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시간외수당 확대에 '열정페이' 의존업계 '고민'
NYT, 영화 '악마를 프라다를 입는다'와 같은 사업모델 어려워져
(서울=연합뉴스) 김정은 기자 = 미국 정부가 시간외수당을 받을 수 있는 노동자 범위 확대에 나서면서 젊은이들의 '열정페이'에 의존하던 소위 선망 직종에서는 금전적 문제를 넘어 업계 문화 전반에 영향이 불가피하다고 뉴욕타임스(NYT)가 3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출판사, 패션잡지, 컨설팅 회사, 영화 제작사, 연예기획사 등 젊은이들이 선망하는 직종에서는 인턴들에게 미래 해당 업계에 거물이 될 수 있다는 희망을 주며 저임금 장시간 노동을 감수하도록 해왔다.
미국에서는 이러한 직종을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 경제라고 부른다. 기자를 꿈꾸는 인턴 앤 해서웨이가 패션지 편집장 메릴 스트립의 시도 때도 없는 호출과 야근, 치열한 경쟁을 극복하고 매력적인 커리어우먼으로 변신하는 과정을 그린 동명 영화의 원작소설에서 따온 명칭이다.
그러나 오바마 정부가 오는 12월부터 연간 4만7천476 달러(약 5천658만원) 이하의 급여를 받는 대부분의 근로자가 초과근무를 할 때는 1.5배의 시간외수당을 받을 수 있도록 하면서 이러한 비즈니스 모델을 기반으로 한 업계들이 어려운 도전에 직면하게 됐다고 NYT는 분석했다.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에서와 같은 과정을 통과해 살아남은 해당 업계 사람들의 눈에 미국 정부의 시간외수당 규정은 경제적 문제를 넘어 업계 문화의 전환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출판사 '워크맨 퍼블리싱'의 총괄 매니저 질 살라이는 이번 조치의 대상이 된 모든 직원에게 시간외근무수당을 지급하거나 급여를 인상할 능력이 없으므로 대부분의 경우 직원들의 근무시간을 줄여야 할 것이라고 했다.
그는 "이것은 그들이 커리어를 개발할 충분한 시간을 얻지 못하거나 적기에 출세하고 승진하지 못할 것을 의미한다"고 주장했다.
시나리오 작가들을 대표하는 미국작가조합 이사 로웰 페터슨은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 모델은 할리우드에서도 여전히 통용되고 있다면서 "보조 작가가 되는 것은 보통 전업 방송작가의 길로 들어서는 방법이 되곤 한다"고 말했다.
청년 직원들에 대한 대우가 이미 상대적으로 나은 일부 업체는 이번 정책의 적용을 받지 않는 기준액 이상으로 급여를 인상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총비용에서 인건비 비율이 더 높아 이런 방법이 여의치 않은 소규모 업체의 경우 급여를 올리거나 업무시간을 줄이는 대신 못 본 척 넘어가는(wink-and-nod) 방식을 취할 가능성이 있다고 TV 프로듀서 데이비드 맨슨은 예상했다.
그는 "대부분의 사람이 어떻게 해서라도 절실하게 일자리를 얻고 싶어한다"고 말했다.
NYT는 이번 정책에 따른 가장 중요한 변화는 기업 내에서 공식적으로 시간외수당을 줘야 한다는 규범이 생길 것이라는 점이지만, 시간외수당을 요구해야 하는 부담은 결국 청년 인턴들 당사자가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kj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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