망자 수는 100% 감소했고, 부상자 수는 27.38% 줄어들었다. 암행순찰차 도입이 교통사고 예방 효과로 이어지고 있다는 점이 숫자로도 확인되고 있다는 게 경찰 안팎의 평가다.

현재 암행순찰차에 대한 국민 여론도 긍정적인 편이다. 한국도로공사가 경부고속도로 이용객 600명을 대상으로 암행순찰차 효과에 대한 인식을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70.5%는 "암행순찰차가 교통법규 위반 행위를 억제하는 데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답했으며, 확대 시행을 찬성하는 응답자도 75.2%로 집계됐다.

경찰청 관계자는 "암행순찰차가 선진 교통문화를 정착시키는 데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며 "남은 시범운영 기간 중 발견되는 문제점과 성과를 토대로 암행순찰차 제도를 보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서태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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