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럼프 길어지는 박병호, 문제는 스트라이크 존 상단
박병호(30·미네소타)의 침묵이 길어지고 있다.
박병호가 시즌 9호 홈런을 때린 것이 지난 5월14일 클리블랜드전이었다. 이후 13경기에서 홈런이 나오지 않고 있다. 홈런이 실종됐을 뿐만 아니라 이후 타격 성적도 무척 좋지 않다. 슬럼프다. 박병호는 31일 오클랜드전 경기에 출전하지 않았다.
박병호는 홈런이 없는 13경기 동안 타율이 1할4푼9리(47타수 7안타)밖에 되지 않는다. 같은 기간 장타율은 0.191로 더 심각하다. 한국에서 뛰던 시절 슬럼프가 아무리 길어야 1주일 정도였던 박병호가 2주 넘게 타격감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는 중이다.
박병호의 슬럼프 이유로 ‘높은 스트라이크 존’ 적응 문제가 거론된다. 김형준 MBC스포츠플러스 메이저리그 해설위원은 박병호의 성공 가능성에 대해 “한국보다 조금 더 높은 메이저리그의 스트라이크 존에 어떻게 적응하느냐가 관건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한국 스트라이크 존에 비해 메이저리그 스트라이크 존은 위쪽이 더 높다. 한국에서는 볼이 될 공이 메이저리그에서는 스트라이크가 선언된다.
박병호의 스윙은 홈런을 때려낼 수 있는 어퍼 스윙 스타일이기 때문에 높은 쪽 코스를 커버하기가 쉽지 않은 측면이 있다. 낮은 코스에 강하지만 높은 코스, 특히 더 빠른 공이 높은 스트라이크 존에 들어올 때 이를 대처하기가 어렵다.
메이저리그 기록을 다루는 베이스볼사반트닷컴에 따르면 박병호는 스트라이크 존 높은 쪽을 공략했을 때 타구 속도가 떨어진다. 같은 코스에 대한 강정호의 타구 속도와 비교하면 차이가 뚜렷하다. 강정호는 높은 타구에 대해 더 빠른 속도로 타구를 날려보낸다. 타구 속도가 줄어든다는 것은 보다 정확하게 맞히지 못했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박병호는 높은 존에 대해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베이스볼사반트닷컴에 따르면 박병호는 스트라이크 존의 높은 쪽을 통과한 90마일(약 145㎞) 이상의 공 54개를 상대했다. 이 중 안타로 연결한 것은 딱 1개 뿐이었다. 14개의 타구는 모두 아웃이 됐다. 루킹 스트라이크가 11개, 헛스윙이 12개였다.
강정호는 같은 코스의 90마일 이상 공 14개를 상대했는데, 박병와 달리 강정호는 이 중 6개를 안타로 만들어냈다. 루킹 스트라이크는 겨우 1개, 헛스윙은 하나도 없었다. 강정호는 확실히 메이저리그의 높은 스트라이크 존에 적응한 모습이다.
박병호가 슬럼프를 벗어나기 위해서는 낮게 떨어지는 변화구를 참아내는 것보다는 높은 쪽 스트라이크 존에 대한 적응이 필요해 보인다. 어퍼 스윙 스타일 자체를 조정하는 일이 쉽지 않기 때문에 높은 코스 공략에 대한 새로운 접근이 필요하다.
물론 긍정적인 징후가 없는 것은 아니다. 박병호가 90마일 이상, 높은 코스를 때려 만들어낸 유일한 안타는 지난달 26일 캔자스시티전 적시타였다. 지금 박병호는 조금씩 존에 적응해 가고 있는 중인지도 모른다.
<이용균 기자 noda@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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