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수르' 태운게 무슨 죄? 억울하게 죽은 택시 운전사 집안 '풍비박산'

CBS노컷뉴스 정영철 기자 입력 2016. 5. 31. 12:01 수정 2016. 5. 31. 13: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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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연히 만수르 태웠다가 美드론 공격에 숨져..유족들 미국 상대 소송제기
사진=유튜브 화면 캡처
미군이 드론(무인 정찰기) 공격으로 무장단체 탈레반 최고지도자인 물라 아크타 만수르를 사살하며 환호성을 지를때 팔레스타인의 한 가정은 파탄을 맞았다.

만수르를 태우고 가던 택시 운전기사 무하마드 아잠은 영문도 모른채 드론 공격을 받아 만수르와 함께 숨졌다. 미 당국은 아잠을 탈레반과 연관된 인물로 성급하게 추정했지만 사실은 달랐다.

이에 아잠의 유가족들은 미국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영국 가디언에 따르면, 드론 공격으로 숨진 아잠은 이란과의 국경 근처에 있는 타프탄이라는 작은 도시에서 8년간 택시기사로 일했다.

미국을 상대로 소송을 냉 아잠의 형 무하마드 카심은 "동생은 우리의 유일하게 돈을 버는 사람이었다"며 "이번 공격은 하루에 두끼 식사비도 제대로 벌지 못하는 우리 가족에 대한 공격"이라고 말했다.

아잠은 부인과 4명의 자녀 그리고 장애를 지닌 동생까지 책임지고 있다.

그가 세상을 떠난후 자녀들은 뜻하지 않은 '순교자'가 된 아버지를 그리며 눈물로 나날을 보내고 있다.

카심은 "이젠 누가 아이들을 키우나요?"라며 "이 잔혹한 살인을 조사하고 아이들에게 보상해주길 인권단체 등 국제사회에 호소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성명을 알수 없는 미국 관료에 대해 살인, 테러, 재물손괴의 책임을 물었다. 소장에는 "나는 정의를 원한다. 그리고 미국 당국의 적절한 조치를 요구한다"고 적었다.

미국이 쫓고 있던 인물을 아잠의 옆좌석에 앉힌 것은 순전히 우연이었다.

만수르는 무마하드 왈리라는 이름이 적힌 여권으로 파키스타인으로 위장했다. 이란-파키스탄 국경 지역에서 한 버스회사 직원은 만수르에게 목적지인 퀘타(발루치스탄주 주도)행 버스를 탈 것을 권유했지만 그는 거절했다.

만수르는 "승용차로 가고 싶다"고 말했고 이에 버스회사 직원은 아잠이 일하는 택시회사의 사장에게 연락을 했다. 이에 사장은 일부 수수료를 받고 아잠에게 일을 맡겼다.

택시회사 사장은 그전에도 만수르가 자기 회사의 택시를 이용했는지는 기억하지 못했다.

만수르는 미국의 활동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진 발루치스탄은 안전할 것으로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미국은 일찌감치 만수르를 제거하기로 결정했다. 만수르가 탈레반 지도부와 아프가니스탄 정부간 협상을 방해하고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미국은 탈레반과 아프간을 화해시키는 것을 중요한 전략으로 삼고 있다.

카심은 처음 동생의 죽음을 알리는 신문을 보고 믿기지 않았다. 또 어떻게 탈레반 최고 지도자가 아무렇지도 않게 다닐수 있는지도 의심스러웠다.

"왜 수많은 군인들이 다른 여행객처럼 그를 검문하지 않았을까요? 왜 미국은 차에 탄 상태에서 만수르를 죽였을까요?" 카심은 이렇게 묻고 있다.

한 지역 관료는 "아짐에 대해 개인적으로 알고 있다. 그는 가족 생계를 위해 저임금 노동을 했다"면서 "시청에 보상을 요구하는 공문을 제출했다"고 전했다.

하지만 카심은 정부로부터 아무런 연락을 받지 못했다고 했다.

미국도 침묵하고 있다. 미국은 아프간에서 발생한 민간인 피해에 대해선 보상을 하고 있지만, 파키스탄 지역 피해에 대해선 외면하고 있다.

국제사면위원회(엠네스티)의 무스타파 콰드리는 "유족들은 당연히 미국에 대해 보상을 요구할 권한이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미국은 민간인 피해를 최소화하고 피해가 발행할 경우 보상하겠다고 공개적으로 말해왔다"면서 "그런데 왜 이번 사건에 대해선 그렇게 하지 않느냐"고 지적했다.

[CBS노컷뉴스 정영철 기자] steel@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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