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용준의 e스포츠 엿보기] 오버워치에 집중한 블리자드, 그럼 스타2-히어로즈는?

2016. 5. 31. 1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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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고용준 기자] 지난 24일 블리자드가 야심차게 준비한 신작 오버워치가 한국 정식 서비스를 시작했다. 1주일 정도 흐른 현 시점에서 오버워치의 성적은 지난 1년간 출시된 PC 온라인게임 중 단연 눈에 띈다. 

오버워치는 블리자드가 18년 만에 선보인 완전히 새로운 지적재산권. 전 세계적으로 진행된 오버워치 오픈베타 테스트에 970만 명이 참여하면서 출시 전부터 게이머들의 집중 관심을 받았다. 

24일 첫 서비스에서는 게임 점유율 11.67% 3위에서 출발했지만 30일 기준으로 17.65%의 게임 점유율을 차지하면서 LOL-서든어택-피파온라인3로 이어지는 기존 3강 구도를 무너뜨렸다. 4만 5000원을 지불해야 하는 패키지게임 임에도 개성있는 21개의 영웅들이 주는 재미가 이제 입소문을 타기 시작했다고 업계에서는 분석하고 있다. 

물론 더욱 더 흥행에 힘을 받기 위해서는 PC방 업주들과 이용료로 인한 갈등이나 공격측으로 너무 쏠리고 있는 게임 밸런스 해결 등 과제들이 있지만 이번 오버워치 정식 서비스에 발 맞춰 한국 지역에서 대규모 페스티벌로 흥행 분위기 조성을 했던 블리자드라는 점을 감안하면 큰 문제가 될 것 같지는 않다. 

21일과 22일 이틀 간 500대의 시연부스를 포함해 다양한 이벤트를 함께 진행하면서 2만명의 참가자들의 시선을 머물게했던 오버워치 페스티벌. 특히 블리자는 '오버워치 쇼매치'에 집중하는 모습을 보이면서 향후 e스포츠에서도 오버워치가 영향력을 발휘하는 위치까지 밀어주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하지만 기존 블리자드 e스포츠의 근간이었던 스타크래프트2와 히어로즈 오브 더 스톰은 찬밥 신세가 됐다. 더욱 더 정확하게 표현하면 선수들과 팬들, 사이에서 블리자드에 대한 불만 토로가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우선 오버워치 페스티벌 2일차가 진행됐던 22일 서울에서는 '스타크래프트2 크로스파이널' 열렸다. 크로스파이널은 스타리그와 GSL 결승 진출자 4명이 모여서 벌인 일종의 통합 타이틀전으로 기획의도면에서 보면 팬들과 선수들 모두 기대하는 빅 이벤트였다. 그러나 전혀 상식적이지 않은 일정으로 현장에 모인 팬들은 지난해 스타크래프트2 리그들의 결승전이 스튜디오에서 열릴 때만큼이나 실망감을 감추지 못했다. 

그럴법도 한 것이 이번 크로스파이널은 대회의 상징성이나 무게감과 전혀 동 떨어진 행보를 보였기 때문. 5전 3선승제로 진행된 결승전에 대한 아쉬움을 둘째로 치고, 이벤트전을 포함해 5전 3선승제 4번을 오후 6시 이후로 진행했다. 최정상급 선수 4명이 나서 팬들을 불러일으킨 것을 생각하면 아쉽지 않을 수 없다. 아무리 스타2 공허의유산 경기 속도가 과거 시리즈들에 비해 짧아졌다고 하지만 결승전급 매치들이 연달아 벌어지는 경기를 반나절도 안되는 저녁에 졸속적으로 진행하는 모습에서 현장을 찾은 팬들과 선수들도 맥이 빠졌다. 

크로스 파이널에 참가한 한 선수는 "프로리그 라운드 결승전도 있고 그래서 일정 조율이 힘들기는 했지만, 5전 3선승제로 몰아서 한다는 이야기를 듣고 전혀 준비하지 못했다. WCS포인트 1000점이 아쉽기는 했지만 이벤트전을 준비한다고 생각하고 왔다"고 속내를 보였다. 팬들 역시 "밤 12시를 넘어서 끝나는 걸 각오하고 왔는데 여러모로 아쉬운 대회다. 조금 더 큰 규모에서 했으면 좋았을 것 같고, 이틀 이상 축제식으로 벌어질 수 있는 행사를 급하게 치르는 것 같아 아쉽다"고 아쉬움을 드러냈다.  

비단 스타2 뿐만 아니라 지난해 출시된 '히어로즈 오브 더 스톰'에서도 불만이 터져나오고 있다. 최정상급 선수 한 명은 "히어로즈가 지금 안되는 이유는 블리자드 책임이 가장 크다고 생각한다. 선수 입장이 아니라 유저 입장에서 말을 하면 LOL과 같은 흥행은 생각하지도 않고 있지만 최소한 지금 게임을 즐기고 있는 유저들을 생각하면 이해할 수 없는 업데이트가 이어지고 있다. LOL로 비유하면 계속 미드나 원딜만 영웅들을 출시하고 있는 셈이다. 밸런스가 무너진 게임에 미래가 있을 지 모르겠다"며 쓴소리를 내뱉았다. 

다른 선수 한 명은 더 씁쓸한 말로 히어로즈의 현실을 이야기했다. "선수로서 비전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LOL 선수들은 인기가, 도타2 선수들은 상금이라도 노리고 있다고 할 수 있는 우리는 도대체 뭐를 보고 해야 하는지 허탈해질 때가 많다. 블리즈컨 우승을 하고 난 이후 종목 변환이나 다른 진로 모색을 진지하게 생각하고 있다"고 고민을 털어놨다. 

종즉시(終則始)라는 말이 있다. 처음과 끝이 돌고 도는 것을 가르치는 말이다. 이제까지 블리자드의 대e스포츠 정책을 돌아봤을 때 잡음은 끊이지 않았던 것을 고려할 때 이제 블리자드도 e스포츠 정책에서 뭔가 제대로 된 방향성을 보여줬으면 하는 바람이다. / scrapper@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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