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내려 돈 풀었더니.." 부동산·자영업 대출 쏠림현상

유엄식 기자 입력 2016. 5. 31.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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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1분기 산업대출 2/3 서비스업에 몰려, 수출입은행 조선·해운업종 대출 급증

[머니투데이 유엄식 기자] [올 1분기 산업대출 2/3 서비스업에 몰려, 수출입은행 조선·해운업종 대출 급증]

서울 강남구 일대 아파트 단지. /사진제공=뉴스1<br><br>

중앙은행이 기준금리를 낮춰 시중 유동성을 늘렸지만 이 돈이 기업 설비투자나 연구개발(R&D)비로 쓰이지 않고 부동산·임대업이나 음식·숙박업, 도·소매업 등 서비스업 위주로 흘러가는 현상이 계속되고 있다.

최근 구조조정 문제로 자본확충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는 수출입은행의 조선·해운업종 대출도 크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31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예금취급기관 산업대출 잔액은 전기대비 15조7000억원 증가한 959조원으로 집계됐다. 예금은행 대출액이 8조9000억원, 수출입은행·저축은행 등 비은행기관 대출이 6조8000억원 각각 증가했다.

비은행기관 분기 대출 증가액은 2008년 관련 통계 작성 이후 가장 많이 증가한 것이다.

업종별로 제조업이 4조8000억원, 서비스업이 10조4000억원, 건설업이 1조1000억원 각각 대출금이 증가했다. 농림어업 등 기타업종 대출금은 7000억원 감소했다. 용도별로는 운전자금이 7조9000억원, 시설자금이 7조8000억원 각각 증가했다.

지난해 4분기 7000억원 감소했던 제조업 대출은 올해 1분기 다시 증가세로 전환됐다.

특히 조선업 등 기타운송장비 대출금이 전기비 1조7000억원 증가했는데 이 가운데 대부분이 수출입은행에서 나간 것으로 보인다. 최영업 한은 경제통계국 부국장은 "기존에 수주된 선박 건조자금을 위한 지원을 위해 수출입은행을 중심으로 대출금이 증가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또한 섬유·의복·신발(3000억원), 석유·화학·의약품·플라스틱(6000억원), 금속가공제품·기계장비(7000억원), 전자부품·컴퓨터·영상·통신장비(4000억원), 자동차·트레일러(4000억원), 전기장비(3000억원) 등의 업종 대출금이 증가했다. 반면 1차금속(-3000억원) 대출금은 감소했다.

올 3월말 기준 예금기관 제조업 산업대출 잔액은 329조2000억원으로 전년대비 4.2%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서비스업 대출은 10조4000억원 증가했다. 부동산·임대업(4조5000억원), 도·소매 및 숙박·음식점업(3조1000억원), 금융 및 보험업(1조4000억원), 교육서비스 등 기타업종(8000억원) 등의 분야에서 대출금이 비교적 큰 폭으로 증가했다.

올해 1분기 증가한 산업대출 절반 가량이 부동산과 자영업에 몰린 셈이다.

지난해 부동산·임대업 대출금은 총 23조4000억원으로 2008년 통계작성 이후 가장 많이 증가했다. 도·소매 및 숙박·음식점업 대출금도 연간 10조8000억원 늘면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금리인하가 본격화된 2014년부터 부동산·임대업, 자영업 관련 대출금이 예년보다 높은 증가세를 나타내고 있다.

두 업종에 대한 과도한 대출증가는 집값 하락, 경기 둔화 등에 따라 금융리스크를 키울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특히 최근에는 시중은행 여신심사가 강화되면서 이들 업종의 대출금이 저축은행을 비롯한 제2금융권에서 많이 증가하고 있다. 실제로 올해 1분기 서비스업 대출 절반 이상인 5조5000억원이 비은행예금기관에서 취급됐는데 분기 증가폭으로는 사상 최대치다.

전문가들은 이들 업종에 대한 과도한 부채증가를 우려한다.

조영무 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앞으로 미국의 금리 인상 등으로 시중금리가 상승하고 부동산 및 자영업 경기가 둔화되면 수익성이 악화되면서 대출이 부실화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올해 3월말 기준 서비스업 대출금 잔액은 534조7000억원이며 이 가운데 저축은행을 비롯한 제2금융권 대출은 116조4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유엄식 기자 usyo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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